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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청춘이란 무엇인가 - 방황하고 사색하고, 아프니까 사랑이다
헤르만 헤세 지음, 서상원 엮음 / 스타북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하루하루 삶의 매 순간을 날카롭게 살펴 참된 삶 속에 ‘실존하는 순간’을 찾게 된다'
(136)
흔들리는 청춘, 아니 흔들리는 수많은 마음들을 위로하고, 보듬어 주는 ‘헤르만 헤세’의 이야기를 오랜 만에 만났다. 아니, 예상치 못한 반가움에 들뜨기도 하였다. 그의 수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어떤 이야기를 묶어 이 한 권의 책이 완성되었을지 궁금증이 일었다. 그다지 새로운 것이 없을지 몰라도, 좀 다른 시선에서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미 지난 시간 속의 내가 아니지 않은가! 그럼으로 내 안의 다른 목소리의 울림을 듣고, 내면 깊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가 자신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유롭고 한가로운 시간이었다.
학창 시절 '헤르만 헤세‘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힘으로 ’책‘이라는 전혀 다른 세계로 나를 이끌어주었다. 그리고 이젠 그 시절의 앨범을 꺼내들 듯, 추억을 아로새기며 헤세를 만나곤 한다. 하지만 여전히 큰 울림으로 나를 사로잡는다. 목가적인 분위기, 때론 엄숙하면서도 근엄한 목소리로 자기 성찰을 부르짖으며 고민하는 모습 자체가 위로가 된다.
헤르만 헤세에게 있어 청춘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 생각의 깊이를 가늠할 수조차 없지만, 그의 이야기를 빌려 끊임없이 스스로 되묻는다. 과연 내게 있어 청춘의 의미는? 과연 흘러간 시간 속에 머물고 있는지, 아니면 여전히 청춘의 한복판에서 힘들어하고 괴로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저 하늘과 땅 사이에서 유유히 떠도는 구름처럼 끊임없이 방황하고 아파하고 사랑해야하는 것인지 수많은 번뇌가 부지불식간에 잦아들었다.
분명한 것은 헤세의 이야기에 젖어들다 보면, 마음 한 구석이 평안해진다는 것이다. 그간의 불안, 절망, 고통, 우울 등의 모든 잡념들이 사그라진다. 삶, 인생의 여정 속에서 내 위치를 돌아본다. 괴롭고 무서운 불면의 밤들은 사그라지고 어머니 품 같은 포근함으로 마음속이 물든다. 그저 방황할 수밖에 없는 인생이라는 것, 때론 뜨거운 열망에 휩쓸리지만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는 그의 가르침은 성난 파도를 잠재워주는 듯하다. 조금이나마 함께 마음을 나누며 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 가득, 충만해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