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망고 - 제4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36
추정경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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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 보고 모든 것을 다 봤다고 믿진 말라고, 언제나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했었다. 인간이 위대한 것은 이런 사원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걸 만들어 낸 의지에 있다고.” (105쪽)

 

1년 만에 반가운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을 만났다. 동생과 함께 읽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행복에 젖고, 기대감으로 들뜨게 되었다. 과연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을지 궁금해지면서, 하루 빨리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내 이름은 망고>는 캄보디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가가 직접 캄보디아를 방문했을 때, 불현 듯이 떠올라, ‘수아’라는 인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상상으로 들떴다고 하는데, 책을 읽는 나는 ‘수아’라는 친구의 이야기에 흠뻑 취했다. 웃고 즐기다 보니,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말은 어느새 가슴 찡한 감동까지 선사해주고 있었다.

 

엄마와 딸의 옥신각신 다투는 모습, 무척이나 자유분방(?)한 수아엄마, 지옥여사와 불만 가득한 주인공 ‘수아’의 투덜거림이 오히려 유쾌하고 흥미로웠다. 연신 낄낄거리며 수아의 고군분투하는 5일간의 가이드 생활은 흥미진진했다. 원치 않았던 캄보디아 생활, 부정적인 시선으로 거리를 두고 불만 가득했던 수아, 하지만 갑자기 사라진 엄마와 엄마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갑작스럽게 가이드 일을 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들에 연신 낄낄거리며 웃음꽃을 피웠다. 닷새간, 또래 친구 ‘쩜빠’와 티격태격하고, 6명의 어른들을 상대로 이리 치이면서 어느새 마음을 열고 자신과 당당히 마주하고, 다른 이들과 화해하는 모습은 마음속을 맑게 해주었다.

 

암담함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수아’의 모습에 안쓰러워하기 보다는 오히려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가 압도했다. 그리고 투털이 ‘수아’지만 마음은 한없이 밝고 따뜻해 나 역시 ‘수아’처럼 마음이 환해졌다. 특히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고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은 다문화 사회 속에서 어떻게 마음을 열고 어우러질지에 대해 고민하게 하였다. 낯설고 이색적인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우정의 힘으로 서로를 보듬고 위로하는 모습이 가슴에 남았고, 어떤 해법을 제시하는 듯했다.

 

이색적인 풍경은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는 마치 ‘캄보디아’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에 들뜨게 했다. 그 속에서 캄보디아라는 낯선 나라의 역사, 문화를 살며시 엿볼 수 있었다. 우리가 일제 강점기, 전쟁, 그리고 빠른 경제 성장을 통해 잃어버린 전통과의 단절, 그리고 엄청난 대학살 등의 캄보디아 역사가 남긴 오늘의 캄보디아를 통해 우리의 오늘이 투영되기도 하였다. 또한 낯선 공간 속 또래 친구들의 다른 모습,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도 미래를 위해 다른 직장에 취직하는 것과 같다는 뚝뚝이 운전기사 ‘쏙천’, 가난 속에서도 가족을 향한 애정 등은 마치 우리 부모 세대들의 유년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캄보디아라는 이국적인 풍경 속에 녹아든 두 친구의 우정과 아픔을 이겨내고 당당함은 많은 또래 친구들에게 힘이 될 것이다. 물론 나 역시 이 책을 읽는 내내 유쾌하고 활력을 얻었다. 모험심을 자극하면서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다부진 ‘수아’를 통해 좌절하지 않고 더 당당하고 씩씩할 수 있는 지혜,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수아처럼 ‘즐거움이 밀물처러 차올라’(256쪽), 지금 오늘의 자신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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