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울지 마!
노경실 지음 / 홍익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노경실’ 작가를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바로 지난 해 <열네 살이 어때서?>란 책을 통해 만났는데, 그 책을 함께 읽은 어린 동생은 참 즐겁고 재미있게 읽었다며 기분 좋은 뒷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청소년 문학’인만큼 어린 동생의 마음을 잘 읽어내며, 여자 아이의 감성을 잘 보듬어줄 것 같은 기대 때문에 딱 고만한 어린 친구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그녀가 풀어낸 또 다른 이야기 <열일곱, 울지마>을 만났다.

 

‘열일곱’을 제목으로 한 책을 정리하다가 만난, 최근 출간된 <열일곱, 울지마>는 제목부터 수많은 이 땅의 열일곱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것 같은 인상을 받았고, 그들에게 ‘으샤으샤’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느낌도 함께 받았다.

그런데 열일곱 살 미혼모의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말에 깜짝 놀라며, 과연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하고 호기심이 마구마구 솟았다. 과연 10대 청소년들의 성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읽어내 그것을 풀어주고 응원해줄지 기대되었고, 그만큼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물론 동생이 좋아할 책이란 생각에 마음이 들썩거리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먼저 만나게 되었다.

 

열일곱이 된 ‘무이’는 서로 전혀 다른 환경을 가진 친구 ‘수경’과 단짝이다. 전형적인 모범생인 ‘무이’는 동생 셋을 거느리고 부적이며 사는 수경이 부러워할 정도로,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환경에 행복할 것 같지만, 나름 예민하고 여린 친구다. 하지만 나름대로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려고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에 빠진다. 그리고 마음을 추스르고 학업에 매진할 무렵, 자신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느낀다. 무이의 마음을 읽는 동안 그 어린 친구의 걱정과 두려움이 오롯이 느껴졌다. 무이의 내적 갈등이 아주 실감나게 그려져, 정말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 그 자체를 보는 느낌이었다.

 

솔직히, 미혼모라는 소재는 앞으로 뻔히 전개될 상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괜히 두렵고 떨려왔다. 무이의 마음의 두려움을 함께 느끼며,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수경이란 든든한 친구가 있어 다행스럽지만 과연 무이는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그녀의 삶이 어떻게 펼쳐지게 될지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켜야 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응원하고 그 다치고 찢긴 마음을 어떻게 보듬어야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우리는 어떤 부모이고 어른일까? 아이들과 충분히 교감하고 솔직하게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을까? 무이의 이야기를 통해 이런 저런 의문들이 튀어나왔다. 지나친 걱정과 우려로 아이들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달되면서 오히려 갈등이 깊어지고 소통이 단절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그렇게 어른이라는 견고한 성에서 아이들을 제단하기만 바쁘지는 않았는지 자기 점검의 시간이기도 하였다.

 

청소년, 그 시절을 지나온 사람이라면 잊혀져가는 유년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나며 더욱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새롭게 짝꿍이 된 친구가 소위 불량청소년이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무이의 엄마처럼 ‘친구 잘 사귀여 한다.’, ‘나쁜 친구들에 물들면 안 된다.’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따갑게 들었던 소심한 나는 겁을 먹은 적이 있었다. 무이처럼 경계하고 스스로 움츠러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내심 부끄러워지기도 하였다.

 

<열일곱, 울지마!>는 청소년들의 우정과 갈등, 사랑, 고민 등을 아주 예리하게 때론 솔직담백하게 그리고 있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럼 중간고사가 끝나고, 동생을 만나게 될 텐데, 과연 동생은 어떻게 읽게 될지 궁금해 진다. 하지만 이제 내 몫은 우리 어린 친구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노경실’ 작가의 또 다른 이야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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