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훔치는 공간의 비밀 - 왜 그곳에만 가면 돈을 쓸까?
크리스티안 미쿤다 지음, 김해생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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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음을 훔치는 공간? 과연 어떤 공간이 있을까? 그리고 그 공간에는 내가 모르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제목만으로도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그 비밀들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도 함께 자리하였다. 더 나아가 ‘왜 그곳에만 가면 돈을 쓸까?’하고 되묻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지갑을 아주 손쉽게 열게 하는 어떤 의도들이 있다는 이야기,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공간들을 상세히 파헤치고 그 유혹들에서 더욱 자유롭고 싶은 갈망도 책을 펼친 이유이다.

 

지금껏 제대로 알지도, 인식하지도 못했던 ‘마음’이란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각자 나름의 시각으로 기준을 갖고 판단을 내려왔다고 믿었던 우리의 어리석음을 자각할 수 있었다. 내 안에 허영, 탐욕들의 실체를 확인하고, 내 마음이란 것이 얼마나 유혹에 쉽게 흔들려 왔는지 깨닫게 되었다.

일단 어떤 물리적 상품의 무절제한 소비만을 경계해 왔는데, 그간 ‘감정’, 내 안의 무수한 욕망들에 의해 나의 소비가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이 오히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금껏 결코 생각하지 못했던 시각을 제시하고 있어, 책의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내 마음이란 것을 이렇게 읽힐 수도 있다는 것이 무척 흥미진진하였다. 특히, ‘행복감의 모태는 ’죄악‘이다“라는 말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여유의 근원이 나태‘라는 이야기는 나 스스로를 끊임없이 되돌아보게 하였다.

 

호모 에스테티쿠스(Homo Aestheticus), “나는 느낀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는 명제는 이 책의 화두 자체이다. 느낀다는 사실, 그 감정을 구매하는 인간! 그렇다면 그 감정들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저자는 ‘영예(장엄함), 환희(희열), 파워(통쾌감), 탁월함(명석함), 열망(욕구), 황홀감(강렬한 인상)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유(편안한 기분) 이렇게 일곱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각각의 감정들에 대한 우리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실제로 그러한 감정들을 자극하기 위해 어떤 공간 연출이 시도되었는지, 각각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세계 각국을 돌며 발품을 팔아 취재를 하고, 그 공간 연출 속에 숨어 있는 의도들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단 하나의 감정에 국한하지 않고 여러 감정들의 연결고리를 찾아 어떻게 우리들의 행복감을 자극하고 유혹하는지 상세하게 분석하고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사실들을 명확하게 인지하게 된다. 우리는 끊임없이 행복을 부르짖는다. 하지만 그 행복감이란 것이 의도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앞으로의 나의 소비 행태를 좀 더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또 다른 기준이 세워진 것 같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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