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블루

크로아티아 블루 - 언젠가, 어디선가, 한 번쯤은...
김랑 글.사진 / 나무수 / 2011년 2월

누구나 여행을 꿈꾼다. 하지만 때론 너무나 막연한지도 모르겠다. 내겐 그렇다. 이 따사로운 봄날,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이 핑계, 저 핑계로 순간의 감정으로 치부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꿈꾸는 여행이 있다. 바로 그것은 ‘크로아티아’이다. 몇 해 전부터 크로아티아는 내 안의 여행에 대한 열망을 자극하면서 유혹하는 곳이 되었다.

이젠 ‘크로아티아’는 더 이상 낯선 나라가 아니었다. 항상 마음이 그리워하고 꿈을 꾸는 그런 곳이다.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열망에 내 주변은 온통 ‘크로아티아’로 도배를 하였다. 사진 속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일단 눈이 시원해지고,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지루한 일상 속에서 ‘크로아티아’는 희망의 씨앗이 되었다. 내 삶에 어떤 의미들을 부여하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아주고 있다. 의지, 투지로 나를 무장하게 하는 ‘크로아티아’, 일단 책으로 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이번에 만난 <크로아티아 블루>는 새로운 옷을 입고 나타났다. 천공의 성을 절로 생각나게 하는 ‘모토분’의 푸른빛 풍경에 다시금 내 마음이 두근두근 생동하였다. 정말 동화 속 요정들이 살 것 같은, 우리의 꿈속이 아닌 현실에서 말을 걸어와 줄 것 같은 ‘플리트비체’의 풍경은 다시 보아도 탄성이 터져 나온다. 진정 실재하는지 의혹이 일 정도로, 매료되었다.

수많은 외침과 내전의 상흔을 간직하지만 아직 때 묻지 않은 순박함이 살아있는 풍경 속으로 하루 빨리 걸어가고 싶다.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는 크로아티아, 여행 정보와 낭만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그의 발걸음을 따라 거닐다보니, 어느새 크로아티아 곳곳에 나의 흔적들을 남긴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 흔적들을 찾아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언젠가 크로아티아로 떠날 때, 그가 남긴 흔적에 남겨둔 내 흔적 찾아 나설 생각을 하니, 행복감에 젖어든다. 내게 눈에 익은 풍경이 펼쳐질 거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기분이 들뜨고 설렌다.

또한 예전에 만났던 어느 책처럼 저자 ‘김랑’의 글에도 또 ‘그녀’가 존재한다. 누구인지 모를 그녀가 다가와 속삭이는 착각에 빠지고 아련한 추억과 처연한 그리움이 가슴 속으로 파고든다. 그리움이 철철 넘치다 애끓는 사랑의 감정의 불씨가 되어주는 듯하다. 잊고자 떠난 그 곳에서 더욱 간절히 그리워하듯, 뚝뚝 떨어지는 그리움이 마음을 간질인다. 특히, 그녀, 당신의 존재가 어떤 애잔한 사연을 담고 있어, 호기심을 키운다. 플리트비체에서 만났던 일본인, ‘미미코', 두브로브니크에서 그녀와의 재회의 약속이 진한 여운을 남긴다. 여행의 낭만이 물씬 묻어나 가슴이 촉촉해졌다.

한 소년은 바다 건너편으로 떠났고, 처음 보는 세상에 신기해 더 먼 곳으로 떠났다. 그러나 집이 그리워진 사내는 마흔이 되어 돌아왔지만, 옥중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허풍쟁이 ‘백만’이라 비꼬는 속에서도 그의 신비한 모험담은 또 다른 사내에게 다른 세상을 꿈꾸게 하고 이름을 남긴 탐험가가 있었단다. 바로 ‘마르코 폴로’와 ‘콜럼버스’의 이야기란다. 아무래도 내게 마르코 폴로와 콜럼버스는 바로 <크로아티아 블루>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