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른이 되려나 봐요 - 스페인 아펠레스 메스트레스 상 수상
마리아 마르티네스 이 벤드렐 지음, 카르메 솔레 벤드렐 그림, 김미화 옮김 / 풀빛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한 어린 울보 꼬마가 말한다. ‘이제 어른이 되려나 봐요.‘라고. 과연 울보 숙녀 ’마르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그 과정을 엿보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다. 또한 출판사 ‘풀빛’의 아이 책을 접하다보니, 조금은 색다른 이야기의 그림책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한 몫 했다. 낯선 생김과 독특한 분위기가 뭔가 항상 새롭고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오니, 손이 먼저 반응하게 되는 것 같다.

 

<이제 어른이 되려나 봐요> 스페인에서 초고 권위 있는 아펠레스 메스트레스 상을 수상하였다고 한다. 잘 알지 못하지만, 수상작의 영예를 안은 만큼 신뢰를 안고 기대에 차 책을 펼쳤다. 그리고 가슴이 ‘짠’하면서도 포근해진다. 뭔가 뭉클뭉클한 것이 깊은 곳에서 나를 간질인다.

 

 



 



 



 





울보 마르타는 땋은 긴 머리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이 넘치는 아이다. 그러나 생각과 느낌을 잘 전달하지 못하고 매번 입을 꾹 다물고 울먹이는 아이다. 그래서 울보라고 놀림을 받지만 달빛에 기대 위로를 받고 꿈을 키우는 따뜻한 마음에 감성이 풍부한 아이다. 그런데 마르타의 땋은 머리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면 아껴주는 몸이 아픈 엄마가 있다. 엄마가 아파 아침이면 실랑이를 하며 대충 머리를 빗겨주는 고모로 인해 속상해하고, 싹둑 머리를 자르라는 아빠의 말씀에 그저 울먹거릴 수밖에 없는 마르타는 자신의 짧은 머리에 익숙해지면서 스스로 ‘괜찮다’고 위로하는 친구다. 땋지 않은 머리를 보면서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고 기뻐한다. 머리를 자른 아픔보다 더 커다란 구멍으로 느껴지는 엄마를 잃은 슬픔, 하지만 마르타는 한층 성숙된 모습으로 자신을 토닥이고 엄마를 그리워한다. 그러면서 스스로 말한다. 달님과 별빛을 바라보는 예쁜 눈으로 얼굴 가득 미소를 머문 채, ‘엄마, 나 이제 어른이 될 걸까?‘하고 말이다. 마르타의 따뜻한 마음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다양한 땋은 머리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마르타처럼, 우리의 머리 모양도 또 다른 마음의 표현이다. 보통 우리는 이별의 아픔, 상처를 머리를 자르는 하나의 행위를 통해 표출한다. 때론 어떤 다짐, 반항 또한 머리를 자르고 손질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더욱 굳건히 하고 사람들에게 알리기 마련이다. 머리를 자른 모습이 어색하고 낯설지만, 하나의 어떤 계기가 되면서 하나의 상징으로 표현한다. 어린 마르타의 머리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아끼고 사랑하던 것을 잃은 상실감에 아파하지만 용기 있는 결단으로 극복하는 과정이 남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병원에서 아동 심리치료 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울보 마르타를 통해 아이의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 머리칼을 통해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극복과 성장을 아름답고 예쁜 이야기로 그리면서 아이의 울음엔 이유가 있다며 ‘아이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자’는 메시지가 강하게 다가온다. 성격 탓에 동생처럼 상냥할 수 없는 마르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용기 있는 친구임에도 감정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어 그저 ‘울보’라고 놀림을 받는다. 그러면서 되묻느다. 과연 우리는 아이의 울음에 귀를 기울였는가? 그저 떼를 쓰고 거짓 울음이라며 매서운 눈초리로 바라보지 않았던가! 우리 집 꼬마도 이젠 떼를 쓰며 울음을 터트리기 일쑤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이 아닌 우리의 입장에서만 아이를 움직이고 조정하려고 했던 것을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아이의 마음 속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며 아이와 호흡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게 배려할 때인 것 같다. 그러면 우리집 아이도 마르타처럼 어느새 훌쩍 커 나를 놀라게 하진 않을까!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이야기는 무척 감동적이었다. 조금은 색다른 그림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였지만, 부드럽고 따뜻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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