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한 걸음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1
안나 지음, 박윤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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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천국이라 믿었던 소녀의 가슴 시린 성장통’이란 문구가 강렬하게 사로잡았다. 왠지 모르게 정말 가슴 시린 성장통이면서 우리의 또 다른 현실일 것 같아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고 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속칭 ‘청소년소설, 성장소설’이 갖는 많은 매력을 또다시 만끽하려는 의도 그래도 마음껏 이야기가 갖고 있는 매력에 흠뻑 취했다. 또한 어린 소녀의 시선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 그 자체가 갖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행을 결정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아픔과 좌절, 그리고 그 꿈의 결실들이 이젠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많은 이주노동자들의 삶에 투영되면서 우리의 어제와 오늘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최근 ‘1박2일’을 통해 이주노동자의 또다른 일면에 가슴이 뭉클하였다. 머나먼 타국에서 홀로 남모를 아픔을 삼키며 꿋꿋하게 자신의 꿈을 일구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남겨진 가족들의 그리움이 공감하면서 그들의 뜻밖의 재회에 절로 눈물을 훔치게 되었다. 이번 <천국에서 한 걸음>은 할머니를 남겨두고 고모가 있는 미국으로 이민을 결행한다. 그들이 꿈꾸었던 미국에서의 삶, 그 속의 처절하고 쓰디쓴 고통의 다발 속에서 한 소녀가 조금씩 천국으로 한 걸음씩 내딛는다. 문화 환경적 차이와 오해 그리고 부모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커다란 상처를 남기지만 어느새 우리의 주인공 영주는 자신의 상처와 마주한다.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던 아버지의 존재, 그리고 항상 쉼터가 되었던 어머니의 존재가 갖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꿈꾸는 집안의 아이’라는 진실을 일깨우면서 아버지와의 소중했던 추억(무서운 파도에 맞설 용기를 주었던 아빠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면서 영주가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다시금 용기 있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란 사실에 우리는 모두 박수를 보내게 될 것이다.

 

‘안나’라는 작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지 ‘미국을 천국이라 믿었던 소녀’를 바로 한국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안나라는 작가가 바로 한국에서 태어나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것이다. 그런 작가의 이력이 영주라는 소녀와 하나가 되면서 궁금증을 키우기도 하였다. 작가의 설명이 덧붙여지면서 훨씬 영주라는 소녀의 용기와 희망에 공감하고 힘찬 박수를 보내게 된다. 그리고 그 박수는 ‘자기긍정’과 ‘치유’라는 또 다른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내 안에 작은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었다. 항상 비빌 언덕이 되어주었던 부모님의 존재에 새삼 감사드리게 된다. 영주라는 아이를 통해 엿본 이주노동의 삶과 그들의 꿈에 대해 우리는 소홀히 할 수가 없다. 단지 이방인이란 이유로 모난 시선을 보냈던 스스로를 반성해본다. 그리고 아프고 처절한 현실 속에서 멋진 자신들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용기 있게 한 걸음씩 내딛을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다짐해본다. 바로 그곳이 ‘천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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