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체 (양장) -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합체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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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저자 ‘박지리’는 말한다. 분명 작가의 소망대로 무척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에 단번에 사로잡혔다. 키득거리면서 발랄한 두 형제의 이야기에 홀딱 빠졌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작은 아쉬움이 번지는 가운데 가슴 속에 뭔가 뜨겁고도 한없이 기분 좋은 느낌을 방 안 가득 감돌았다. 오히려 벅찬 느낌이라고 할까! 그렇게 쌍둥이 형제 오체, 오합과 멋진 모험을 떠나, 그 시간들을 통해 한층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내 안에도 남모를 성취감, 뿌듯함마저 느껴졌다.

 

처음 ‘합체’라는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구수한 인상의 두 소년의 표지가 눈에 들어오고 출판사 ‘사계절’이 눈에 띄었다. 최근 청소년소설, 성장소설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관심을 갖고 읽다보니, 그 어떤 이야기보다 즐기게 되었다- ‘사계절 1318문고 청소년 시리즈’ 자체에도 호기심을 커졌다. 성장소설을 읽다보면, 학창시절로의 시간 여행이 단연 으뜸이다. 그리고 그 학창 시절의 즐거운 추억이 되살아나 마음이 촉촉해지고 따뜻해지는 그 감정들은 한층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 더 나아가 지금의 어린 친구들의 고민을 살짝 엿보고 대화의 창을 열 수 있다는 점이 또한 청소년, 성장소설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책을 통해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다분하니, 자꾸만 손에 쥐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합★체>이야기를 해볼까! 무척 발랄하고 유쾌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한 때 한 여대생의 ‘루저’ 발언으로 세상이 시끌벅적했던 것을 기억한다. 물론 한때의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우리 사회에 팽배한 외모지상주의 풍토를 간과할 수는 없다. 한편으론 나역시 그다지 자유롭지 못한 모순을 인정하겠다. 그렇게 ‘키’에 대한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형제의 아주 색다른 여름방학 이야기가 시종일관 유쾌하게 전개된다. 책을 읽는 내내 ‘키’에 예민한 어린 한 친구가 떠올랐다. 뭐 한 친구뿐이겠는가! 나 역시 동생과 얼마나 키가 컸는가를 두고 한창 경쟁하지 않았던가! 어쩌면 청소년기의 또 하나의 지상최대의 과제가 ‘키’아니겠는가! 그런데 일란성 쌍둥이 ‘합’과 ‘체’는 쇼쟁이 난쟁이 아빠의 존재로 유전학적으로 그다지 키가 클 확률이 적은 환경에서 특히 ‘체’의 키에 대한 갈망을 하늘을 찌른다. 그리고 우연히 알게 된 할아버지 ‘계도사’로부터 키가 클 수 있다는 비기를 전수받고 계롱산에서 여름방학동안 수련을 하게 된다. 그리고 형제동굴에서 “합체”를 외치는데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궁금증이 일어 몸 안의 모든 세포들이 들썩거린다.

 

일단 계도사란 인물이 어떤 예언가처럼 범상치 않아-노인의 입을 통해 세상의 부조리, 모순에 대한 일침 또한 인상적이었다. 그 숨은 속뜻이 왠지 속을 시원하게 해주기도 하였다-, 은근히 어떤 기적을 바라는 마음이 일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껴지는 간절함 때문일까?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과 과연 현실적으로 어떤 일이 전개될지 긴장감에 떨려왔다. <난쏘공>과의 절묘한 어울어짐(?)이 흥미롭고, 청소년 시절의 꿈, 희망과 좌절이란 기본 공식에 충실하면서도 무척 유쾌한 이야기가 오래도록 머릿속에 생생하게 살아갈 듯하다. 공부에 시달리면서도 어떤 돌파구를 찾기 힘든 시기에 이 한 권의 책 <합★체>는 진정 힘이 될 것이란 강한 믿음, 확신이 생겨 여러 친구들과 나눠 읽게 될 듯하다.

 

 

 

“... 전 이 두 다리로 멀쩡히 걸을 수 있어도 정상이 아니에요. 난쟁이. 난쟁이. 다 그렇게 부르는데요. 뭐.”

노인이 말했다.

“그런 말들에 흔들릴 것 없다. 누구 하나 제 모습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없는 법이니라. 문제는 다른 사람이 널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 네가 너 자신을 어떻게 보느냐. 그거 아니더냐.” (96-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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