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네안데르탈인, 아오 - 소설로 읽는 3만 년 전의 인류사 에듀 픽션 시리즈 8
마르크 클라프진스키 지음, 양진성 옮김 / 살림Friends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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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네안데르탈인, 아오>은 처음 보자마자, 학창 시절에 읽었던 <세상의 모든 딸들>(엘리자베스 미셜 토마스, 홍익출판사)이란 책을 떠올리게 하며, 기대감에 들뜨게 하였다. 2만 년 전 구석기 시대, 원시부족의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 속 한 소녀의 모험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혹독한 추위와 배고픔을 이겨내며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과정, 그 성장이 혼란의 시기에 내겐 커다란 위안과 용기를 주었다. 그 좋았던 기억을 되살아나며, 또 다른 인류의 역사로 시간 여행을 떠날 생각에 마냥 들뜨고 설렜다.

 

‘진화’라는 단어를 연상하면, 결코 어느 한 순간에 폭발적인 진화의 과정에 의심을 품게 된다.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의 간격 속에서 인류의 진화는 분명 점진적이지 않았을까? 그 느림의 시간 속에 서서히 진행되다보면, 분명 현생 인류의 조상이 공존했던 시기가 있을 거란 생각하였다. 그런 의혹을 깊이 파고든 이야기가 바로 <마지막 네안데르탈인, 아오>인 것이다. 그렇게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의 공존의 시기, 그 3만 년 전의 인류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고 유쾌하다. 그런데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이야기는 더욱 생생한 이미지로 가슴 속 깊이 파고들었다. 우리의 지난 역사의 흔적을 찾아 함께 싸우고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해답을 발견하게 된다.

 

공존의 시기에 먹고 먹히는 경쟁적 관계라는 가정과 이종 교배가 있었다는 가정을 염두해 두면 좋을 것이다. 고대인(네안데르탈인)의 마지막 생존자 ‘아오’와 새로운 인간(현생인류인 크로마뇽인)인 여성 ‘아키 나와’의 모험과 도전 속에서 그들이 이루어낸 새로운 역사를 만나게 된다.

새부족으로부터 탈출한 아키 나와의 용기에서 ‘모성의 강한 힘’을 느끼고, 생김도 전혀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던 아키 나와와 아오의 만남을 통해 인간 내면에 깊숙이 자리한 인간에 대한 연민, 우정, 사랑의 힘에 하염없이 녹아들며, 전율을 느끼게 한다. 그들의 희로애락의 삶이 광활한 공간과 시간을 뛰어넘었다. 인류의 역사가 한 눈에 펼쳐지며, 생생하게 다가온다.

문명의 이기 속에서 인간을 저울질 하던 묵은 습성을 버리고, 문명 이전의 사람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보며 그들과 교감하노라면, 숱한 생각들이 스쳐지나간다. 문화와 문명의 충돌 시기, 많은 갈등이 있었다. 또한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서로 다른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그들의 열린 모습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컸다. 특히, 자신의 부족, 고대인을 찾아 떠난 아오의 모험를 통해 얻은 그의 깨달음이 생각의 늪에 빠져들게 한다. 다문화 등 우리 시대 ‘소통’의 화두가 남북한 문제까지 확대되었다. 아오의 말을 다시 한 번 떠오려본다. 

 “겉모습이 같은 사람이라도 말이 통하지 않을 수 있고, 서로 다른 법에 따라 살고, 서로 경계하고, 심지어는 싸울 수도 있는 것이다. 반면에 다르게 생긴 사람들끼리도 서로 이해하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다.”


(317, 318)

 

안주하며 편안함을 쫓던 삶을 돌아보고, 두려움을 떨쳐내고 당당히 맞서는 용기와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용기를 배우게 된다. 또한 인간적 매력에 공감하고 교감하는 순간, 진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그럼 이제, <마지막 네안데르탈인, 아오>가 함께하는 수만 년 전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이 한 권의 책이 충분한 연료가 되고,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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