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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한 그릇
메이 지음 / 나무수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최근 요리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때론 요리에 대한 촉매제가 되어 뭔가 색다른 식탁을 준비하는 그 과정 자체의 즐거움 역시 유난히 커졌다. 일단 음식이란 것이 눈으로 느끼는 즐거움에 혀끝으로 전해지는 맛과 풍미가 한층 더해진다는 것이 뭔가 새로운 발견처럼, 생활의 활력이 되었고, 삶에 소소한 변화를 가져온다.
‘스킬은 배우면 누구나 생기지만, 감각을 배울 수 없다’는 저자 ‘메이’의 좌우명처럼 다채로운 색감과 풍성함으로 무장한 요리들이 감성을 자극하고, 감각의 눈이 뜨는 것, 그래서 변화와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소박한 한 그릇>의 숨은 장점이 아닌가 싶다. 요리 하나만으로도 기존의 고정관념과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희열이 묘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참신하고 독특함으로 창의력의 기운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며 끊임없이 호기심을 키웠다. 또한, 요리를 통해 일본의 문화를 다소나마 간접 체험할 수 있다는 즐거움, 유쾌함이 함께하는 요리책이다.
<소박한 한 그릇>은 감성을 자극하는 출판사 ‘나무[수:]’의 최근에 소개한 요리책이다. 제목 그대로 소박하면서 정갈한 표지가 일단 눈길을 사로잡는다. 정갈함과 담백함 속에 뭔가 알차고 풍성한 느낌이 더해져 책에 대한 기대치가 한층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일본 가정 요리라~ ‘라멘, 우동, 돈가스, 초밥’등으로 한정된 일본요리, 그렇다면 과연 어떤 요리들을 소개하고 있을지, 궁금할 뿐이었다.
싱글, 아이, 남편, 부모님 그리고 가족 등 가족 구성원에 따라 테마를 나누어 요리를 소개한다. 그리고 절임반찬, 건강 음료, 일본식 밑반찬, 일본식 국이란 소재로 색다른 일본 요리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 가정 요리라며 전통 일본식을 고집한 것이 아니다. 파스타, 수프 등 우리가 손쉽게 즐기는 서양식에 메이의 일본식 정갈함이 더해져, 훨씬 다채롭고 색다른 요리들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흥미로웠던 것은 한국식과 일본식의 극명한 대조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일간 요리 문화의 차이를 한 눈에 비교하면서 그 맛, 질감, 풍미가 어떠할지 상상해보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지금껏 만난 적 없는 요리들도 많이 소개하고 있어, 요리책을 보는 기쁨과 호기심을 더한다. 그러나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 전혀 다른 식감의 요리로 대변신한 것이다. 이는 무척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간의 고민들을 날려버렸다. 부모님이 농사지으신 고구마, 찐고구마에 질리고 결국 싹이 나서 버려야만 했던 고구마, 그 고구마가 푸딩으로 대변신한 것은 잊을 수가 없다.
간단하면서도 손쉬운 요리들은 요리에 대한 두려움을 잊게 한다. 다채로운 요리들은 호기심을 자극하며, 행복과 즐거움은 선사해주었다. 소박하지만, 건강하고 풍성한 요리들의 세계가 한껏 펼쳐지는 <소박한 한 그릇>, 그 속엔 가족에 대한 사랑, 정성 그리고 요리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