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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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의 또다른 이야기 <완전한 죽음>이 새로운 옷을 입고 우리에게 왔다. 그것이 바로 <그 후에(Et apres ... )>이다. 죽음을 예견하는 ‘메신저’의 존재, 그리고 그에게 닥쳐올 죽음이란 소재가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어떤 영상들이 재생되는 묘한 매력을 이번에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다. 과연 주인공에게 닥쳐올 죽음이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그리고 ‘최고의 반전’이란 무엇일지 이야기의 몇 가지 실마리들을 갖고 이리저리 궁리하다보면, 절로 이야기에 푹 빠진다.

 

최근 들어, ‘죽음’이란 것을 새롭게 보기 시작하였다. 막연했던 두려움 자체였던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이 몇 가지로 나뉘어졌다. 그리고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의 중요성에도 무게 중심이 옮기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막상 주인공 ‘네이선’의 경우처럼 어느 날 ‘메신저’를 자처하는 누군가가 찾아온다면? 그리고 곧 있어 언제일지 모르는 죽음이 목을 조여 온다면 과연 어떨까? 네이선의 이야기에 몰두하다보니 갑자기 무게 중심이 다시 한 번 요동치기 시작하였다. 예견된 죽음 앞에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생각에 빠져들었다. 순간 안일했던 하루하루의 시간들이 바짝 긴장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후에>는 ‘죽음’, ‘사후 세계’, ‘임사 체험’이란 초현실적 요소들 속에 기욤 뮈소풍의 ‘가족, 사랑’에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다. 네이선과 말로리와의 사랑은 언제나처럼 마음이 촉촉해지면서 애틋하고 아려왔다. 이혼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기에 그들의 지난 사랑의 발자취를 쫓아 그들의 사랑의 확인하고 이야기의 반전을 확인하는 순간, 가슴이 떨려왔다. 사랑의 설렘과 함께 애절함이 깊은 감동을 주며 나의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주인공들의 화해와 용서를 과정을 통해 지난 나의 과오들을 뒤돌아보게 된다. 완벽함으로 포장된 그들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오해들을 엿보다보면, 그 어느 때보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따듯한 이야기임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빠른 전개와 생동감이 압도적이었던 기존의 이미지에 삶,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이야기로 성큼 다가온 ‘기욤 뮈소’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실제로 영화로도 제작되었다는데 어떤 이미지들로 채워질지 이역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생생함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어떤 이야기들이 전개될지, 그 속에서 잠깐의 유희에만 그치지 않고, ‘가족’의 소중함과 같은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어, 또다른 그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 죽음의 두려움을 떨쳐내는 과정 속에서 삶의 진정성을 가득 담아낸 이야기로 더위와 장마의 이중고를 물리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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