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나무같은 사람 - 식물을 사랑하는 소녀와 식물학자의 이야기
이세 히데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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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일러스트가 유난히 두드러지는 그림책이다. 또한 수채화는 어린 시절의 풋풋함, 순수함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여, 손에 쥐고 함께 이야기에 빠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물론, 식물과 나무를 소재로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식물에 대한 ‘사에라’의 호기심만큼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였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에 한 그루의 나무가 있다’는 띠지의 문구가 옛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내게도 그런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그러면서 문득, 학창 시절 창밖으로 보이던 아름드리 커다란 나무들, 계절의 변화를 말없이 펼쳐보였던 다양한 나무들이 파노라마를 보듯 펼쳐졌다. 추억이 함께하면서 그림책 속 이야기는 훨씬 더 풋풋하고 싱그럽게 다가왔다. 한 자리에 우직하기 뿌리박고 시대를 초월한 듯 살아온 커다란 나무들은 언제나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우리에게 ‘겸손’과 '배려' 그리고 '인내'의 미덕을 가르쳐주는 듯하다.

 

화단에 불쑥불쑥 들어가기도 하고, 화초를 몰래 뽑기도 하던 말썽꾸러기에서 자연의 신비에 눈을 뜨고, 더욱 깊이 식물을 사랑하는 아이로 변화하는 과정이 오래된 나무들, 그리고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변모하는 식물원을 배경으로 절묘하게, 그리고 훈훈하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식물학자 아저씨에게 받은 ‘해바라기 씨앗’을 심어놓고, 기다림과 설렘, 그리고 초록빛 새싹이 보일 때의 기쁨을 사에라의 작은 몸짓 하나하나로 한 가득 표현하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함께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생동감이 넘쳤다. 발그레한 볼에서 느껴지는 감탄, 호기심이 가슴 깊이 들어와,  마음 속 단비가 되어줄 듯하다.

 

식물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자연의 신비, 그리고 두 주인공 소녀와 식물학자의 나눈 아름다운 우정과 이별을 좀더 의미 있게 그려내면서, 예쁜 그림과 풍성한 이야기, 다채로운 자연의 모습을 고스란히 한 권의 책에 담고 있다. 아이의 눈에 비친 자연의 신비, 그 왕성한 호기심을 채워주리라.  ‘사에라’란 이름의 뜻처럼, ‘이곳저곳’ 자유분방하게 누비며 생명 그 자체를 온 몸으로 보여주는 울 집 작은 천사에게 커다란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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