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가다

한강을 가다 - 고목나무샘에서 보구곶리까지
신정섭 지음 / 눌와 / 2010년 4월

‘한강’하면 무엇을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될까? 대략 서울의 중심을 흐르는 그 강, 그리고 한강의 기적과 함께 이내 콘크리트로 장식(?)된 한강과 검은 강의 찜찜함을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놀라운 경제 발전의 어두움 그 자체일 것이다. 그렇게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한강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되고, 생명의 젖줄 ‘한강’의 역사를 되돌아보게 된다.

때론 역사 속 삼국 통일 과정에서 ‘한강’유역을 둘러싼 치열함을 떠올리기도 하는데, 제한된 공간 속 한강에 갇혀 있다가, ‘한강’을 좀더 세분화되고 확장된 모습을 담고 있어, 꽤나 넓은 지역을 흐르며 아우르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랐다. 유유히 흘러흘러 흐르는 한강! 그 한강의 전역을 구석구석 둘러보고, 그 속의 변화까지 놓치지 않는 세심함으로 ‘한강’의 다양함과 강함을 손끝으로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한강의 발원지를 비롯하여, 한강의 상류에서 하류까지 한강의 모습을 일곱 가지로 구분하여, 한강의 생태문화를 답사할 수 있었다. 기존 이미지와 확연하게 다른 표지의 한강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푸르름이 가득한 한강과 그 주변의 생태는 우리의 눈을 맑게 해주는 듯하다. 다양한 식물들의 이야기와 사진들 그리고 주변이 문화적 요소까지 한강을 한 권의 책 속에 담아내고 있다. 그 한강의 넘치는 생동감에 비해, 상처까지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어, 안타까움이 더해지기도 하였다.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환경 파괴의 현장을 담아낸 사진 하나만으로도 한강의 울름, 그 처연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였다. 더 나아가 환경 보존의 일환으로 시행된 많은 정책들조차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진 듯한 현장을 보느라면, 절로 씁쓸해진다.

천이백 리 한강의 물길을 따라 구석구석 발품을 팔았던 저자의 고생길이 훤히 눈에 보였다. 그런 노력으로 인해, 손쉽게 한강의 이곳저곳을 우리가 누빌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새삼 감사하다. 아니, 정말 더 늦기 전에 한강을 찾아가 보고 싶다는 열망에 빠뜨린다.

단순한 지식 전달에 그치지 지루한 답사 보고서가 아닌, 감성을 자극하며 사람내 물씬 풍기는 살아 숨쉬는 한강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저자의 필력 때문일 것이다. 그가 보고 느낀 자연의 아름다움, 신비가 한강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또 하나의 ‘한강의 기적’을 소망하게 된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며, 아름다움으로 상징되는 생명의 한강! 그것은 ‘제 2의 한강의 기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