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그리다 - 화가들이 사랑한 '나의 어머니'
줄리엣 헤슬우드 지음, 최애리 옮김 / 아트북스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표지의 그림(「회색과 검정의 배열 제1번」 제임스 맥닐 휘슬러)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어머니의 초상’일 것이라는 저자의 설명 그래도 어머니의 엄격함과 단아함, 정갈함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은 책 속에 담긴 이야기, ‘어머니’와 ‘어머니를 그린 거장’들의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된다.

 

그림을 공부하는 어린 동생이 어느 석고상의 그림을 보여주면서, 자꾸 아버지 얼굴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스치듯 말하였다. 순간 멈칫하며, 그림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동생의 이야기를 되새기며 읽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부모의 모습을 그림 속에 투영한다고 생각하니, 책 속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여러 작품 속, 손끝으로 되살아나는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어머니와 화가’의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작품들의 이야기를 통해, 문득 지폐의 세종대왕의 ‘귀’는 자신의 어머니의 귀를 본 뜬 것이라는 이야기를 tv(스펀지로 기억되는데 가물가물하다)에서 보았던 기억, 그리고 그 외에도 화가들의 많은 작품 속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형상화하여 세기에 기억될 ‘위대한 걸작’을 만들었다는 뒷이야기들이 떠오른다. 물론 <어머니를 그리다> 속에서 소개된 작품들 중에도 종교화나 역사화 속에서 어머니의 모습, 이미지가 구현되기도 하였지만 많은 작품들이 어머니를 모델로 화폭 속에 담아내고 있었다.

 

화가에게 생명을 부여해 준 어머니는 더 나아가 그림에 대한 열정, 영감을 불러일으키며, 자식의 손길 속에서 영생을 얻게 되는 과정은 작품들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어머니와 화가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켰다. 화가와 어머니의 삶을 엿보면서, 그림 속을 들여다보노라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사랑을 그림에서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작가의 작품 세계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 속을 훈훈하게 채워주었다. 그림 속 어머니, 그리고 거장을 만들어낸 어머니의 강인함과 온화함을 느끼며, 나의 어머니의 다양한 모습들을 마음속에 그려본다. 그것만으로도 무엇인가가 가득 차는 듯한 이 충만감, 풍요로움은 무엇에서 비롯된 것일까? 바로 나의 어머니, 그리고 우리들의 어머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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