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건축 - 꽤 인간적인 그래서 예술적인 건축 이야기
최준석 지음 / 바다출판사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건축? 제목부터 '감성'이란 것이 뚝뚝 덜어진다. '어떤'이란 수식어 하나의 놀라움이랄까? '건축'이란 사물에서 저자 '최준석'을 무엇을 읽어냈을까? 제목의 첫 느낌 그래도 '감성'이란 것을 자극하며, '건축'이란 것에 새로운 옷을 입혔다.

쌈지길을 보며, 골목길이 빙글빙글 하늘로 올라간다는 아내의 한 마디를 계기로 시작된 건축에 대한 그의 무한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쳐보였다. 그 속에는 영화, 그림, 노래, 소설들을 넘나들며 건축물 사이사이를 유유히 헤어치며 떠다니고 있었다. 그 자유로움이 활자로 되어, 내 손 안에 쥐어졌다. 그리고 나또한 그가 만들어낸, 그에 의해 덧입혀진 무한 공간 속, 건축물을 징검다리 삼아 여기저기 뛰어 노닐다 보니, 시간이 어찌 흘러는지 모르겠다.

 

건축물에 대한 역사, 의의와 함께 또다른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어떤 건축>을 통해 비로소 '스페인 내전'의 참상, 그리고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이해하게 되었고, 이제야 겨우 '추사 김정희'의 삶, 예술 세계가 한층 더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대기업이 드러내놓고 있는 음모(?)와 그 속에 투영된 비틀어진 우리의 자화상과도 마주하기도 하였다. 또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속 일본문화를 음흉한 속내를 알아버렸다. 젠장, 독도가 일본땅이라 교과서에 실린다는데, 그들의 '섬' 탈출, '대륙'에 대한 끈질긴 야욕은 영원한 숙제인 것일까?

 

모든 예술의 총체가 한 권의 책 <어떤 건축>에 담겨 있다. 솔직히 소개되는 스물아홉 개의 건축물 중에 내가 실제로 본 것이라곤 '쌈지길'이 유일하다. 그만큼 건축에 대해 문외한인 내게 그가 말하는 건축, 그 어려운 건축이란 것이 '어떤' 건축이란 새옷을 입고 쉽고 다정다감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건축이란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봄싹 피어오르듯 마구마구 용솟음치었다. 앞으론 조금은 다른 눈으로, 좀더 따스한 시선으로 '건축물'을 매만져보리라. 나역시 그처럼 만지고 상상하며 길 위를 걷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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