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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ㅣ In the Blue 2
백승선 / 쉼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책의 표지를 보자마자 반가움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지난 해 만났던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가 생각나면서, '아~ 벨기에! 이번엔 벨기에를 담고 있구나'하면서 설렘으로 두근거렸다. 그런데, 벨기에. 벨기에! 벨기에? 어떤 곳이지? 입에 척척 감기는 벨기에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벨기에는 벨기에일 뿐, 어느 것 하나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또 낯선 세상으로의 문을 활짝 열어져치고 달려들었다.
초콜릿과 와플로 유명한 나라, 그래서 달콤함이 번지는 곳! 그곳이 벨기에란다. 내가 좋아하는 와플의 나라라니, 생각만으로도 입 안 가득 달콤한 크림이 묻어난다. 자주 찾는 서점을 지날 때면, 줄지어 늘어선 작은 가게들를 지나게 된다. 단돈 천 원하는 과일주스며, 커피, 토스트, 와플의 다양한 향내가 콧끝을 자극하는데, 결코 그냥 지나 칠 수가 없다. 조카와 함께 하는 서점 나들이날이면, 항상 와플을 손에 쥐게 된다. 그렇게 책으로 가는 길 위에서 와플을 만나는 나는, 과일과 크림이 듬뿍 담긴 와플을 즐기는 여행자가 되어, 벨기에를 누볐다.
벨기에의 대표적인 도시 브뤼셀(벨기에의 수도), 안트베르펜, 브뤼헤, 겐트 이렇게 4곳을 담고 있다.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각각의 도시들은 보는 족족 환상적이었다. 아닌 실제하지 않는 곳처럼 느껴졌다. 문득 만화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내 마음도 아름다움이 번져났다. 여행을 통해, 저자의 유년 시절 이야기, 그 속이 아련한 추억과 그리움에 공감하면서, 벨기에의 아름다움에 취했다.
그랑 플라스의 플라워 카펫에 누워보며 꽃향기에 취해보고, 겐트의 골목골목을 자전거로 신나게 질주하는 상쾌함과 전시된 악기 앞에 서면 그 악기로 연주된 음악이 흘러나온다는 헤드폰 속 음악회를 상상하면서, 즐거운 오후를 만끽할 수 있었다. 오래된 중세의 건축물들과 광장들, 성당과 종탑들의 생동하는 모습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낯설기만 했던 벨기에가 달콤함으로 나를 무장해제시켰다.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 없는 평화의 나라 '벨기에'가 내 마음 속 거센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나를 휘어감는다. 그래도 마냥 행복하다. 벨기에를 찾았을 때, 저자가 퍼석퍼석 메마르고 퍽퍽한 날들에 적잖은 위로를 얻었다면, 나 역시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를 통해 골목골목 세세한 눈길 속 다사로움이 느껴지면서 뭔지 모를 생동하는 기운을 얻게 되었다.
도서출판 가치창조의 여행서 '번짐' 시리즈 1탄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에 이어, 2탄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그렇다면 다음 3, 4, 5로 이어지는 그곳이 어디가 될까? 백승선, 변혜정 그들은 지금 어느 곳의 골목을 누비고 있을지 궁금증이 꼼지락꼼지락거린다. 다음의 만남을 기약하면서, 어서 빨리 그 날이 오기를, 그들과 함께 방랑벽의 허기를 채우고 싶다는 소망이 자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