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목마

회전목마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소연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9년 10월

놀이공원 내에서, 속도감을 배제하고 안전성을 추구하며, 어린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놀이기구는 회전목마가 아닐까 싶다. 또한 책속 같은 자리를 맴도는 일상의 반복, 연속을 넘어, 우리가 인식하게 되는 공무원의 부정적인 모습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조직의 수동적 일면이며, 우리의 모습 아니겠는다. 하지만, <회전목마> 속 이야기는 그 무한한 반복성에서 탈출을 꾀하고 훨훨 날아오르려는 어느 소심한 공무원의 고군분투기가 펼쳐진다. 

 

일단 '오기와라 히로시'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최근에 알게된 일본작가로, 코믹과 감동이 살아있는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어, 그의 매력을 탐하던 중에 만나, 덥썩 미끼를 물듯, 잽싸게 달려들었다.

좌충우돌 지방 공무원의 놀이공원 되살리기! 소재부터가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어쩌면 뻔한 스토리 전개를 예상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희망과 꿈을 제시하면서 형이상학적이지 않고, 냉혹할 정도로 너무도 현실 그 자체를 적나라게 드러내고 있는 듯하다. 공무원이란 감투를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가 한일간에 전혀 없는 듯하여, 그 속의 정치인의 추잡함, 뇌물, 무사안일, 방만한 예산 운영, 비리, 공약만 난무하고 무책임한 행정 실태를 고발하면서도, 어느 공무원 개인이 자부심과 열정을 갖게 되는 과정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지방 공무원 9년차, 일상의 무료함에 안주하던 어느날, 아들의 질문을 받는다. 아버(지)가 하는 일은 무엇이냐는 물음이 자극이 되어, 아버지 '케이치'는 새로운 다짐으로 놀이공원 '아테네 마을' 되살리기를 몸받쳐 일하게 된다. 개성 넘치는 팀원들, 그리고 이벤트를 계획한 사내와 극단 단원들이 어울러지면서 예상을 빗나가는 상황들의 연속이 흥미진진하엿다. 또한 과연 놀이공원의 성공을 바라는 초조함과 아내의 잦은 외출이 주는 불안감이 겹쳐지면서, 괜한 호기심이 더욱 불타올랐다.

 

읽는 내내 뻔한 성공 스토리를 기대했던 것은 아직 내가 '오기와라 히로시'에 대해 모른다는 것이다. 그만의 독특한 스토리 마무리는 끝이면서 끝이 아니었다. 케이치의 결코 달콤할 수 없는 앞날을 넌지시 일려주면서, 그의 또다른 도전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일을 즐기면서 그 속에서 활기를 되찾아가는 모습이 읽는 내내 즐거움을주면서 나를 자극하였다 내 안의 '활기' 되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