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님 싸부님 1 - 이외수 우화상자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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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의 책 <사부님 싸부님>(영학출판사, 1983)을 컬러링하고 재편집하여 해냄출판사에서 개정판을 냈다. 음~ 그런데 나는 솔직히 몰랐다. 내가 이외수의 작품에 눈독을 들이며, 열렬한 지지를 표하는 것이 불과 얼마되지 않았다. 물론, 이외수님의 신간이 아니리라 얼핏 짐작만 하였을 뿐! 그렇게 나는 이외수에 대해 무지하다. 그간의 영상으로 만나면서 친근감이 배가되면서, 그의 몇몇의 작품들(<여자는 여자를 모른다><하악하악>)들에 기웃거리기 시작하였고, 개정된 <사부님 싸부님1>을 만나게 되었다. 살짝 들쳐보다가 홀딱 반해, 앉은 자리에서 곧장 내리달렸다. 일단 유쾌함이 넘치다. 귀여운 하얀 올챙이가 연신 입가에 미소를 머물게 한다.

 

주인공 '하얀 올챙이'를 소개할까 한다.

두 개의 원에 작은 점과 작은 선하나로 구성된 하얀 올챙이는 어느 청개구리 부부의 513남 412녀 중 막내로 남아다. 아무런 연구나 경비도 들이지 않고도 자연이 만들어낸 오묘한 돌연변이 생명체이면서 어릴 적부터 형이상학적으로 놀며, 어리석은 인간들에게 보고 배울점을 설파하고 있다. 그 역시, 마음의 스승으로 여기는 노인과 동자의 문답소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으며, 더 이상 발육인 멈춘 상태에서 개구리 되길 '거부'하고 바다를 꿈꾸며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어느 저수지에서 머물며, 잉어, 달팽이, 블루길, 지렁이, 거머리를 만나고, 저수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바다'에 대해 캐묻는다. 물론 답은 쉽게 구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오염된 물 속에서 인간에 대한 연구를 하는 물고기도 만나고, 지적 열등감, 권위에 사로잡힌 가물치의 적수가 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엿보던 꼬마 올챙이가 "싸부님!"으로 추종하며 뒤따라다닌다. 연어, 붕어, 일본 순사 올챙이도 만나고, 달빛이 비치는 물가에서 낭만을 부르지르며, 꼬마 올챙이에게 가르침을 전한다.

 

이것이 이외수식 우화인 것일까? 짧은 이야기 속, 날카로운 사회 풍자도 잊지 않고 있으며, 생명의 절대 존엄성까지 함축하고 있었다. 그의 말장난(?)에 연심 키득거리게 되고, 때로는 비수가 되어 날아오는 활자에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하였다. 뭐 다른 말이 필요할까? 일단 읽어보는 자만이, 그가 던지는 삶의 의문의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바다를 향하는 하얀 올챙이의 여정이 아직 멈추지 않았다. 그렇기에 뭐라 섣불리 단정하고 말하기 조심스럽다. 아직 만나지 못한 <사부님 싸부님 2>을 만나, 좀더 더 많은 지혜를 갈구할 수 밖에.......

 

플라스틱을 만들어내고 플라스틱 때문에 고민하고

폭탄을 만들어내고 폭탄 때문에 고민하고

심지어는 고민까지 만들어내어

그 고민 때문에 고민하지.

그러다 결국은 자기네들이

만들어낸 것들에 의해서 죽어가지. (45쪽)

 

 

얼마전, 뉴스를 통해, 화학약품까지 사용하여, 개구리잡이에 나서고 있다고 결코 반갑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다. 더이상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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