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생명체를 찾아서 과학과 사회 2
프랑수아 롤랭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책 제목만 보고 상상했다. 외계인으로 추측되는 무수한 사진들, UFO 관련 사진들 그리고 관련 어떤 공상과학같은 이야기가 있을 줄 알고, 살짝 미뤄 두었던 책 중에 하나다. 그런데, 나의 모든 예상은 완전 빗나갔다.

어떤 과학소설보다 진지하고 흥미롭게 읽었다. 어떤 추상적이거나 전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외계생명체를 찾아 나선 그 길엔, 근본 '생명'이란 무엇인가? 그 생명의 기원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알마의 과학과사회 시리즈답게,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우리 삶, 생명 자체엔 대한 경건함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일단 외계생명체애 대한 호기심의 근원이 아닌, 과학적 연구가 어떻게 발달되어 왓는지, 그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19세기 전반에야 비로소 과학적인 연구가 출발되었다. 그리고 통신기술의 발달, 인간의 끊없는 호기심이 오늘날 어떻제 진행되고 있는지, 그 생생한 연구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생명에 대한 본질적 개념을 묻기 시작한다. 갑자기 난관에 봉착한 듯, 전혀 생각해보지도 않은 문제를 던지고 있어, 당혹스럽다가도 오히려 신선한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그 생명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함께, 인간이 빠지고 있는 함정(때론 유일한 지적 생명체로서의 우월감이나 오만함을 풍자하듯)을 낱낱이 풀어헤치고 있다. '인간'이 아닌 '생명' 자체에 대한 의미있는 고찰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행성간 감염'이란 개념이 더욱 그랬다. 신대륙의 발견이 후, 원주민들에게 닥친 재앙 중에 하나가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이 아니었던가! 혹시 있을지 모르는 '바이러스' 그것이 행성간 감염을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 생명체 발견에 앞서 더 의미있는 문제아니겠는가!

 

메시지를 싣는 행동은 물론 상징적이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다른 생명체를 생각하는 것이 사람들을 단합하게 만들고, 좀 더 평화로운 지구, 인간이 덜 공격적인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구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사실이다. (44)

... 인간이 우주에서 차지하고 있는 자리가 덧없으며 시간이 광대함을 인간 스스로 점점 더 많이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46)

 

책을 읽는 도중,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이란 책이 생각났다. 환경파괴, 전쟁 등으로 피폐해진 지구에서 또다른 '희망'을 품고 우주의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나는 우주선 안의 생생했던 인간군상이 떠오르면서, 미쳐 이해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많은 부분들에 대한 이해를 이 책을 통해 할 수 있었다. 또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 풍풍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과연 외계인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럼 나는 물론 '예'이다. 그런데 이유에 대해 묻는다면? 글쎄, 이 광할한 우주라는 공간(솔직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 몇 억 광년 떨어진 무슨 별 이라고 하면, 그 거리는 가늠할 수 없는 것이다. 단순히 멀다의 수준이 아니겠지) 속에 생명체가 '지구'라는 공간에만 유일무이하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정도일 것이다. 그렇다. 내가 얼버무리듯 생각했던 것들을 책은 체계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우주라는 광대함에 견주다면, 아주 얇은 책임에도, 단숨에 읽히면서, 읽는내내 흥미로웠다. 천문학, 외계생명체 같은 과학서임에도 '인간'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게 하는 책, 유쾌하게 철학적 질문까지 서슴없이 던지는 과학서였다. 그 속에서 '겸손'의 미덕까지 염두하고 있어, 마음이 숙연해 지는 과학서, 그 어떤 과학서보다 흥미롭고 의미있고, 그리고 쉬웠던 책 <외계생명체를 찾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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