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예고된 재앙 과학과 사회 7
디디에 오글뤼스텐느 외 지음, 박수현 옮김 / 알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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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가 6일간의 일정(12월 14일~19일)으로  열리고 있다. 뉴스를 통해 접하는 소식들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괜시리 노심초사하게 된다. 2012년이면 교토의정서의 기한이 완료되고, 실천가능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각국의 대표들이 모였다. 그런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즉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이 한창이고, 밀약이 공개되면서 진실공방으로 시끄러운 소란의 장이 된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가득하지만, 부디 실효성있는 좋은 대안을 이끌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기후 예고된 재앙>을 손에 쥐었다.

 

기후 변화는 단순히 환경의 문제가 아닌 현 문명의 성장과 전환에 직결되는 것이란다. 지금의 온도 상승을 자연적 현상의 일부로 보고 기후변화가 과장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의 견해는 그들과 정반대에 서있다. 환경에 대한 커다란 우려 속에서도 작은 실천들에 자족하고 있으니, 좀더 획기적인 변화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기후 예고된 재앙>은 그런 기대를 충족하였다. 또한, 좀더 가시적으로 문제의 본질에 접근함으로써 기존의 주장들에 대한 타당한 근거를 세우고, 나름의 신념을 체계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기후 예고된 재앙>의 1장은 정보기술과 우주 관측이 기후 문제에 끼친 영향을 살펴, 기후 관측의 역사를 한 눈에 펼쳐주었다. 에너지 순환과 기후 시스템의 대략적인 개념을 소개하고, 인간 활동으로 인위적인 복사교란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었다.

2장은 과거 기후 연구는 기후의 자연적 가변성이란 측면에서 미래 기후 연구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기후 변화를 알 수 있는 척도임을 설명한다. 과거의 기후를 어떻게 연구할 수 있는지를 소개하면서, 이 책은 빙하기후로 규정된 신생대 제4기(수십만년전)의 최근 시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기의 기후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다양한 분석 자료를 통해 빠른 기후 변동을 확인하고 앞으로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더 큰 폭의 빠른 변동을 초래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3장은 충적세 이후, 새로운 지지실대 '인류세(Anthropocene)'의 특징을 분석하고, 200년 전 대기 조성 교란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대기 중 미량의 존재가 지구에너지 평형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이는 인간 활동으로 너무도 쉽게 변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인간활동으로 인한 대기의 화학 구성 변화(특히 이산화탄소는 인간활동으로 30%가 증가하였고 대기 잔류 기간이 100년이란다)와 복사강제력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4장은 미래의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IPCC의 시나리오를 소개하고, 여러 불확실성 속에서도 21세기 말까지 새로운 교란이 발생할 거라 예고하고 있다. 기술적 문제로 간과해왔던 '해양'의 역할에도 주목하고, 복사강제력의 변화가 지구 기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을 다시 한 번 엄중 경고하고 있다. 특히 기후 변화를 고려하는 기준 시점인 2100년 그 이후에 인류가 맞딱뜨리게 되는 '관성'이라는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현상의 발생과 현상에 대한 반응 사이의 시차가 존재하여, 교란 원인의 제거 이후에도 여전히 교란이 계속될 거란 암담한 예측은 위기의 시급성을 역설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후 변화 논쟁 속, 과학 또는 과학자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과학에 기초한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면서, 과학의 맹점을 우려하면서 이야기를 마치고 있다.

 

알마의 과학과사회 시리즈 7번째인 <기후 예고된 재앙>은 짧지만 강력한 정보를 담고 있다.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그 속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우리가 대처 자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인간 활동에 의한 인위적인 환경 변화(교란)에 주목하면서, 예고된 재앙의 실체를 파악하고, 좀더 구체적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아울려 각국의 신경전을 바라보면서, 경제 논리가 환경 문제보다 저 먼 발치에 앞선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경제와 환경의 조화로운 선택, 인류의 지혜가 집결되어, 다시 한 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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