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 속 조선사 - 말하는 꽃, 사랑으로 세상을 말하다
손을주 지음 / 책만드는집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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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속 조선사>은 먼저 조선 역사를 담고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제목만으로도 흥미로워 책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선택하지 않았다. 뒤 늦게, '말하는 꽃, 사랑으로 세상을 말하다'란 부제를 읽고, '기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불륜의 한국사>란 책처럼 '불륜', '치마 속'이란 단어로 자극적으로 유혹하는가 했더니, 좀더 내밀하고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리란 기대를 갖게 되었다. 역사서를 즐기면서, 아직 '기생'을 주제로 한 책을 아직까지 접해보진 못했다. <조선이 버린 여인들>과 같이 여러 책을 통해서 살짝 엿본 적이 있긴 하지만, <치마 속 조선사>를 통해서 좀더 다양한 '기생'을 만나고, 그네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생'하면 일단 '황진이'가 대표적으로 떠오르지만,  책 속에 소개되고 있는 기생들은 이름만으로도 결코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낯선 인물들 일색이었다. 37명이란 기생들 중에서 눈에 익은 기생이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고, 그 면면들 또한 다채롭다고 할까? 그러다가도, 이야기를 통해 기억 속 잊혀졌던 인물들이 불현듯 튀어나와, 나를 반기기도 하였다. 때론 진취적이고 적극적으로 삶을 선택했던 기생을 만나, 가슴 뭉클하기도 하였고, '사랑'으로 똘똘 뭉친 그들의 한 마음을 보면서 때론 부끄럽기도 하였다. 

 

기생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되는 듯하지만, 단지 '기생'이란 틀에 얽매이는 느낌은 아니다. 제목이 <치마 속 조선사>인 만큼, 그 속에서 조선의 삶을 엿보고가 하는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단순히 흥미 위주로 눈길을 끄는데 그치지 않고, 명사, 시심, 일편단심, 나라, 왕실이란 다섯 가지 테마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사료와 사진 등을 바탕으로 조선으로 즐거운 간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황진이란 드라마를 통해 '기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던 저자는 그와 관련한 자료를 찾아 공부하고 정리하였다. 그 노고 덕분에, 우리는 좀더 편안하고 즐거운 역사 나들이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단순히, 사회적 약자로서의 안타까운 삶, 피박받는 삶이라 눈 감아버렸던 그들의 삶 속에서 좀더 생동감있고 다채롭게 조선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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