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풍경화첩 - 지금, 여기, 서울의 진경을 그린다
임형남, 노은주 지음 / 사문난적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가을이 좀더 깊어지면, 서울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결국, 책으로 만족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어떤 서울 나들이 때보다 서울의 구석구석을 파헤치며, 오늘의 서울의 진경을 담아내고 있었다. 기존의 읽었던 책들처럼 서울 속 역사 이야기와의 만남을 기대했다. 그런데, 참 감성적인 서울을 만나게 되었다. 그것도 애잔함으로 가득한 서울!

옛 지도의 서울 풍경을 표지로 하고 있으면서, 그 속에서 '지금'의 서울을 담고 있으니, 참으로 독특하다고 할까! 책을 손에 쥐면서, 팔랑팔랑 책을 넘겨보면서 깜짝 놀랐다. 직접 스케치한 그림 속에서 정이 뚝뚝 떨어지고 있으니, 선명한 선을 자랑하는 사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너무도 의외였다. 그러면서, 서울 풍경 '화첩'이란 제목 속, 의미가 눈에 들어왔다. 서울의 풍경을 담아낸 '그림책'인 것이다. 저자도 말하듯, "서울 그림책, 서울 이야기책"이 바로 <서울 풍경 화첩>이란 책이다.

 

40여년의 세월을 서울과 함께 산 저자는 서울의 곳곳을 누비며, 그 속의 풍경을 그림에 담고, 그 풍경이 빚어낸 이야기와 자신의 단상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고 있다. 30개의 풍경 속, 서울의 다채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헌데, 마음 한 구석이 먹먹해진다. 변화무쌍한 서울의 모습은 잃어버린 고향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눈으로 보면서도 갈 수 없는 곳, 그래서 그 시절의 풍경이 아릿한 추억이 되어, 마음을 간질이고 있었다. 내겐 서울은 쾌쾌한 매연으로 둘러싸인 곳일 뿐이다. 그런데 그 곳에서 터전을 일구며 살아온 뭇사람들의 진한 슬픔이 녹아 있는 듯이 당혹스러웠다. 변화와 동시에 사라지고 있는 우리들의 흔적들, 켜켜이 쌓인 역사의 흔적들, 그들의 마지막 몸부림을 글 속에서 만날 수 있었다.

 

<서울 풍경 화첩>은 전혀 예상하지 않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어쩌면 기대했던 이야기가 아니었기에 때론 당혹스러웠다. 그런데, 그 어떤 서울보다도 진솔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말그대로 서울의 진경인 담고 있었고, 그것은 서울과의 색다른, 특별한 만남이었다. 그럼에도, 서울의 애잔함, 처절한 울부짖음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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