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전쟁편
류펑 지음, 김문주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얼마전에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_ 군사편>을 아주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있다. 그리곤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전쟁편''영웅편'으로 이어지는 시그마북스의 시리즈에 대한 관심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특히나 전혀 관심이 없었던 분야의 책이었지만, 기존의 토막지식들이 하나의 퍼즐을 완성하듯, 그렇게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은 꽤나 유쾌한 기억이었다. 그래서 더욱 '전쟁편'에 대한 또다른 기대감을 갖게 되었고, 역시나 유익한 시간이었다. '군사편'을 통해 얻은 지식을 다시 한번 되새김질할 수 있는 시간이면서, 확장되는 앎의 즐거움에 다소 흐뭇했다고 할까!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전쟁편>는 참혹한 전쟁 속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그 역사적 의의를 재해석하고 있었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해석에 깜짝깜짝 놀란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다만, 의혹을 제시함으로써 궁금증만 불러 일으키는 면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웅편의 이야기로 역시나 궁금해진다.

 

1장의 '전쟁 기원의 세 가지 비밀'편에서는 전쟁의 원인을 '권력 추종자들 간의 게임', 부에 대한 유혹'과 '피와 맞바꾼 문화 전파의 야욕'으로 설명하고,  2장부터 11장까지는 10가지 주제별로 전쟁 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특히 세 가지로 나눈 전쟁의 원인 분석은 그 자체로도 흥미로웠다. 단 하나로 단정하기 어려운 것이니만큼, 각각의 원인과 주제별 전쟁이야기는 다각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세가지 비밀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요 흐름이었다. 또한 그 속에서 인간의 권력욕, 소유욕 등을 여실히 확인하고, 지금의 국제 정세를 살펴볼 때,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에 당혹스럽기까지 하였다.

 

발칸의 '코보스 전쟁'(미국의 패권을 둔 술수라는 생각이 오늘날 여전히 패권을 쥐고 흔드는 미국을 생각할 때, 전쟁의 비극성이 더욱 처절하게 느껴졌다), 세계 역사상 최초의 현대화 전쟁이면서  제7차 러시아 영토전쟁이었던 '크림전쟁' 의 영향과 그 의의, 동양의 백년전쟁으로 기억된 당조와 돌권의 백년전쟁(동양정벌에 나선 '십자군'이 돌궐족의 후예라는 이야기는 또하나의 놀라운 수수께끼지만 단순한 언급으로만 그치고 있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등이 인상적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전쟁을 위해 '살았던' '알렉산더'에 대한 이야기였다. 알렉산더 대왕이 원정길에 세운 20여개의 도시는 그가 추구했던 권력의 상징으란 이야기와 33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던 알렉산더의 사후 치열했던 권력 쟁탈전과 '만약 그가 살아있다면'에 대한 추측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또한 왕권에 대한 야망, 전쟁에 대한 집착이 알렉산더를 이끈 힘의 원척이라는 해석은 뒤에 나오는 나폴레옹-권력과 전쟁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수식어가 참으로 걸맞는 나폴레옹이었다-을 떠올리게 하면서 인상적이었다.

 

여전히 세계 도처에서 전쟁이 진행중이다. 그럼에도 '전쟁'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지금의 평화로움(?)에 얼마나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최근 베른린 장벽 붕괴 20주년을 보면서, 우리의 현실, 남북한 현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전쟁'을 소재로한 책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 먼나라, 남의 일로만 생각하고 가볍게 접근했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도 하였다.  

 

전쟁! 과거에도 그랬듯이 지금도 현재진행중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글쎄 평화를 꿈꾸지만 회의적일 뿐이다. 허나,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전쟁편>을 통해 국내외의 여러 전쟁사를 통해 역사의 한 단면을 읽고, 그 속에서 역사적 의의를 찾아 현재적 가치를 재해석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인간의 욕망 측면에서 다뤄질 수밖에 없는 전쟁, 그 전쟁의 원인을 규명하려는 노력들을 현재 진행중인 세계 각국의 현실과 특히, 우리의 현실을 뒤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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