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아프리카 - 대자연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우정의 서사시
조세프 케셀 지음, 유정애 옮김 / 서교출판사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프리카의 광활한 대자연을 상상하는 것은 우주를 입체적으로 상상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카메라에 비치는 그 드넓은 왕국을 보는 것은 언제가 두근두근 가슴 설레고 벅차오르는 감동이 있다. <소울 아프리카> 역시 마찬가지였다. 단순한 동물과 인간의 교감이 이야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프리카가 살아 내게 다가오는 느낌. 일상의 지루함을 단숨에 날려버리는 상쾌함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박짐감에 정신이 번쩍 드는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가 저멀리 살짝 엿보일 때의 기쁨을 책을 통해 맛보았다.

 

<소울 아프리카>는 어느 여행작가가 킬리만자로를 배경으로 한 어느 국립공원에 잠시 머물다, 우연히 체류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이른 아침, 국립공원을 산책하다가 신비로운 한 소녀를 만나고, 그녀의 가족인 엄마 '시빌'과 보호구역 책임자인 아빠 '불리트'를 만나, 식사도 하고, 공원을 구경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어린 소녀 '파트리샤'가 재회하면서 동물의 왕인 사자와 친구처럼 지내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2부는 '사자'라는 말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파트리샤와 함께, 사자 '킹'을 만나고, 마사이족의 '마니에타'를 짓는 광경, 그리고 불리트의 안내로 공원을 구경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솔직히, 1부의 이야기는 지루했다. 신비의 소녀 '파트리샤'의 잠깐의 등장이외에는 화자가 머무르는 오두막을 주변을 맴돌며, 불리트와 아내 시빌을 만나고, 인물들의 성격 묘사와 자그마한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책을 읽는 속도는 뎌디고, 집중도 되지 않았다. 어쩌면 화자 역시, 잠깐의 공원을 구경하면서 동물들을 만나는 것 이외, 불리트 부부를 만나는 것은 상당히 지루했을 것이다. 신경질적이고, 가족 내의 보이지 않는 팽팽한 긴장감 같은 것은 이방인인 화자는 물론, 독자에게도 좋지 못한 인상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화자가 파트리샤와 '사자'의 이야기에 여행 일정을 취소했던 것처럼, 뭔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으리란 생각에 온몸의 세포들도 긴장되고, 바로 서는 느낌이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소울 아프리카>의 핵심은 1부의 지루함(인간, 물질 문명에 대한 지루함 같은 것)에 이은 2부의 강렬한 아프리카, 웅장한 대자연의 경이로움, 사자 '킹'과 소녀의 교감, 그리고 아프리카 부족 간의 갈등(마사이족과 와캄바족)과 원주민들의 문화 등 그 모든 것이 흥미롭게 전개되면서, 생생한 아프리카를 만나게 된다는 것이었다.

 

영상매체를 통해 보았던 여러 아프리카의 장면들이 책 속에 그대로 녹아 있으면서, 화자의 눈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졌다. 또한 믿을 수 없는 사자와 소녀의 교감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어우러짐, 그 아름다운 모습이 내 가슴에 자리하였다. 또한 뜨겁게 생동하는 열정과 파트리샤의 아픔에 고스란히 느끼다보니,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소울 아프리카> 속, 아프리카의 풍경이 그 어떤 아프리카에 대한 인상보다 강렬하고,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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