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8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김양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작은 아씨들> 자~ 기억을 떠올려볼까? 그래 어린 시절 동화책으로 읽었던 '작은 아씨들'의 내용이 뭐였더라~ 글쎄 내 기억 속 어느 자리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소녀적 감성에 참으로 즐겨 읽었을 법한데 도무지 어떤 에피소드들이 있었던 걸까? 책을 집고 조금씩 읽고 나서야, 뾰촘뾰촘 새싹을 틔우듯 그렇게 아기자기한 네 자매의 이야기가 온몸으로 전해지면서 절로 흥이나고, 행복해졌다.

 

크리스마스 전후로 시작되는 1년 동안의 23편의 다양한 일화들을 어릴 적 읽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일 것이다. 까다득한 예전엔, '조'를 비롯한 네자매, 특히 조와 로리의 이야기, 그리고 전혀 다른 세계에 대한 환상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에는 더없이 따스한 가족의 모습, 티격태격하면서도 우애 깊은 자매들의 이야기와 함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각양각색의 개성이 뚜렷한 네 자매를 훈육하고 돌보는 어머니의 남다름이 나를 매료시켰다. 저녁이면 가족이 함께 모여 베스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하고 하루를 정리하는 모습이 참으로 정겨우면서도 현대인들에게 가능한 일인지 새삼 어깨가 무거워진다. 네 자매들간의 사소하지만 때론 커다란(?) 갈등도 한 가족이란 울타리 속에서 너무도 아름답게 그려지며 화해하고 반성하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모습에, 좀더 차분하게 스스로를 뒤돌아보게 한다. 모처럼만의 여름 휴가(방학) 중 일주일간의 유쾌한 자유생활의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자유로움 속 게으르고 나태함에 크게 반성하고, 더욱 성실하고 바지런히 생활하는 모습, 그리고 그런 사소한 일상의 일을 언제고 눈여겨 보는 엄마의 모습이 정말로 인상적이다.

 

1863년에 출간되었다니, 그 시대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화를 단순히 '동화'로 보지 못하는 못쓸 '어른'의 탈을 쓰고 있어, 스스로도 아쉬움도 컸다. 또한 완역본으로써 더욱 솔직한 이야기들은 나의 속내를 들킨듯 씁쓸한 점도 지나칠 수 없었다. 단연 <작은 아씨들>의 예쁜 일러스트에 반해, 손에 들고 있는 내내 괜시리 흐뭇한 미소가 짓어졌다. 하지만 그런만큼 더욱 다양한 그림을 원했는데, 살짝 반복되는 점, 그리고 약간의 미완성인 듯한 그림에는 적잖이 실망스런 마음도 들었다. 

 

마치 가문의 네 자매, 메그, 조, 베스, 에이미의 이야기를 통해, 지난 어린 시절로 추억 여행을 떠남과 동시에 지금의 '나'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된다. 예전엔 느껴보지 못했을 또다른 감동과 향수에 젖어, 달콤·쌉쌀함에 취한다. 참으로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네 자매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영원할테지만, 왠지 모를 서운함은 또 어쩔 수 없는 일인 듯하다. <피노티오>에 이어, <작은 아씨들>을 통해, 예쁜 일러스트를 자랑하는 '인디고'의 또다른 고전 시리즈가 더없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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