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그림처럼 - 나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일상치유에세이
이주은 지음 / 앨리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그림이야기에 빠지게 된 처음은 '트레이시 슈발리에'<진주 귀고리 소녀>를 통해서였다(살짝 맛보기로 책 이야기를 하자면, 진주 귀고리 소녀의 그림이 소개되고 있다. 호홋^^*). 그림과 소설이 하나의 이야기로 어우러지는 것의 독특함, 생경함에 매료되었다. 그리곤 우연하게 '이주은'<그림에, 마음을 놓다>를 보자마자, 어찌나 흥분되고 읽고 싶던지~ 결국 읽게 되었고, 차분하고 그림을 통해 나를 감싸안아주었던 포근함이 내 몸에 깃들어있다. 그런데 이렇게 '이주은'의 <당신도, 그림처럼>이란 책을 보고, 어찌 들뜨지 않았겠는가! 구지 설명할 필요도 없을 듯~

 

표지를 보라! 붉은 장미로 장식된 노란 드레스를 입은 여인, 노란색과 대비되는 녹색의 모자가 눈에 띄고, 아래를 향하는 시선과 감은 눈, 거울을 등지고 서있는 가냘픈 여인! 거울 속 뒷모습이 살짝 비치는 여인의 모습이 왠지 쓸쓸하고 애처롭게 느껴졌다. 그래도 따듯한 느낌이 감도는 색채가 절로 살포시 안아주고 싶은 생각도 들는데, 저자도 역시 그렇게 우리를 안아주고 싶었던 것일까? 표지의 그림 속 '매일매일 그림처럼 행복하게'라는 짧은 문구로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였다.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충분히 내게 기대감과 설렘을 전해주는 책, 그리고 절대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책이었다. 

 

일상에서 소중함을 느끼며, 감사의 마음이 주는 위로로 일상의 상처가 치유되듯,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개의 테마로 이야기가 구성되었다. '자유로운 봄날', '솔직함이 반가운 여름', '내 존재를 느끼는 가을', 그리고 '마침내 겨울'의 테마 속 각각 6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하나의 주제별로, 2개의 그림이 소개되고, 그림에 걸맞는 책 이야기와 영화 이야기를 통해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풍성하게 한다. 특유의 부드러운 감성이 물씬 풍기면서도, 사회, 역사, 문화를 통틀어, 다양한 소재 속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각각의 이야기 모두가 내 마음 속 어느 깊은 곳을 간지렀다. '언제나 Quick Quick, 그래도 가끔은 Slow Slow'의 화두로 시작하는 저자의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책 속에 온전히 흡수되어 쉼없이 내리 달렸다. 순전히 그림에 대한 감상, 해석이 치중한다면 참으로 지루한 일일지 모르겠다. 그림과 일상 속 지극히 사소한 듯한 이야깃거리로 삶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이주은'의 치유에세이에 흠뻑 취했기에, 이토록 공감하며, 빠져나올 수가 없나보다. 일상이란 것이 이처럼 비슷비슷한 것일까? 나의 자잘한 걱정들을 콕 집어 이야기하기도 하고, 나의 주관심사가 하나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사회적인 화두을 가벼운 터치로 살며시 이야기하는 등, 감미롭게, 때론 날카롭게 착착 감기듯 그렇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살짝 아쉬운 점은 표지의 「노란 옷을 입은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호기심을 갖으면 여러 공상에 빠져들게 한 표지 속 그림이야기가 더없이 궁금해진다. 그런데, 그거야 뭐~ 1년 쯤 기다리면 만날 수 있겠지 싶은 마음으로 달래본다.   

 

이주은의 그림을 통한 치유이야기를 통해, 또한번 마음이 포근해졌다. 그녀를 만난 것은 내게 커다란 행운이었다. 책을 따라 차분히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그녀의 이야기가 몸에 베인다. 그것은 또한 그림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그림이 한없이 친숙해지도록 만든다. 그림 속 작은 것에서도 감동받고 흥분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주은' 덕분이다. 그래서 나는 덩달아 매일매일이 행복해진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번에 읽은 <당신도, 그림처럼>을 오래오래 벗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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