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 상처에서 치유까지, 트라우마에 관한 24가지 이야기
김준기 지음 / 시그마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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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시, 책을 통한 심리치유에세이를 아주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에는 '영화'를 통한 치유에세이를 만날 생각에, 책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은 몹시도 설레고 기대되었다. 과연 '영화'를 통해 어떤 감성이 마음을 위로하고 달래줄지~ 그런데, 살짝 나의 기대에서는 조금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영화를 통해, 영화에 공감하면서, 마음을 치유하는 사례 그 자체를 기대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읽었던 치유에세이는 대체로 그런 느낌이 강했고, 그 이야기들에 공감하면서, 절로 내 마음도 가벼워졌던 것이었다. 하지만,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은 제목의 심리'학'에서처럼 조금은 학문적인 냄새가 짙었다. 저자가 정신과 의사이기에 영화 속, 여러 상처 받은 인물들을 분석하고 그들의 상처 유형을 나열할 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part5 트라우마의 치료'는 영화 속에 담긴 치유의 과정,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어, 살짝 일었던 책에 대한 반감을 씻을 수 있었다.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은 영화 속, 인간 심리를 분석하면서, 특히, '트라우마'라는 공통된 소재별로, 트라우마의 원인, 증상, 치료를 이야기한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part4'의 '트라우마 공화국, 대한민국'에 대한 이야기였다. 일제 식민지라는 과거 역사가 현재 진행형인 우리 모두의 트라우마라는 것, 남북 분단의 현실 속, 대한민국 남자들의 '군대' 트라우마, 그리고 대형 사건 사고가 많은 '부실공화국' 속 빨리빨리 문화가 빚어낸 트라우마는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였기에, 흥미로우면서, 우리들의 모습을 뒤돌아보면서, 우리들 객관화하면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

여러 영화들을 소개하고, 그 속에 인간의 상처, 트라우마의 유형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내가 본 영화는 거의 없는 듯하다. 살짝 엿본 정도의 영화가 전부이지만, 기존에 이미 이름 정도는 한 번쯤 들어봤던 영화들이 대부분이었다. 영화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면서, 소개된 영화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또한 영화를 보는 재미가 남달라질 것 같은 기대감도 일었다. 그 중에서 영화 '람보'에 대한 해석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전쟁영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주인공 '람보'의 이야기는 전쟁이 낳은 트라우마 속 한 인간의 처절한 몸부림이라 생각하니, 근육질의 람보가 애처롭게 느껴졌다.

 

한 편의 영화를 중심으로 영화 속 트라우마 이야기는 그 어떤 것보다 인간의 상처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영화 자체가 시각적, 이미지 그 자체이기에 더욱 생생하게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장점에 저자의 남다른 심리학적 접근이 더해지면서, 인간의 상처, 심리가 더욱 부각되었다. 또한 각 장별로 트라우마 '돋보기'를 통해,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를 더해주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빅 트라우마와 스몰 트라우마였다. 상처를 지니지 않은 인간이 어디 있을까! 나의 트라우마는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려 노력하였다.

 

"자신을 죽일 정도로 엄청난 것이 아닌 이상, 고난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239)



 

처음 나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배신감에 살짝 미웠던 책,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은 영화 속 인간 심리를 파헤치고, 상처를 이야기하면서, 객관적 시각을 제시해준 고마운 책이다. 더불어, 영화가 갖는 미덕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영화를 보는 재미가 남다를 것 같다. 눈 앞에 펼쳐지는 자극적 이미지 때문에 꺼려했던 많은 영화들이 새롭게 다가오면서, 서둘러 영화들을 찾아보고, 책 속 이야기에 더욱 공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인간의 심리에 따른 다양한 모습들을 좀 더 이해하고 주변 사람들과 더욱 소통하면서, 너그러운 마음을 지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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