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시미즈 요시노리 지음, 오유리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기막힌 상상력의 세계가 펼쳐진다. 나의 상상력의 벽을 느끼며, 저자의 상상력에 놀라며, 끝없이 펼쳐지는 상상의 세계로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단 여행의 피로는 전혀, 오히려 유쾌, 발랄함이 나를 휘감는다. 아빠와 내가 존 레논을 구하려 뉴욕으로 언제쯤 떠나는 것인지? 그 과정의 개연성이 아주 잘 어우러져 시간을 잊게 만는다. 주인공 '쇼고'의 과거로의 시간여행과 함께 나의 시간은 멈춘듯.......

책이 생각했던 것보다 두꺼워(나는 물리량 자체가 가벼운 일본소설로 생각했다) 뭔 그리 할 말이 많을까? 싶었다. 그런데 책을 통해 '쇼고'의 이야기, 그리고 아빠 '다이스케'의 이야기를 차례로 읽다, 존 레논을 구하려 뉴욕으로 가는 과정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을 만난다.

 

과거로의 시간여행, 쇼고의 이야기로 언급되기도 하지만 그렇게 복잡하고 많은 어려움이 있을까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나의 신분을 증명할 길이 없기에 여권발급조차 어렵다. 그렇다면 쇼고는 태어나기도 전의 시간 속에서 어떻게 여권을 만들고 여행이 가능한 것일까? 나,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신권 화폐가 발행된 상황에서 무일푼이 되버린 상황 속, 아빠를 찾아 그 위기를 극복하면서 아빠와 어울리면서, 아빠를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이 너무도 유쾌하고 솔하게 그려진다.

 

 권위적이며 이기적이고 엘리트 의식에 사로잡힌 아버지는 쇼고의 무능을 탓하면서, 부자간의 골이 깊어진 상태이다. 그리고 쇼고는 아빠와의 갈등을 참지 못하고 2003년 봄에 독립하였다. 하지만 독립 후의 상황을 점점 더욱 꼬이고, 우연하게 타임 슬립을 하게 되어 23년전인 1980년으로 떨어지게 된다. 1980년 5개월간의 과거여행 속, 폴란드인 '알렉'을 통해 돈을 벌고, 사서 에미코, 보육사 이치에, 그리고 친구 류타의 아버지 나오키를 만나면서 두어달의 시간을 보내다, 죽은 존 레논이 아직 살아있는 시기라는 것을 알고 아버지가 존경하는 존 레논을 구하자며 부자가 함께 뉴욕을 간다.

 

아주 유쾌하고 발랄한 부자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언제 존 레논을 구하려 떠나는지 계속 호기심을 갖고, 존과 다이스케의 훈훈한 이야기에 빠져버렸다. 나의 상상력을 조금씩 빗나가는 이야기는 나의 한계를 느끼게도 했지만, 그만큼 작가의 상상력에 매료되었다. 너무도 완벽하고, 성공한 아버지가 아닌, 허술하기 그지 없고 연애는 잰뱅인 아빠, 과거의 아빠를 만나며, 서로 이해하고, 화해하는 장면이 너무도 훈훈하면서 적잖이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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