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중 처세어록 - 경박한 세상을 나무라는 매운 가르침 푸르메 어록
정민 지음 / 푸르메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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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세'라는 말로부터 범람하는 자기계발서 따위가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성대중'이라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에 살짝 책을 엿보았을 때의 놀라움과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책 속의 소개에 따르면, 성대중은 영정조 시대의 인물로, 서얼출신이다. 또한 익히 들어본 바 있는 '이덕무'와 가깝게 교우했고 여러 저술을 남겼다는 정도의 정보 이외는 아직도 '성대중'에 대한 많이 알지 못한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그 인물 됨됨에 대한 깊은 존경이 절로 우러러 나온다.

 

마음을 올바르게 하는데, 그리고 여유를 찾고 반성의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짧은 이야기 속에 진솔함이 가득하여, 쉽사리 읽기가 싶지 않았다. 천천히 씹어야 소화도 잘 되듯, 그렇게 천천히 한글자 한글자 마음에 새기듯 읽노라면, 마음이 숙연해지고 깨끗해짐을 느낄 수 있다. 단숨에 빨리 읽히는 책만 좋은 줄 알고 즐기다가, 한 문장 한 문장마다 깊은 울림을 지닌 책을 읽는 것이 다소 어색하고, 또한 날카로운 한 말씀 듣기가 송구스럽고 고개가 절로 숙여지게 만드는 묘한 책이다. 

 

한역풀이와 한문경구 그리고 정민 선생님의 명쾌한 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무리 길어봐야 10줄정도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처세어록'이란 제목처럼 혼란스럽고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를 10개 주제로 묶고 있다. 또한 각각의 주제마다 하나의 소주제로 날카로운 삶의 철학이 담겨있다. 자신의 삶의 정신을 아로 새겨, 이렇게 먼 훗날 참 교훈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얼마나 기쁘고 자랑스러운지~ (다소 오바마의 책을 접하면서 느꼈던 불온했던 마음이 말끔히 씻어졌다.)

 

분별이란 주제의 첫 번째 글 '착시' 

나약함은 어진 것처럼 보이고,

잔인함은 의로움과 혼동된다.

욕심 사나운 것은 성실함과 헛갈리고,

망녕됨은 곧음과 비슷하다. 

 

책 속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하나로 치우치고 왜곡되고 쉬운 마음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나침은 부족한만 못하다는 지혜, 그리고 나로부터 시작되는 어우러지는 삶,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더 마음에 새겨본다.  

 

흔들림없는 바른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 깊이 반성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때론  너덜너덜 헤져버리는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는 좋은 벗 하나 생겨 행복했다. 마지막으로 올곧고 바른 옛선비와 마주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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