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의 과학 - 20세기 과학기술의 사회사
김명진 지음 / 사계절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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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의 과학!  야누스 - 전쟁과 평화를 상징!, 과학의 양면성을 표현하기에 너무도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전쟁과 평화' 20세기의 과학이 이를 대표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여실히 알 수 있다. 20세기의 과학기술의 발전상과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여러 문제들의 시사성을 모아 한 곳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는 책이다.
 

현재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여러 전자기기들이 군사적 목적을 위해 개발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이 책은 그 군사적 목적의 양태를 물리, 화학, 지구과학, 천문학, 생물학 등의 여러 자연과학을 망라하여 실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과학의 발전이 오늘날 사회적, 정치적, 환경적 논쟁들과 결부하여 그 배경을 설명하고 논쟁의 핵심과 현대과학기술과 사회의 역학관계에 따른 일종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과학의 특징, 20세기 거대과학의 탄생과 유산 : 현대과학의 전반적인 흐름과 거대과학의 출현과 그에 따른 문제들을 소개하고 있다.

 핵과학의 발전과 원자폭탄의 개발 & 원자력 발전의 기원과 성쇠맨해튼 계획과 관련하여 세계대전 그리고 더 나아가 과학자들에게 '사회적 도덕적 책임'이란 의제를 던져주었던 사건들을 통해 과학의 양면성은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원자력 발전의 발전 과정 그리고 그 이후의 문제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핵발전소 설립 문제와 북한의 핵문제가 갖는 여러 역학관계를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막연하게 '아~ 그렇지' 핵전쟁과 같은 막연한 불안감으로 인해 지나쳤던 진실에 좀더 다가간 느낌이다. 시핑포트 원자력발전소를 통한 사실상의 표준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디지털컴퓨터의 등장과 PC 혁명& 인터넷의 등장과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 : 컴퓨터의 발전 과정을 시대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컴퓨터 해방 운동가들의 저항 문화에 대한 이야기였다. 또한 인터넷문화,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로 인한 여러 문제들은 너무도 익숙해서인지 살짝 언급만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냉전이 잉태한 우주 개발 경쟁 : 냉전의 시대 미소간 우주 개발 경쟁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우주왕복선과 국제우주정거장을 실패 사례로 꼽아 설명하는 것이다. 전혀 인식하고 있지 못했던 것이었다.

 합성살충제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 '침묵의 봄' 짐작할 수 있었으나, 새로운 진실이었다. 침묵의 봄이 촉발한 DDT문제, 그리고 살충제의 유용성과 그 피해를 소개하고 있다. 예전에 tv에서 보았던 인도의 목화사업(?)과 관련한 이야기-유전자변형식물과 그론 인한 생태계 교란문제 그리고 미국 종자회사의 횡포로 더욱 황폐해진 인도 농민의 모습 등등-가 생생하게 기억되었다.

 오존층 파괴 존쟁, 전지구적 환경문제의 시작& 지구온난화의 길고 굴곡진 역사 : 환경문제에서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지구온난화! 전지구적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발전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환경호르몬이 제기하는 새로운 위협 & 생명공학 혁명과 대중 논쟁 - '도둑맞은미래' 너무도 심각하게 대두되면서도 논란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부분에 대한 정확한 개념 설명과 발전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돋보이는 장이다.

 망원경의 거대화와 천문학의 거대과학화 : 망원경의 거대화 과정의 설명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그리고 과학과 부의 관계를 통해 거대과학의 문제- 첫 장에서도 살짝 언급한 내용이지만 -로 인한 거대과학화이 지닌 딜레마에 대한 소개가 흥미로웠다.

 판구조론 혁명과 냉전 시기의 지구과학 - 제목부터 의아스러웠다. 냉전의 시기와 판구조론!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전혀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 저자가 다시한번 언급하였듯이 지구과학과 냉전시기에 대한 조명은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지구과학시간에 배웠던 대륙이동설, 그리고 판구조론의 정립과정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세상의 반, 여성과학자의 좌절과 도전 : 스스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라 심히 부끄러운 생각이 두는 주제였다. 

마지막으로 21세기의 과학기술-과학의 상업화와 새로운 위험 : 높이 평가하는 바이다. 기존에 두루뭉술하게 생각되었던 오늘의 과학의 모습을 면밀히 살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과학의 상업화에 따른 연구 부정행위(research misconduct), 대형 기술사고의 발생으로 촉발된 기술위험에 대한 담론- 정상사고, 탈정상과학 그리고 과학기술의 민주화-기술시민권, 숙의적 시민참여제도, 과학상점, 참여설계 등의 새로운 개념들을 제시하면서. 미래 과학기술에 대해 우리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이유를 확고히 할 수 있도록 돕는 장이었다.

 

과학을 공부하면서 이렇게 여러분야의 자연과학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과학사는 처음으로 접해보았다. 더 나아가 단순한 과학사가 아니다. 과학의 전반을 아우르며, 과학기술의 발전과정, 그 배경과 정치, 사회, 경제 환경과의 관계를 분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좀더 쉽고 재밌게 과학기술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부제, '20세기 과학기술의 사회사'에 아주 충실하면서도 여러 삽화와 사진들을 통해 단순한 서술을 탈피하여 지루할 틈 없이 술술 읽히는 책이다. 교양으로 읽기에 너무도 유용한 과학사이며, 사회전반의 여러 문제들을 쉽게 이해하고 접근하도록 돕는 안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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