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기별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김훈 작가의 에세이다. 김훈의 책이다. 솔직히 더 할말 없다. 김훈의 글이기에 기대되고 역시 기대이상이라는 것! 나를 결코 실망시키지도 않고 오히려 더욱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 뿐이었다.

모른다. 왜 김훈의 글에 빠지고 있는지~ 알 수 없이 그렇게 그의 글의 빠져버렸다.

느리고 말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듯한 그의 문체, 그 속에서 나는 뭔지 설명할 수 없는 여러 감정을 느낀다. 그런데 그 느낌이 너무도 좋기만 하다.

 

바다의 기별, 총 3개의 구성으로 나뉜다. I. 바다의 기별, II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 III. 말과 사물 

그리고 바다의 기별, 광야를 달리는 말, 무사한 나날들, 생명의 개별성, 칠장사 기행, 글과 몸과 해금, 시간의 무늬 /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 1975년 2월 15일의 박경리, 고향과 타향, 무너져가는 것에서 빚어지는 새로운 것,/ 회상, 말과 사물 이렇게 나뉜다.

 

아버지를 이야기하는 광야을 달리는 말, 한식날 아버지 성묘가서, 슬픔이 어느 덧 풍화되고 풍화되어 그렇게 살아나는 사람들이 살아간다는 그의 말이 어쩜 이리도(아~ 뭐라 표현해야 할지 나는 모른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 소설 '임꺽정(홍명희)', 시 풍'경 뒤의 풍경(최하림)' 그리고 그림, 화가 오치균의 이야기 등등 여러 분야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너무도 진솔하고 담백하게 써내려가고 있다.

또한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 그 누가 이처럼 소방관에 대한 아낌없는 찬사를 쏟아부었을까? 싶다. 그렇게 무슨 이야기일까? 제목은 참으로 씩씩하고 재미가 느껴지는데, 그 재미 그 이상의 무엇을 생각하게 한다. "그 현장은 지옥 속에서 펼쳐지는 찬란한 아름다움이었다.(79쪽), "...... 그 대원들은 이 사회의 기초를 버티어 주는 안전판이고, 인간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실천하는 보상들이다......"(82쪽)

김지하가 출감되는 75년 2월 15일 영화 12도의 추위속, 갓태어난 손자를 업고 사위를 먼 발치서 기다리던 박경리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울면서 "아기가 추웠겠네요"(94쪽) 라는 아내의 말에 나 역시 눈물이 왈칵(휴~) 쏟아지기도 하였다.

 

하나의 이야기 모두가 주옥같고 강한 호소력으로 나를 울게하고 웃게한다. 또한 정신이 번쩍들 정도의 에린 말들, 지금껏 내가 경험해왔던 모든 감정들을 이 책을 통해 다 느껴보는 것은 아닐까?

김훈은 늘 그렁그렁 눈물이 맺히면서 입꼬리는 자연스레 올라게 환하게 미소짓게 만든다. 누가 볼까 무서운 얼굴을 만들어버려 곤혹스럽지만 가슴 훈훈하게 나를 감싸안아주는 따스함이 있어 나는 늘 좋다. 시간이 지나고 또 그의 새 글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또 기대한다. 내 곁에 머무는 몇권의 그의 책과 함께하며, 또 하나의 '바다의 기별'과 더불어 기다리는 시간을 견뎔 낼 것이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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