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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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기욤 뮈소의 소설이다. 기욤을 처음으로 만난 것은 지난 10월 '구해줘'를 통해서다. 그리고 최근에 그의 신간이 나오면서 기대감은 이내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를 내 손에 쥐게 만들었고, 결국 빠져들게되었다. 솔직히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처럼, 어떤 면에서는 기욤의 소설도 그렇다. '뭐야? 이거 똑같잖아'하면서 끝까지 손을 놓지 못하고 단순에 읽어버린다. 그리고 욕하는 드라마와 다른 뿌듯한 감정이 나를 감싸안는다. 그리고 결국 똑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기욤의 놀아운 상상력에 감탄할 뿐이다. 그리고 그의 탁월한 글솜씨에 빠지면서 다음 글들을 기대한게 된다.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제목에서 나는 사랑의 달콤함과 부드러움 등을 기대했는지 모른다. 기존의 그의 소설에서 보았던 사랑, 죽음, 정해진 운명, 그것을 극복하려는 주인공의 필사적인 몸부림 정도를 쉽게 예상하기엔 나는 너무도 단순했다. 책을 다 읽은 후에 표지를 보니, 표지 뒤에 감추워진 소설 속 내용이 엿보인다. 

총 3부로 이루어진 이야기, 프롤로그1과 2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너무도 넘쳐난다.
프롤로그1, 지금 하거나 영원히 하지 않거나. 이 말은 글을 읽는 내내 여러번 반복되었다. 선택의 순간, 우리가 망설이는 순간순간들, 그 속에 스물세살의 주인공 에단이 있다. 그의 생일, 약혼녀 마리사와 가장 친한 친구 지미 뒤에서 그는 그의 미래와 현실 속 모습을 그려본다. 그리고 사라져버린다. 어떤 말도 없이 혼잡한 사람들 속으로 에단은 사라진다. -> 몇장을 읽었다고, 나는 강한 충격에 휩싸였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과연 사랑을 찾아 돌아오는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뒤이은 혼란.
10년 후 셀린과의 이별에 대한 프롤로그2. 사실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강한 충격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한 나에게 또다른 여인 셀린의 등장과 막연한 불안감에 이별을 하는 에단, 에단의 이별 방식은 극단적이었다. 사랑하는 연인, 친구, 가족과의 이별이 연기처럼 한순간에 사라짐과 같다면, 아무런 준비도 예고도 없는 것이라면 얼마나 많은 고통을 참아내야 할까? (물론 생각해보면 그런 이별은 '빈번하겠구나' 한다.)
그리고 성공한 정신과의사 에단, 명성과 돈과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게 된 에단의 하루 2007년 10월 31일 토요일이 시작되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름 모를 여인, 그리고 자동차 파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에단, 그를 감싸는 불길함을 나역시 느끼면 서서히 책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방송 출연, 제시라는 소녀의 자살, 셀린의 청첩장, 그리고 택시 기사 등등의 새로운 인물들이 던지는 사건사고들~ 그 속에 하나의 연결고리를 찾아 헤매는 에단와 나!
그리고 2부와 3부의 반복되는 10월 31일 토요일의 하루,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야기 그렇다. 기욤의 소설은 많이 본 듯, 뻔한 이야기인 듯한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나에게는 늘 그랬다. 하지만 그의 소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면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 그리고 뻔한 이야기라는 단정 속, 생생함은  전혀 다른 이야기로 나를 이끈다. 소제의 익숙함으로 인해 나의 머리 속의 생생함이 기욤의 가장 큰 장점일지 모른다. 물론 언젠가 보았던 영화 속 장면들을 떠올리다보면, 그의 독창성을 의심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책을 덮은 후, 난 나의 상상력의 부재를 여실히 느낄 뿐이다. 

현재와 과거의 사건들, 회상,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의 퍼즐 게임을 하는 듯한 구성은 나에겐 너무도 즐거운 오락거리 그 이상이었다. 에단의 선택과 행동들, 그리고 이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긴장과 궁금증은 증폭되기만 할 뿐이었다. 어떻게든 에단이 이 위기를 극복하기 바라며, 운명이란 것에 맞서 승리하길 바라며, 그리고  모든 것이 잘 풀렸으면 하는 행복한 결말에 대한 바람 등으로 초조하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죽음!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숙명! 그리고 이별과 사랑, 그리고 용기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지금의 나를 돌아본다. 그리고 앞으로 나의 삶에 있어 가족, 친구들에 대한 나의 그릇된 생각들도 반성해본다. 결국 삶에 있어 사랑의 여러 형태를 보여주고 그 힘을 믿게 만들어 주는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한마디로, 한 번 빠지면 모든 것을 잊고 책 속에 몰두하게 되는 강한 흡인력이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그리고 기욤 뮈소의 소설 속에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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