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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콘서트 - 29개 테마로 한눈에 보는 우리 역사!
백유선 지음 / 두리미디어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한국사콘서트!
'콘서트'란 제목에서 뭔가 색다름이 느껴지는 책이라 고르게 되었다.
쉽게 생각해 '콘서트'는 즐겁다. 그럼 역사도 즐겁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의도일까? 작가의 의도는 이 책에 너무도 잘 반영되어 있었다. 나는 정말 재밌게 무슨 소설책 읽듯이 단숨에 읽어버렸다. 물론 소설적 재미와는 다르지만 말이다. 이 책은 일반인이 교양으로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나는 교양과 더불어 학습의 효과도 톡톡히 보았다
한국사콘서트는 통사의 구조로 선사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방대한 한국사를 망라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역사상 우리가 많이 접할 수 있었던 중요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어서 익숙함에 더욱 편안게 읽을 수 있었다.
눈을 번쩍 뜨게 만드는 새로운 사실 - 물론 새로움이 아닌 단지 내가 미처 몰랐던 사실이지만 말이다 -들이 듬뿍 담겨 있다. 예전에 얼핏 들어본 기억이 있는 '흥수아이'는 반가운 마음이었고, 작가의 말대로 선사시대를 '유물'중심이 아니 '사람'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는 점은 정말 새로웠다.
강감찬 장군이 무신이 아닌 문신이었다는 사실, 예전 국민학교의 '국민'이 '황국신민'의 준말이었다는 것, 충선왕이 재위 기간 내내 원의 수도인 연경에 머물렀다는 것, '한글을 일본이 보급시켰다'라고 주장하는 역사왜곡 사실, 고구려를 원래는 '고구리'로 읽어야 한다는 것, '원구단'이 아닌 '환구단'에서 고종의 황제즉위식을 거행했다는 것 등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고마운 책이다.
사진자료들 또한 풍성하여 읽는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반가운 지역(194쪽의 전북 진안 은수사)도 있고, 많이 가본 곳임에도 역사적 연계가 부족하였다는 점에서 심히 부끄러움 마저 들었다. 또한 아직도 가보지 못한 곳(강화도와 경주)의 여행을 한껏 기대하게 되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20개의 '역사 상식 바로잡기'이다. 나의 상식의 헛점을 고스란히 지적당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바로잡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 얼마나 컸는지 이루 설명할 수가 없으며, 그러하기에 토요일 전부를 할애할 수 있었다.
역사서는 잘못 읽으면 한쪽으로 너무 편중되기 쉽고, 오늘날도 좌익이니 우익이니 하며 떠들어대는 통에 신뢰성이 떨어지곤 하였는데, 이 책은 어느정도 그런 불신은 없었다. 다만, 좀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이 하나 있다. 대체로 역사적 용어에 대한 이의제기는 충분한 근거를 통해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305쪽에서 시작하는 '채찍과 당근, 문화 정치의 두 얼굴'이란 내용에서 '문화정치'라는 표현은 너무도 낯설고 어색하단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무단통치의 이은 '문화통치'라고 알고 있는데 너무도 과감하게 아무런 설명없이 '문화정치'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치와 정치는 너무도 다른 것이 아닐까? 사전을 사전보았지만 정확한 차이는 설명할 수 없지만 왠지 정치라는 표현이 훨씬 긍정적이고 밝으며 자율적인 느낌은 무엇일까? 나의 지식의 한계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겠지 하면서도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 부분이다. 이는 내가 좀더 알아봐야겠다.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쉬운 접근은 내게 즐겁고 쉽게, 아니 어렵지 않게 역사와 만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간만에 콘서트장의 열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토요일이었다. 역사서는 다소 딱딱하고 어렵고 내용도 방대하다는 오명을 완전히 벗고 있는 '한국사콘서트!' 나는 이틀간의 즐거운 역사여행을 하고 돌아왔고 이젠 편하게 되새겨볼 시간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