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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EBS <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제작팀 엮음 / 지식채널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사실 아토피라는 게 내 일이 아니었을 때는 "에고고..어째요..얼른 나을거에요.."라고 말했는데
이젠 우리 둘째가 아토피 증상을 보이니, 그 마음이 백번 이해가 되기 시작하던 때...
아토피가 정확히 무엇일까? 어떤 크림을 써야하는거지? 병원 약 이거 발라도 되는건가?
무엇보다도 내 아이가 아프니, 아이가 뱃 속에 있을 때부터 내가 조심하지 않은 것들을 짚어보고..
아~ 아무래도 내 탓인 것만 같아 아이에게 미안하고...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릿 속을 뒤죽박죽 만들었다.
그리고 아토피 검색하기 시작.
하지만 너무나 많은 이야기와 경험담....오히려 혼란만 가중되고..
다들 대체요법으로 하는 걸 보자니, 병원에서 처방받은 이 스테로이드 연고를 계속 발라도 되는지 난감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눈에 띈 책. "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ebs 다큐프라임에서 다룬 내용을 책으로 담은 건데.. 직접 다큐프라임을 보지 못했던 나에게는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도 그 전에 나왔던 지식채널 책들을 통해 육아에 도움 받는 점도 많았기에 이 책 또한 꼭 보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아토피를 심하게 앓는 아이의 사진을 보며 우리 아이도 이렇게 되면 어쩌지? 하는 무서움과 두려움도 들었지만,
정말 올바른 정보를 얻고 내가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제대로 준비하려면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한장 한장 넘기기 시작했다.
첫 페이지에 아토피를 무겁게만 생각했던 나에게 아토피는 현대병으로 10명 중 2명은 앓는 질환이라고 하니 놀랍기도 했다.
우리 아이가 10명 중 2명안에 든 것이고...
이 다큐프라임이 방송되면서 의견이 분분했다고 한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너무 옹호하는 것이 아니냐! 라는 이야기..
하지만 책을 읽으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나온 이야기라 신빙성이 있었던 것이다.
특히나 대체요법을 고집하다가 악화된 아이들의 증세..그리고 힘들어하는 모습...
나중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적절히 사용하면서 아이에 맞는 치료를 시작하니, 점점 호전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편안해한다는 이야기에..나 또한 무조건 스테로이드 연고를 거부할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의 경우도 병원에서
3.3 요법으로 심하면 쓰도록 하라고 했는데, 사실 스테로이드 단어만으로도
겁이 나서 하루 썼다가 안썼다가 했던 일들도 좀 후회가 되었다.
스테로이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책에서는 아주 상세히 나타나있다.
일본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부분을 보았을 때는 왜 이런 인식이 우리나라에 심어지게 되었는지도 이해되기 시작했고..
연고를 쓰면 좋아졌다가 끊으면 다시 심해지니, 약의 부작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나라도 했을 듯 싶다.
연고를 쓰고 서서히 줄이는 방안으로 간다면 충분히 아이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이젠 공감한다.
의사는 아토피의 경우 만성질환이기에 금방 나을 거라는 생각보다는 오랜 시간을 두고 치료해나간다고 생각하라고 하니 나또한
조급해하지 말자 하는 생각도 또한 들고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아토피를 앓은 아이의 경우 그 다름 알레르기 질환들
즉, 비염이나 천식 호흡기 질환이 발병할 확률이 아주 높다고 하니, 우리 아이의 건강 상태도 잘 체크해야겠구나 싶었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마음 아팠던 건 ...아이들의 몸 상처보다도 아이들의 마음이 입는 상처.
아이들이 따돌려요.. 내 손을 잡지 않고 옷을 잡아요.. 지저분해보인데요.
아이들이 꼭 전염병인양 대한다는 이 이야기를 읽어내려갈 때는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
병원 검사를 통해 알아본 아이들의 심리상태. 정말 심각했다.
아토피 아이들을 둔 엄마들의 경우도 아이를 바라보기보다는 아토피 증세에만 집중하다보니
아이들이 받는 상처는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나도 우리 아이 이쁜 미소 보는 것보다 수시로 아이 목 주변 상태 살피느라...
아이 울어도 목 뒤로 해서 크림 바르느라 바빴던 것 같아 우리 작은 아이에게 미안했다.
아토피를 앓는 아이들에게 엄마의 잔소리와 아토피만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
그리고 식사제한 등은 아이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주게되고
아이의 정서적 발달 및 신체적 발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느끼게 된다.
아이들은 일상생활을 행복으로 느낀다고 한다.
다른 친구들처럼 먹고 싶은 거 마음 껏 먹고 엄마의 잔소리 적게 듣고 싶어하고 마음껏 뛰어놀고 싶어하고 입고 싶은 옷 입고 싶고..
다른 아이들에게 아주 사소한 일들이 아토피 아이들에겐 힘을 얻는 요소라고 하니,
안쓰러우면서도 이런 삶을 선물하는 게 우리가 해주어야 할 일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아토피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세계적으로 아토피 치료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니,
우리나라도 곧 아토피로부터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선물할 날이 곧 올거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아토피를 다루는 방송에서 보니, 아토피 앓는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모습이 나왔는데 정말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및 방과 후 치료까지 신경쓰는 학교.
그 속에 아이들이 점점 호전되는 모습은 참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제목이 아주 기억에 남는다.
100m가 아닌 마라톤을 뛰는 마음으로.
아토피로 힘든 아이들. 아이들 못지 않게 너무나 힘든 엄마 아빠들.
모두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천천히 마라톤 뛰듯 노력하라는 이야기.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기. 엄마도 스트레스 풀기. 꾸준히 치료하기.
아토피 100% 완치법이 나와 있는 건 아니지만, 아토피가 무엇인지 어떻게 다가가야할 지
그런 생각과 느낌들을 선물하는 이 책.
아토피로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 이 책은 꼭 읽어보았으면 하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