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도 취미가 될 수 있나요 - 맥주를 보다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
음미하다 지음 / 북폴리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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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

크래프트 맥주란 소규모 양조장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맥주를 말한다.


p.53

흔히 맥주를 크게 에일과 라거, 두 가지로 구분하곤 한다. 에일은 1부에 등장했던 사카로미세스 세레비지에(에일 효모)를 사용해 만들고, 라거에 비해 높은, 20도 내외의 온도에서 짧게 발효하는 맥주를 말한다. 라거는 10도 정도에서 발효하고 저온에서 숙성하는 맥주로, 낮은 온도를 견딜 수 있는 사카로미세스 파스토리아누스(라거 효모)를 사용한다. 


책 제목은 가벼운데, 맥주 백과사전 느낌이다. 하드커버라니 고급지기까지 하다. 일단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맥주를 좋아하는 남편 때문이었다. 남편은 마트에 가면 맥주코너에서 오랜 시간 있는 사람이다. 맥주 마시면서 맥주에 대해서 아는 척을 해서 내가 이 책을 읽고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를 한 번 나눠 보리라, 생각했다. 대화를 나누기까지는 이 책을 여러번 읽어야 할 것 같다. 나의 지식이 너무 바닥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최소한 남편이 하는 말은 알아들을 수는 있을 듯 하다. 맥주 대화를 하려면 외워야 하는 것들이 있어서(적어도 맥주 이름 정도는 외워줘야 하지 않겠나)


책의 구성은 맥주가 어떻게 탄생이 되었고, 내 취향은 어느 쪽에 속하며, 맥주의 종류에 따라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 소개, 세계 맥주 소개로 되어있다.


올해 여름, 맥주를 즐겨 마시기 시작하면서 마시는 맥주에 대한 느낌을 짧게 정리한 인스타 피드를 올려보기도 했다. '시원하다' 를 넘어 선 그 무언가를 기록해보고 싶었다. 음미하는 순간을 기록하는 것이다. 기록하다가 중단되긴 했지만 이 책을 보면 기록하는 방법도 나온다. 아, 이렇게 디테일하게 했어야 하는데..... [맥주의 색상과 거품을 관찰한다, 마시기 전 맥주의 향을 맡아본다, 맥주를 마시면서 풍미를 느낀다, 반쯤 마신 후 맥주의 향을 맡아본다, 안주와 함께 마신다, 음미 노트를 작성한다.] 바로 이거다. 이 단계로 맥주를 음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음미노트 샘플도 있어 어떻게 기록하는 것이 좋은지도 알려준다. 다시 한 번 작성해봐야겠다.


나에게 맞는 맥주 찾기도 있다. 나는 맛에 둔감한 편이다. 맛집을 가도 특별함을 찾기가 어렵다. 거의 모든 음식이 맛있기 때문이다. 씁쓸한 맛이 되도록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신맛도 싫다. 나는 맥주는 구수한 맛이 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다면 난 스타우드, '기네스트래프트' 가 나에게 맞는 맥주라고 나온다. 기네스를 좋아하는데, 신기하게 딱 들어 맞았다.


맥주 종류에 따른 안주도 추천해준다. 맥주 안주=치킨 아닌가? 아니다, 더 디테일한 안주 추천이 있다. 내가 좋아한느 기네스드래프트는 의외로 나물과 잘 어울린다고 되어 있다. 나물의 쌉쌀한 맛이 구수한 맥아의 맛과 만나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강한 감칠맛을 낸다고 한다. 나물이라니, 생각도 하지 못한 조합이다. 도전해 보겠다.


지금까지 맥주=독일 이라고 생각했다. 남편은 독일에 가서 맥주축제에서 여러 가지 맥주를 마셔보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이 책을 보니 독일 뿐 만 아니라 영국, 벨기에, 체코, 미국도 맥주로 유명하다고 되어 있다. 직접 가서 마셔보는 크래프트 맥주는 얼마나 맛있을까? 상상만 해도 침이 넘어간다. 남편이 꿈을 꼭 이루길 기도해야겠다.(그리고 그 옆에 내가 있기를)


한국에도 그래프트 브루어리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전주에 있는 노매딕 브루잉은 한 번 가볼 수 있을 것 같다. 시댁이 전주라 남편에게 정보를 슬쩍 흘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미끼를 물었다. 추석 때 영업을 한다면 가볼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맥주 선택은 항상 남편에게 맡겼었는데, 이번에 장을 보게 되면 이 책에 나온 맥주의 이름을 적어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마시면서 또 이 책을 보고, 저자가 어떻게 표현을 했는지 확인해보면 맥주 마시는 게 꽤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계속 봐야해서 하드커버인 듯) 그리고 뭐든 좀 알아야 그것을 재미있게 느낄 수 있다. 맥주도 마찬가지다. 알수록 즐겁게 고르고, 알수록 즐겁게 마시고, 알수록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인터넷 검색을 종종 했다. 저자의 맥주에 대한 사랑이 맥주 1도 모르는 나같은 독자도 뭔가를 찾아보게 만든다. 그리고 다양한 맥주를 마셔보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음미하다님 성공하신 듯)


맥주에 대해 관심이 있는, 맥주 마시는 걸 좋아하는, 어떤 맥주가 있는지 궁금한 모든 사람에게 추천한다. 그리고 영국, 미국, 벨기에, 독일로 여행을 떠나는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 책을 꼭 읽고 떠나길 바란다. 이번 주 마트 맥주코너로 가서 남편 앞에서 좀 떠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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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가이드북 - 삶을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최준식 지음 / 서울셀렉션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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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출판사를 신뢰한다. 이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읽는 건 이번이 두 번째인데, 첫번째는 '밥하는 여자' 라는 책이었다. 책이 좋았는데, 이번 책도 보니 서울셀렉션 출판사의 책이었다. 괜찮겠구나 싶었다.


요즘 죽음은 나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나는 30대 후반 일반적인 여성이다.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한다. 4살짜리 여자아이를 보면서 말이다. 사실은, 죽지 않기를 원한다. 이 아이가 크는 걸 계속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건강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내 사람은 언젠가 죽는 다는 것, 죽음은 내가 정할 수 없다는 것을 떠올리게 된다.


이 책은 처음 봤을 때 '어렵겠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읽을수록 재미가 있었다. 저자는 죽음을 연구하는 여러 사람을 소개하며 그 사람의 말이나 책을 인용하여 주제를 나누고 있다. 쭉 읽어 나가면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죽음을 준비해야하는지도.


사실, 모든 문장에 밑줄을 긋고 싶을 정도로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p.040

자연을 따라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그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라는 장자의 말이 이해는 됩니다. 머리로는 받아들일 수 있지요. 그런데 과연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정말 몇이나 될까? 죽음 앞에서 두려움이 어쩔 줄 몰라하지 않고, '그래. 너 왔구나, 내가 기다리고 있었다' 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가능한 일이기나 할까? 죽음의 모습은 너무나 다양해서, 두려움 조차 없이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고, 갑자기 선고를 받아 살아갈 날이 몇 달 남지 않을 수도 있고, 아니면 언제 죽을지 모른 채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것 처럼 어떻게 죽을지 모르기도 하니까. 죽음이라는 건 참 이상하다. 경험해보지 않았는데 왜 두려울까? 그건 내가 삶에 집착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p.048

나이 사십이 넘으면 천천히 죽음을 준비하기 시작해 나중에 죽음이 임박했을 때 허둥지둥하지 말게


원불교 교전에 있는 내용을 저자가 알려주고 있다. 준비하는 죽음이라는 건 정말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죽음이란 피해야하는 것, 두려운 것, 나에게 오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었다. 과연 어떻게 준비하는 것일까?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은, 이건 내가 찾아가야하는 것이라서 그런가.


p.052

그렇게 모든 사람을 용서하고 자신을 용서한 다음, 정말로 최후의 순간이 오면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말고 한 생각에 집중하라고 권합니다.


역시 집착이었다. 삶에 대한 집착 그리고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미련. 생각해봤다. 누구를 용서해야하고, 누구에게 용서를 구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아마 죽음에 대한 준비라는 건 삶에 대한 집착을 하나씩 해결하는 것일 거다. 내가 당장 내일 죽는다고 생각했을 때 내 머리 속에 생각나는 것들을 해결하라는 말이다.


p.063

우리는 평생 돈이나 쾌락, 명예만 쫓으면서 본질적인 문제는 외면하고 삽니다. 죽음이 가까워져 오면 그런 세상사가 모두 덧없음을 깨닫게 되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를 깊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현실에서 우리는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돈이나 쾌락, 명예를 쫓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도 본질적인 문제를 생각하라는 거다. 예를 들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건강을 잃으면 쓸모가 없다거나, 돈을 아무리 벌어도 죽을 때는 가져갈 수 없다거나. 이런 뜻인 것 같다. 하지만 쉽지 않다. 현실은 그렇게 여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돈을 벌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써도 모자랄 판인데, 어찌 여유롭게 본질적인 문제를 생각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잘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다.


p.070

또한 일반적인 제사는 지내지 말라. 어느 집이나 며느리 되는 사람의 노고가 너무 크다. 기일 아침에 각자의 집에서 내 사진과 꽃 한송이 꽂아놓고 묵념 추도로 대신하기 바란다. 그리고 저녁에 음식점에 모여 형제간의 우의를 다지는 기회로 삼아라. 식비는 돌아가면서 내도록 하여라. 그리고 이러한 추도도 너희들 일대로 끝내기 바란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다. KSS 해운 창업자의 유언 중의 일부인데, 정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나의 유언에도 이것과 비슷하게 넣어질 것 같다. 사진과 꽃 한송이를 놓고 묵념 추도라, 그리고 가족들과 저녁식사. 그 날이 평일이냐 주말이냐, 산소에 갈거나 안 갈거냐, 같이 할 수 있냐, 없냐..... 여러 가지 현실에서 우왕좌왕한다. 내년부터는 기일 당일에 아침에 사진 앞에 꽃 한송이 그리고 저녁에 가족식사를 꼭 지켜보도록 하겠다.


인상적인 건, 사후 세계를 체험한 이들은 사후세계가 현실세계와 다를 게 없다고 이야기한다는 거다. 도박을 하던 사람이 죽고 나서도 도박을 하고 앉아 있었다고 한다. 저자는 말한다. 현실세계에서 잘 살아야 한다고 그래야 사후세계도 편할 수 있다고. 천국과 지옥도 마찬가지의 패턴이다. 우리는 지금 잘 살아야 한다. 그래야 죽음 이후에도 편안할 수 있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나는 종교적인 신념으로 사후세계를 믿는다. 그리고 믿고 싶다. 꿈에도 나오지 않는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자는 사후세계를 믿든, 믿지 않든 상관없이 이야기를 한다. 여기에 써 있는 걸 믿을지 믿지 않을지는 읽는 사람의 몫이라고 여러 번 말한다. 하지만 사후세계와 상관없이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준비해야한다는 건 강조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죽음에 대한 공부는 현재의 삶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 성장시킨다.


30대 후반 그리고 40대에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40대부터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 저자의 말처럼. 그리고 생명과 관련한 일을 하는 사람들도 꼭 읽었으면 좋겠다. 나의 죽음 뿐 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죽음을 대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으니까.  아, 그리고 죽음에 대한 저자의 어마어마한 지식의 양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여행이 끝날 날을, 우리의 소풍이 끝날 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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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kinseoul 2022-03-17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저희 서울셀렉션 출판사 네이버 블로그에 출처 밝히고 올리겠습니다. 혹 불편하시면 말씀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
게일 허니먼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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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동네서점을 탐방 갔다가 무료로 가져가도 된다고 해서 그리고 표지가 너무 예뻐서 무슨 책인지도 모르고 집어 왔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나라 책이 너무 고급지게 나온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식의 제본으로 나오는 것도 가격을 다운시키고 책 읽는 걸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책은 불필요하게 너무 예쁘고 고급스럽다. 어쨌든 이 책은 뭔 책이지? 하고 읽게 됐다.


엘리너 올리펀트는 주인공이다. 서른 살 가까운 여자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정신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는 건가? 예를 들면 대인관계가 안 된다던가, 생각이 너무 많다거나, 비정상적으로 까칠하다거나, 다소 주눅들어 있거나,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한 문제들..... 그런데 읽을수록 내가 하지 못했던 말과 행동,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여자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사회와 타인에 신경쓰지 않고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일상을 살고, 그런 비슷한 일상을 즐기는. 사회와 타인에 대해 생각하고 분석하지만 의외로 가볍게 떨쳐 버리는, 나에게 집중하지만 자신의 감정에 다소 미성숙하게 대처하는 어쨌든 한 마디로 이 여자는 정의할 수 없이 매우 복잡하다.


글도 복잡하다. 복잡하다는 게, 책을 읽다보면 생각이 막 뛰어다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통통 튄다. 주인공은 재잘재잘 쉴새 없이 생각하고 그걸 저자는 받아 적고, 나는 그걸 읽고. 그냥 다 같이 뛰는 거다. ㅎㅎㅎ


내가 읽은 부분은 앞부분으로 주인공의 일상을 설명해주고, 주인공의 말과 행동 그리고 생각을 통해 주인공이 우리가 말하는 평범한 사람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다가 어떤 가수를 좋아하게 되고(서른 살의 여자가 어떤 가수를 좋아했을 때 처음 하는 일이 노트북을 사서 검색창에 가수의 이름을 넣어 보는 것이라니, 뭔가 일을 하는 것 처럼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재미있다) 직장에서 한 남자를 알게 되면서 뭔가 이 여자의 규칙적인 일상이 조금씩 깨질 때, 내가 이 여자와 소설에 빠져 들만 할 때 끝난다.


리즈 위더스푼이 이 책의 판권을 샀다는데 무슨 이유인지 알겠다. 영화로 나올 가능성이 크겠다. 브리짓존스의 일기같은 느낌이다.


이 여자가 어떻게 완전 괜찮은지, 이어지는 내용을 어떻게든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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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삼키는 게 아니라 뱉어내는 거다 (스페셜 에디션)
홍승훈 지음, 백다인 옮김 / 젤리판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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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출간된 책이 있는데, 에디션 특별판으로 재출간된 책이라 그런지 표지가 참 감각적이다. 꿈은 삼키는 게 아니라 뱉어내는 거라는데, 무슨 차이가 있을까? 작가가 한국인이라는 것도 모른 채 책을 읽기 시작했다. (표지에는 본인의 영어이름을 썼다)


성공한 사람이다. 그것도 한국에서도 저 멀리 영국에서도. 지금은 좋은 회사를 마다하고 강의를 하고 다니며 사람들과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는 독자에게 할 수 있다고 끊임없이 말한다. 왜냐면 자신도 할 수 있었으니까. 해 냈으니까.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잘 정리해 놓은 책이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건 사실, 우리도 모르는 건 아닌 내용이다. 다시 상기시켜 주고 싶은 거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p.63

디스의 무기인 낙담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어구인 지구력, 즉 끈기를 꺼내 들어야 한다.


기다림, 인내, 절실함 이런 것들이 모여 완성되는 것이 끈기인 듯 하다. 나는 내 인생에서 끈기를 꺼내 들어본 적이 있었나?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보통의 삶을 살고 있는지도. 될 때까지 해보는 것이 아니라, 되지 않더라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일화를 보더라도.


p.107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정중해도 좋다.' 라고 말하며 자신이 지은 시를 소개한다. 누구든 내 글을 읽는 사람에게 꼭 전해주고 싶어서 모두 적는다.


약속했으면 늘 곁에 있어 주려 노력해라. 가만히 있어야 할 때는 많이 말하거나 움직이지 말아라. 할 수 있다면 문을 열고, 의자를 뒤고 빼 주어라. 부탁한다는 말과 고맙다는 인사는 꼭 해 주어라. 기회가 닿을 때마다 도움을 주어라. 다른 사람을 우선 고려해라. 편안한지 물어보고 음료를 권해라. 작은 것들이 생각보다 큰 의미를 갖는 법이니, 상대방의 관점을 존중해 주어라. 그러면 인생 최고의 선물이 결국 너에게로 찾아간다.


저자가 말한 내용 처럼 자신이 살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해 본 것들을 저렇게 정리해보면 어떨까? 내가 살면서 꼭 실천해야 하는 것들. 단 몇 가지라도. 나는 매 순간 정직하려고 노력하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자.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표현하자. 내 삶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 말자.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내가 인생에서 좋은 영향을 주었던 나의 행동이나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p.146

욕심을 버리고 칠십 퍼센트만 채우고 만족하는 삶을 생각해보자. 결국에는 당신이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고 무지개 같은 멋진 미소를 갖게 되리라 믿는다.


우리는 너무 완벽하라는 주문에 갇혀 살았던 것 같다. 나 또한 그랬다. 특히 직장 다닐 때, 일적으로는 완벽하려고 노력했다. 이게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일을 잘 한다는 말로 인정 받고 싶었다. 그러다 모든 건 100%로 완벽할 수 없고, 일을 잘하던 잘하지 못하던 월급은 나온다는 다소 불순한 생각을 시작으로 완벽을 추구하다가 놓쳐버린 30%의 무언가를 찾아보게 되었다. 일하는데 썼던 시간을 가족에게 돌리고, 맛있는 걸 먹는데 돌리고(야근을 하다보면 저녁은 대충 먹는 경우가 많았다), 책을 읽는데 돌리고..... 저자가 말하는 무지개 같은 멋진 미소 말이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수 있었다.


p.220

다시 한 번 묻는다. 우리는 얼마나 노력하는가? 당신은 전력을 다해 볼 의향이 있는가? 당신은 온 힘을 다하여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노력해 본 적이 있는가? 한 번의 시도로 끝내지 않고 다시 도전해 본 적이 있는가? 한 번으로는 출분하지 않다. 수많은 시도가 필요하다.


아우, 너무 찔린다. 나의 겁쟁이 같은 선택으로 인해 멀어졌던 것들이 하나씩 생각난다. 해보지도 않고 포기했던, 한 번 해 보고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노력하지 않았던 그 때를 생각하면서 지금 후회하고 있는 것이 있다. 잘 살아왔다고 생각하면서도 너무 무난한 삶이었나 반성하게 되는 대목이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과 성공을 위한 or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에 대해 생각보다 구체적으로 번호까지 달아 제시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에서 나오는 내용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며, 자신의 대해 생각해보기에도 충분하다. 그리고 제시한 방법에 대해서도 (모르는 건 아니지만) 다시 상기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고등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이 읽으면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노년의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도 괜찮다. 아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모두 다 괜찮다. 뱉어낼 준비가 되어 있다면 말이다.  


삼키는 게 아니라 뱉어내는 거라는 건, 아마 속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망설이지 말고 무엇이든 해보라는 저자의 외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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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해석하지 않고 읽는 법 - 어떤 영문도 피할 수 없는 Reading Patterns 120
황준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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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매직같지 않는가? 영어를 해석하지 않고 읽는 법이라니, 영어와 담을 쌓고 산지 오래인 나에게 요즘들어 영어는 최대의 고민이다. 아이에게 영어와 수영은 꼭 엄마가 가르쳐 주고 싶은데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펜을 들고 공부한다는 것이 말이다.


일단 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 영어를 공부한 적이 없다. 영어와 전혀 관련없는 전공을 선택했기도 했고, 취업 준비 시기에도 영어를 공부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진짜 영어를 신경쓰지 않고 산지가 벌써 15년이 넘는다. (기본도 없다는 걸 미리 알리고 싶었다)


책을 받고 만졌는데, 일단 표지가 고무같은 느낌이 든다. 촉감이 좋았다. (영어책인데 촉감 타령이라니) 그리고 표지 디자인도 너무 감각적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책을 딱 열었는데, 와우, 벌써 울렁거린다. 영어가 빽빽하게도 써 있다. 영어를 해석하지 않고 읽는 법은 쉬운 게 아니었다. 방법이 120가지나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침착하자.


p.14~15

일단 pattern1 을 들어가본다.


'동사의 종류를 알면 해석이 필요없다' 라는 주제다. 왼쪽 페이지에는 간단한 문장이 5개 정도 있다. 5개의 문장의 해석은 오른쪽 페이지 하단에 나온다. 해석할 때 나올 수 있는 동사의 종류가 크게 5가지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 중에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왼쪽 페이지 하단에 다시 짚어준다. 그리고 오른쪽 페이지로 가면 예문이 있다. 그 예문에 따른 문제도 2개 정도 있다. 일단 읽어내려간다.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단어는 질문 옆쪽에 친절하게 알려준다. 일단 대충 어떤 내용인지 알 정도로 내려가진다. 그리고 문제를 풀었다.


이런 식으로 120가지의 pattern이 구성되어 있다. 하루에 2-3개씩 진도를 빼봤다. 슬슬 재미있어 진다. 쌩기초인 나도 흥미가 생기는데, 영어 공부 좀 했다는 사람들은 '괜찮은 책이다.' 싶을 것 같다.


여러가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몇 가지 유형으로 정리하는 건 어떤 공부에서든 중요한 방법이다. 저자는 영문에 빈번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어법은 120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그걸 정리해 놓은 책이다. 이 복잡한 과정을 통해 엑기스만 뽑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줬는데, 나는 밥을 먹기만 하면 되는 거다.


그리고 저자는 모국어처럼 술술 읽으려면 문장에 적용된 문법 규칙들이 눈앞에 훤히 떠올라야 한다고 한다. 영어에는 마법이 없다. 노력만 있을 뿐이다. 유형을 반복적으로 학습하고, 문법을 외워야 하는 것이다.(아무래도 반복적으로 학습하면 저절로 외워지겠지) 내가 120가지의 pattern을 다 끝낼 때 쯤에 나의 영어 자신감이 얼마나 높아져 있을지는 모르지만 조금은 기대가 된다. 내가 먼저 공부를 해야 아이도 가르칠 수 있다는 건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일단 나는 이 책을 계속 공부할거다.


영어시험을 앞두고 있거나, 막힘없이 영어를 해석하고 싶은 사람이면 강추한다. 예전엔 원서를 한 번 읽어보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이걸 다 보고 나면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의 원서를 읽을수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잊어버렸던 목표를 다시 세우게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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