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 미세먼지, 2019년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청년작가상 수상작 수피아 그림책 1
김고은 지음, 최지현 그림 / 수피아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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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대한 동화라, 요즘 상황을 잘 반영한 센스가 마음에 들었다. 하루종일 미세먼지, 미세먼지 하다가 지금은 코로나19로 넘어오긴 했지만 두 가지 다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매일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할지도 모르겠다. 미세먼지에 대해서 아이에게 설명을 어떻게 해주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만나게 된 책이다. 2019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청년장가상 수상작이라고 하니 더 궁금했다.

 

주인공인 다슬이는 유치원 가기 전에 엄마와 항상 미세먼지 예보를 체크한다. 엄마의 핸드폰에는 도깨비가 나오고 매우 나쁨이라고 써 있다. 오늘도 밖에 나가 놀지 못하는 다슬이는 속상한 채 마스크를 쓰고 유치원으로 간다. 가는 길에 만난 민들레 홀씨가 다슬이의 마음을 위로하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민들레 홀씨는 요즘 우리 아이도 유치원 가는 길에 많이 만나는 거라 더 익숙하다.

 

이후 다슬이는 개미, 참새와 함께 하늘이 딩동댕하게 만든다. 자연에서 생긴 미세먼지를 자연으로 해결해보겠다는 그런 전개로 접근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재미있어 보인다.

 

우리집은 아침마다 미세먼지 예보를 체크하지 않았는데, 아이가 이 책을 읽고 나서 아침마다 물어본다. "엄마 오늘은 미세먼지가 도깨비야? 하트야?" 귀엽기도 하면서도 아침마다 미세먼지 예보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는 우리의 모습이 새삼 속상하기도 하다. 마스크가 이젠 필수가 되어 버렸고, 밖에서놀지 못하는 날이 많아져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책 뒤에는 미세먼지가 왜 위험한지, 미세먼지 많은 날 행동방법에 대해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나와 있어 교육용 자료로도 좋다. 아직은 다섯 살이라 미세먼지에 대해서 알려줘도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다슬이가 미세먼지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유치원생에게 미세먼지에 대해서 가볍게 알려줄 수 있는 예쁜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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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동사사전 1 - 생각을 키워주는 초등필수 국어동사
정제원 지음 / 몽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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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사전이 이렇게 나오나? 민트색의 너무 예쁜 표지다. 위풍당당이라니 오랜만에 반갑다. 생각을 키워주는 초등필수 국어동사라고 되어 있다. 요즘 나오는 사전은 어떤지 궁금했다. 사실 어렸을 때 사전을 보면서 공부했던 기억이 아주 조금 있다. 영어사전하고 한자사전은 많이 봤는데 국어사전이라니, 국어는 스스로 깨우치는 거라 사전을 볼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한가지 동사에 여러가지 뜻이 있다. 언제 였던가, 학교 다닐 때 동사 하나를 밑줄 치고 여기서 쓰인 동사의 의미와 다른 것을 고르시오. 이런 문제가 종종 나왔던 것 같다.

 

첫 동사는 [가라앉다] 였다. 가라앉다가 어떻게 변형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예를 들면 가라앉+거든요=가라앉거든요, 가라앉+아=가라앉아, 가라앉+은=가라앉은, 가라앉+아요=가라앉아요 이런 식으로. 두번째는 뜻에 대한 풀이가 나온다. 가라앉다는 세 가지 뜻으로 쓰인다. 그리고 그 아래에 이해하기 쉽도록 가라앉다가 들어간 내용을 적어둔다. 그리고 그 안에 어려운 단어가 있다면 풀이도 같이 해준다.

 

에세이 같은 국어사전이라니, 재미있다. 짧은 내용 속에 가라앉다가 어떤 뜻으로 쓰이는지 알게 되고, 가라앉다와 상관없이 정보도 습득하게 된다. 짧은 내용은 주제도 다양하다. 읽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국어사전 같지 않고 에세이 같다는 느낌이 들었나보다.

 

[가라앉다]에는 2. 흥분, 아픔, 노여움 같은 것들이 줄어들다. 에 나온 짧은 내용이다.

"우리 팀이 많은 점수 차이로 패하고 있어서 그런지 관중석의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아 있어요. 어떤 관중은 일찍 경기장을 떠나고, 어떤 관중은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기도 하네요. 응원가를 따라 부르지 않는 관중도 많아요. 이렇게 가라앉은 분위기에서는 선수들도 경기하기가 싫을 것 같아요."

 

저자가 동사에 맞는 짧은 내용을 하나하나 찾아 잘 다듬에 이 책에 넣어주었다. 문뜩 이 시리즈는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두껍고 딱딱한 사전 안에서 깨알 같은 글자를 읽고 너무나도 간단한게 나온 풀이를 보지 않고 이 책을 통해 국어가 재미있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으니 말이다. 자녀가 초등학생 이라면 하루에 몇 개의 동사를 부모와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해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좋은 책이다. 위풍당당 동사사전2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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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내게 알려준 것들
줄리아 새뮤얼 지음, 김세은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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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내게 알려준 것들] 이라니, 나에게 꼭 읽으라는 듯 제목이 씌여져 있었다. 일하면서 자살유가족을 종종 만나는데, 저들의 슬픔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도움을 주고 싶지만 섣불리 다가갈 수 없는 무언가가 항상 있었다.

 

이 책을 보면 뭔가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읽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목차부터 잘 짜여진 책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배우자를 잃다, 부모를 잃다, 형제자매를 잃다, 자녀를 잃다, 자신의 죽음과 맞이하다, 마음의 힘을 키워주는 여덟 가지 기둥, 버팀목이 되는 가족과 친구의 역할] 중 제일 먼저 [자녀를 잃다]를 읽었다. 최근 자녀를 잃은 어머니를 만났기 때문에

 

자녀를 잃은 부모의 사례를 보면 하늘이 무너져버린 것 같은 느낌 그리고 죄책감이 중요한 감정인 듯 하다. 내가 만나고 있는 어머니도 마찬가지이다. 본인의 잘못 때문에 자녀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그 잘못은 태어났을때부터 시작된다. 계속 자책을 한다. 결론적으로는 남아있는 가족의 역할이 중요하다. 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니까. 가족이 할 수 없다면 상담사를 만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그 다음 읽은 건 [부모를 잃다] 였다. 책에 나온 브리기테처럼 나도 엄마와 매우 친밀한 관계로 지내고 있어서 지금은 엄마가 없다는 건 상상을 할 수 없다.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모든 것이 통째로 흔들릴 게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하니까. 엄마를 잃고 모든 것을 내려 놓았던 브리기테처럼 되겠지. 그리고 다시 한 걸음씩 나오겠지. 이런 예측을 해본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슬픔이 일상이 된다는 것도 무서운 말인 것 같다. 아마도 일상을 슬픔으로 지내야 한다는 것보다는 일상을 살아나가면서도 충분히 애도할 수 있다는 말이겠지. 애도상담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너무 좋을 사례들이 있고, 상담 안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저자는 영국 최고의 심리치료사라고 하는데, 기다려주는 것과 기댈 수 있도록 하는데 최고인 듯 하다. 그리고 본인의 능력 보다는 사람의 능력과 변화에 더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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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아이답게 -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해지는 절대 육아 원칙
바이옌페이 지음, 박미진 옮김 / 미래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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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런 책은 이제 좀 읽기가 힘들어지던 시기쯤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제목만 보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런 책인 줄 알았는데, 내용을 보니 재미가 있었다. 중국 부부가 어떻게 아이를 키우는지에 대해서 실감나게 쓰여져 있다. 육아채널 조회수 4억만뷰라니..... 솔깃했다.

 

아이는 아이답게 키워야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해진다는 말인가? 육아를 하다보면 머리로는 다 아는데 실천이 안 되는 순간이 너무 많다. 부모도 사람인지라 감정을 어떻게 할 수 없을 때도 많고, 부모도 처음인지라 아이를 먼저 고려하지 않고 행동하기도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한 게 다 옳은 육아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모의 잘못을 바탕으로 어떤 것이 좋겠다고 제시해준다. 이런 상황들은 우리가 육아하면서 일어나는 흔한 상황이라는 것이 더 와닿는다.

 

아이와 놀아주기가 힘들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즐겁지 않으면 아이도 즐겁지 않다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과 아이가 좋아하는 것, 나의 체력과 아이의 체력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아마도 건성건성 아이들이 노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요즘 내가 반성하는 포인트는 어차피 아이와 시간을 보낼 거라면 그 시간 만큼은 아이에게 진심으로 빠져 들어야 한다는 거다. 맹연습 중이다. 내가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은 것이 여전히 장애물이지만 말이다.

 

아이에게 칭찬을 하는 것도 어쩔 땐 힘들다. 저자는 칭찬을 하는데 절대 인색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리고 아이가 무엇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간섭하지 말라고 말한다. 아이의 상상력을 제한하지 말라고. 토끼를 전혀 닮지 않은 토끼를 그린 그림을 가지고 와도 우리는 하나도 비슷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 보다 아이의 그림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을 키워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실제로 키워보니 더 그렇다. 그리고 잘 키워야겠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도 완벽하진 않다. 매번 반성하며 아이의 마음을 헤어린다. 그리고 아이는 아이답게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어쩌면 우리는 아이에게 너무 어른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이에게는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다가가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대화가 어느 정도 가능한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의 부모가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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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비 온 뒤를 걷는다 - 눅눅한 마음을 대하는 정신과 의사의 시선
이효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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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에서 일을 했었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약 8년을. 그리고 정신병원을 나와 아직도 정신질환자를 만나고 있다. 정신과는 일을 하면 할수록 오묘하다. 세상에 같은 사람이 없듯이 같은 진단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저자가 이책에서 이야기하듯 정신질환을 가지게 되는 것도 랜덤이고, 정신질환의 증상도 랜덤인 듯 하다. 같은 조현병인데 담당자 말을 엄청 잘 듣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폭력성이 두드러진 사람도 있으니까

 

정신병원에서 정신과 의사는 독보적인 존재다. 환자에 대해서 치료계획을 세울 때 팀으로 같이 일을 하긴 했지만 정신과 의사와 지속적인 관계가 유지된 적이 없었다. 나이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고 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잘 따랐고. 이 책을 읽으면 정신과 의사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까?

 

사람의 마음을 치료한다고 해서 모든 정신과 의사가 따뜻한 건 아니었다. 그건 정신병원에서 일하는 다른 전문직도 마찬가지지만. 정신병원에 다닐 때 나는 운이 좋게도 정신과 의사가 많은 병원에서 근무를 했었고, 우스갯소리로 내가 만약 정신병에 걸린다면 난 우리 병원 의사 중에 누굴 주치의로 선택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 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환자를 보는 성실한 태도였던 것 같다.

 

정신과 환자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정신과 의사인 본인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거쳐갔던 정신과 환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는 나의 추측은 예상 외로 빗나갔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가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도 흥미로웠다.

 

레지던트 1년 차 때 의국에서 하는 첫 증례토론회 때 와장창 깨지는 이야기는 나 또한 그 자리에 있어봐서 실감나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저자가 말한 정도까지는 아니었으나, 정신병원에 8년을 있었으니 적어도 그 불편한 자리에 8번 이상은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레지던트 4년차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성장해 있더라.

 

정신과 환자를 보는 일은 저자가 말했듯이 어쩌면 재미가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라. 나 또한 이런 이유에서 정신병원을 나오게 되었지만 나와서 보니 병원에서 환자의 치료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다행히 저자는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이 잘 맞는 모양이다.

 

정신과 의사에 대해, 정신병원에 대해, 정신과 환자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 정신병원에 어떤 형태로든 있었던 사람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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