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사전이 이렇게 나오나? 민트색의 너무 예쁜 표지다. 위풍당당이라니 오랜만에 반갑다. 생각을 키워주는 초등필수 국어동사라고 되어 있다. 요즘 나오는 사전은 어떤지 궁금했다. 사실 어렸을 때 사전을 보면서 공부했던 기억이 아주 조금 있다. 영어사전하고 한자사전은 많이 봤는데 국어사전이라니, 국어는 스스로 깨우치는 거라 사전을 볼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한가지 동사에 여러가지 뜻이 있다. 언제 였던가, 학교 다닐 때 동사 하나를 밑줄 치고 여기서 쓰인 동사의 의미와 다른 것을 고르시오. 이런 문제가 종종 나왔던 것 같다.
첫 동사는 [가라앉다] 였다. 가라앉다가 어떻게 변형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예를 들면 가라앉+거든요=가라앉거든요, 가라앉+아=가라앉아, 가라앉+은=가라앉은, 가라앉+아요=가라앉아요 이런 식으로. 두번째는 뜻에 대한 풀이가 나온다. 가라앉다는 세 가지 뜻으로 쓰인다. 그리고 그 아래에 이해하기 쉽도록 가라앉다가 들어간 내용을 적어둔다. 그리고 그 안에 어려운 단어가 있다면 풀이도 같이 해준다.
에세이 같은 국어사전이라니, 재미있다. 짧은 내용 속에 가라앉다가 어떤 뜻으로 쓰이는지 알게 되고, 가라앉다와 상관없이 정보도 습득하게 된다. 짧은 내용은 주제도 다양하다. 읽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국어사전 같지 않고 에세이 같다는 느낌이 들었나보다.
[가라앉다]에는 2. 흥분, 아픔, 노여움 같은 것들이 줄어들다. 에 나온 짧은 내용이다.
"우리 팀이 많은 점수 차이로 패하고 있어서 그런지 관중석의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아 있어요. 어떤 관중은 일찍 경기장을 떠나고, 어떤 관중은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기도 하네요. 응원가를 따라 부르지 않는 관중도 많아요. 이렇게 가라앉은 분위기에서는 선수들도 경기하기가 싫을 것 같아요."
저자가 동사에 맞는 짧은 내용을 하나하나 찾아 잘 다듬에 이 책에 넣어주었다. 문뜩 이 시리즈는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두껍고 딱딱한 사전 안에서 깨알 같은 글자를 읽고 너무나도 간단한게 나온 풀이를 보지 않고 이 책을 통해 국어가 재미있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으니 말이다. 자녀가 초등학생 이라면 하루에 몇 개의 동사를 부모와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해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좋은 책이다. 위풍당당 동사사전2를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