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 쉽게 얻은 사람은 모르는 일의 기쁨에 관하여
김경호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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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자에 대해서는 모른다. 앵커가 책을 썼다고? 앵커는 말도 잘하는데 책도 잘 쓰나? 싶어 읽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목이 좋았다.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이라..... 나는 제목과 같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오히려 한 번에 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쪽이었다. 왜 이해를 못하는가? 왜 일처리가 안 되는가? 내 말을 듣고 있긴 한건가? 그런데 요즘은 나 또한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면 난 일을 하기 전에 생각과 고민을 엄청하는데 이걸 다른 사람이 보면 뭐 하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인생 전반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잘 담겨져 있다. 결론은 한 번에 되지 않는다는 건 저자에게 큰 경쟁력이었다고 한다. 무엇을 하더라도 한 번에 통과되지 않는 삶, 한 번 더 고민할 수 있고, 한 번 더 준비할 수 있고, 한 번 더 숙성시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에 딱딱 되는 사람들이 부럽지 않았겠는가? 나는 왜 매번 이러는지에 대해서 슬프지 않았겠는가? 지나고 보니 이렇다는 내용이 공감이 가면서도 이 또한 저자의 긍적적인 마인드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직장 생활도 크게 다른지 않다. 상사들은 항상 일 잘하는 사람을 데려가려고 하지만 가장 아끼는 사람이 꼭 그 사람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직장 생활도 결국 인간관계이고, 인간관계는 이성보다 감정의 영역에 속해 있다. 그러다 보니 평소 일할 때는 일 잘하는 사람을 찾지만, 결정적으로 중요한 순간 선택하는 사람은 가장 아끼는 사람이다.

p.37

최근 성과금이 나왔는데, 작년 1년 동안의 업무를 평가해 주는 돈인데 작년 1년 열심히 일하고 그만 둔 사람에게 0원을 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나간 사람이니까, 앞으로 일을 시킬 사람이 중요해서? 그런데 작년 노력한 것에 대한 성과금이잖아? 그래, 원래 성과금은 기준이 없다. 불만을 표현해도 증거를 제시하기 어렵다. 결국 성과금은 웃음값인데..... 갑자기 그 친구의 웃음이 생각이 났다. 그럼 상사가 가장 아끼는 사람은 누구일까? 저자는 같이 있으면 즐거운 사람,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라고 한다. 일을 잘하는 건 기본 요건이란다. 일단 난 못하겠다. 웃고 싶을 때 웃고 싶다. 즐거울 때 즐겁고 싶다. 밀려드는 업무량에 치여 억지로 웃을 순 없다. 왜 윗사람을 아랫사람이 평가하는 제도는 없을까?

세상은 변하고 있다. 지금 세상에서 살아남는 자는 '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소통할 줄 알고,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다. 세상은 점점 '내 말을 잘 하는 사람'보다 '남의 말을 들을 줄 아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p.202

남자와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은 힘의 시기가 아니라고 한다. 소통과 공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말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양성성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한다. 지금은 아빠가 요리를 하고 엄마가 고장난 기계를 고치는, 아빠가 아이의 머리를 묶어주고 엄마가 아이와 공놀이를 하는..... 성별의 차이를 인정하지만, 성별의 차이를 떠나 내 아이가 독립적이고,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일생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잘 풀어나간다. 대부분이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함이 없었다. 내가 나를 믿어주는 것, 살면서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별 게 아닌 것 같아도 의미를 찾아가는 힘이 요즘 젊은 청년들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나 때만 해도 대학교 졸업하면 취업은 당연히 된다고 생각했고, 취업이 안 되는 친구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 번에 되지 않는 청년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이런 시대에 자신을 믿어주고 어른이 필요하다. 나를 믿고 싶은 사람, 누군가를 믿어주고 싶은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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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만 남기고 줄이는 게 체질 - 필요한 만큼만 읽기, 쓰기, 말하기, 생각하기, 행동하기
김범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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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모든 걸 다 줄여야 했다. 특히 업무적으로 불필요한 것들을 줄여야 했다. 다른 사람과 같은 업무시간이 아니다. 그렇다고 친히 일을 조정해주는 상황은 아니었다. 다른 사람보다 늦게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는 시스템에서 다른 사람과 같은 업무를 해내야 하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줄이는 거였다.

깊이가 있고 없음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읽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다.

p.50

저자는 책 읽는 걸 추천한다. 책을 읽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자는 책을 읽을 때에도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말한다. 그리고 책을 잘 고르는 방법도 알려준다. 책은 저자에게나 나에게나 인생의 숨구멍인 듯 한다. 나 역시 책을 읽는 것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좋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줄이고자 한다면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나와 나의 상황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내가 읽을 수 있느냐 없느냐, 내가 사용을 하겠냐 안 하겠냐, 내가 돈이 이정도 있느냐, 없느냐

공부의 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험문제가 무슨 뜻인지 잘 몰라서 답을 못 쓰는 경우가 많답니다. 묻는 말에 대답은커녕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다니, 이건 너무 큰 불행 아닌가요?

p.80

요즘에 책에서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대한 내용을 많이 봤다. 초등학교에는 읽는 건 잘하는데 이해를 못하는 아이들이 있어 옆에서 도와주는 도우미 선생님이 있다고 한다. 비단 아이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대화가 잘 안 되는 경험이 있다. 일단 들으려고를 안 하니 대화가 될리가 없다. 서로의 입장만 이야기하다가 끝나버린다. 의도를 헷갈리지 않게 정확하게 말하는 연습 뿐 만 아니라 경청하는 연습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니터로 읽는 것과 종이로 인쇄된 글을 읽는 건 다릅니다. 모니터로 읽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신기하게도 종이로 출력하면 보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p.101

난 이 부분이 나를 늙었다고 생각하는 포인트다. 모니터로 보는 활자는 사실 한계가 있다. 보이고, 보이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아날로그 감성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프린트하는 횟수가 늘었다. 하나씩 줄을 치고 읽지 않으면 정확하게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꼼꼼하게, 정확한 이해를 하게 하는 방법. 동지를 만난 것 같은 기쁨이다.

미니멀 라이프라는 말이 있습니다. 옷이 많아봐야 빨래하는 시간만 더 들고, 그릇이 많아봐야 설거지하는 시간이 더 드니, 옷도 그릇도 넘치지 않게 필요한 만큼만 소유하고 남은 돈과 공간으로 더 나은 일상을 누리려는 삶의 태도입니다.

p.112

저자는 말하는 것에도 미니멀라이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내 생각에도 모든 것의 기본이다. 물건 뿐 만 아니라 생각, 말하는 것, 인생을 살아가면서 미니멀 라이프는 필수다. 소비를 아끼고, 말을 아끼고, 생각을 아끼고, 먹는 걸 아끼고(투머치하게 먹지 않고) 시간을 아끼고..... 하지만 저자는 절대 아끼지 말아야 하는 게 있다고 한다. 그것은 책에서 확인하시라.

이 책을 읽으면서 사무실 책상을 정리했다. 1년 좀 넘게 다녔는데 뭐 그리 가져다 놓은 게 많고 쌓여있는 게 많은 지 모르겠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 책상보다는 심플하다고 생각했는데 쇼핑백을 하나 가져와 필요없는 물건을 넣다보니 금방 가득찼다. 언제든지 그만둬도 짐을 가지러 회사에 올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나의 모토였는데 순간 헤이해졌다. 필요한 만큼만 하면서 살자. 투머치할 필요도 여유도 없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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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척 말고, 애쓰지도 말고 - 마음 읽어주는 신부 홍창진의 유쾌한 인생 수업
홍창진 지음 / 허들링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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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회를 다니고 있지만, 스님의 책을 좋아한다. 목사님도 책을 많이 내는 편인데, 신부님의 책은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다. 셋 다 좋은 이야기를 하시겠지만 그래도 신부님이 쓴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만나게 된 이 책, 나에게 위로가 된다.

4월은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사무실 직원이 줄줄이 퇴사를 하고, 사람은 뽑히지 않고, 남아 있는 사람들이 일을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일은 잘 돌아가야 했기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일이 균등하게 배분된 게 아니라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만 일이 계속 늘어났다. 처음에는 이해해보려고도 했지만 지금은 나도 반 포기 상태이다. 모집 공고를 했는데 인원수가 모자라 지금은 다시 재공고를 한 상태이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가정은 큰 문제가 없이 잘 돌아갔다.

내 시간과 마음을 내어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게 아니라면 상대가 하는 말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고 웃어 넘깁니다.

p.39

저렇게 하질 못했다. 저자는 유연해지는 방법을 제시한다. 살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지는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은 어쩌면 내 인생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이 나에게 상처를 준다면 그건 내가 안 받으면 그만이다. 오늘부터 당장 적용을 해봐야겠다. 더 이상 애쓰지 말고 거리를 두기로, 그리고 반응하지 말기로

죽음을 항상 고찰하며 살라는 건, 언제 어느 때 찾아올지 모를 죽음이니 오늘 하루를 허투로 보내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죽음을 가장 잘 준비하는 것입니다.

p.185

죽음은 개인적으로 나의 큰 관심사 중에 하나이다. 가족의 죽음을 경험한 후 나의 어려움에 대해서 죽고 사는 문제도 아닌데 이거 하나 못 견디나, 다른 사람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나는 가족의 죽음도 경험했는데 넌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생각으로 몇 달을 살았던 기억이 있다. 어차피 죽는데 뭘 이리 애쓰면서 사냐와 어차피 모든 사람은 다 죽는데 다른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즐겁게 살자와는 정말 한 끗차이인 것 같다. 이 한 끗차이가 앞으로의 인생을 바꾼다.

평생을 사제로 살아왔지만 나 역시 늘 마음 안에 천국이 있는 건 아닙니다..... 어느새 내 마음이 지옥을 경험하는 순간을 자주 맞습니다. 그럴 때면 거울을 봅니다. '아 내가 지금 지옥에 와 있구나' 깨달으며, 흐트러진 마음을 정리하는 겁니다.

p.194

하루에도 수십번 마음이 흐트러진다. 다른 사람 욕도 하고, 상황 탓도 해보고,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도 해봐도 내 마음이 나아지는 건 아니었다. 마음을 다스린다. 오늘부터 나도 거울을 보면서 말해봐야겠다. 내가 지금 지옥에 와 있구나..... 신부님이라고 예외는 아니겠지, 사람인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신부님은 좀 달라야 하지 않나? 생각하면서도 아쉬우면서도 반가운 내용이었다.

무엇이든 화로 시작한 것은 부끄럽게 끝이 나게 마련이며, 화를 냈을 때 가장 상처를 받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p.222

개인적으로 화를 잘 내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내 안에 화가 엄청 많다는 걸 알게 되었고, 직장을 다니면서 내 안에 짜증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항상 후회한다. 아이에게 상처를 줬다는 것에 대해 혹은 윗 사람에게 감정을 드러냈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요즘은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라고 많이들 말하는데 어떻게 드러내야 하는지는 정작 알려주지 않는다. 긍정적인 감정도 잘못 드러내면 짜증이 나는데, 부정적인 감정은 오죽할까

명성이 사라지면 이름값에 기대지 않고 지금의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면 됩니다. 다 내려놔도 얼마든지 잘살 수 있습니다.

p.268

내가 요즘 이직을 했다가 아이러니하게 최종적으로는 내가 거절한 상황이 되었다. 입사를 지원한 사람이 거절하다니..... 내가 사실 나의 직업적 위치에 대해 욕심을 냈었다. 그게 저자가 말하는 명성이겠지, 이름값이라고 하는. 물론 위치가 올라가면 돈도 올라가고 사람들에게 직급을 이야기하기에도 부끄럽지 않은데, 결국은 아이 등하원 시간에 근무시간을 맞추려고 욕심을 내다보니 돈도 내려가고 직급도 달지 못한 결과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긍정회로를 돌리게 된다. 지금 다니는 직장이 최고다.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면 된다. 돈이나 직급이 뭐가 중요한가? 다 내려 놓아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 이 책에서 나를 위로하는 이 문장, 이 문장 하나면 충분했다.

마음이 위로가 되는 책은 일단 좋은 책이다. 거기에 이어서 나는 도전을 받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도전,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을 하나씩 곱씹어 살아보자. 그렇게 하면 신부님은 되지 못할지라도 그에 가깝게 살 수 있겠지. 오늘 하루도 나의 마음을 잘 다스려보자. 그리고 최선을 다해보자. 그것이 현실을 그리고 죽음을 준비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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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유령 방과후강사 이야기
김경희 지음 / 호밀밭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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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건, 나이가 들어 시골 작은 학교로 가 방과후 교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단순하게 이런 생각, 방과후 교사를 어떻게 하는지도 어떤 걸로 방과후 교사를 할지도 정하지 않은 그냥 막연한 그런 생각

그리고 나는 항상 다른 사람의 직업이 궁금하다. 왜냐면 인생을 살면서 여러 직업을 경험해 볼 수 없는데, 직업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 조금은 알 수 있어 좋다. 어쨌든 이 두 가지 이유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의를 참지 못하는 사람은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너무 화가 많이 났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멀었구나.....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하지 못하는 여러 경험을 시켜주는 방과후교사의 처우가 이정도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저자의 말처럼 모든 학교와 교사가 그런 것도 아니고, 모든 방과후교사가 이 저자와 같은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우가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건 다 떠나서 아이들 문제이기 때문이다.

만일 세하가 방과후학교를 접하지 않았다면 국악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세하는 한 달에 2~3만원의 교육비를 내고 이토록 멋진 꿈을 꾸게 되었다.

p.31

학교의 정규수업만으로는 여러 가지를 경험해 볼 수 없다. 그걸 채울 수 있는 것이 방과후수업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걸 찾으라고 하면서도 기회가 없다면 무슨 소용인가? 한 달에 2~3만원의 교육비를 내고 국악수업을 듣는다니, 국악을 배우려고 학원에 가려면 도대체 얼마인가? 돈을 떠나, 배움의 깊이를 떠나 새로운 세계를 알아갈 수 있다는 건 너무 좋은 일이다. 정규수업과 방과후수업이 양대산맥으로 학교 교육을 이끌어가면 어떨까?

강사들은 자신들이 겪은 부당함에 대해 저항할 의지가 없어 보였다. 오히려 이 사실을 노조가 알고 개입한 것에 대해 불망르 표하고 있었다. 물론 먹고사는 문제가 걸려있기에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렇게 대응하면 방과후강사들은 결코 교장의 갑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p.122

책에 있는 억울한 상황들을 하나씩 읽어보면서 아이들을 위한 좋은 마음으로 일을 하는 게 참 어렵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노조가 생긴 것도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거겠지. 그리고 부당한 일을 당한 사람들의 힘이 보태져 커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항할 의지가 없어보이는 사람들, 하지만 그 사람들도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대부분은 생계의 문제일테고, 아니면 개인적인 성향 등 여러 이유가 있고, 그렇기에 강요할 수 없는 거겠지. 최근에 다른 쪽이긴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노조가 열심히 노력해서 뭐든 얻어내면 노조만 혜택이 있는 게 아니라 모두에게 다 적용되는 부분도 억울하다는, 참 어려운 문제다.

이 책은 해피엔딩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생각하니 부모 입장에서는 마음이 놓인다.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의 마음이 편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아이들에게도 잘 대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학교에서 유령이 아니라 학교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같이 움직여야 제대로 굴러갈 수 있는 그런 세팅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아이들에겐 다 같은 교사다. 교사도 방과후교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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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 애착장애
오카다 다카시 지음, 이정은 옮김 / 메이트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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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장애는 어떻게 내 삶을 위협하는가? 애착장애라는 단어는 약간 생소하다. 분리불안, 애착 이런 단어는 대중화가 되었는데, 애착도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관심을 끌었다.

책을 몇장 넘기지 않아 이런 내용이 나온다.

다 큰 어른들에게 자기 긍정감을 가지라고 뻔뻔하게 말하는 전문가가 있다. 이는 한창 자랄 나이에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키가 덜 자란 사람에게 키를 더 키우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p.20

이 말에 동의한다. 불가능하다는 말이 아니다. 강요하지 말라는 말이다.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 사랑을 줄 수 있는가?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 사랑을 주지 못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다. 그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다. 그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왔다.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어릴 적 트라우마는 매우 중요하며 그건 양육자와의 애착에서 시작하는 것이 맞다. 사실 나도 엄마이기 때문에 모든 걸 양육자에게 덮어 씌우는 프레임이 부담스럽다. 하지만 아이를 키워보니 부모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이렇게 정신과 병동이나 영화 속에서 일어날 법했던 현상들이 그로부터 20-30년 사이에 점차 일반가정이며 학교에서 일상적인 광경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경계성 인격장애'라고 부르는 상태의 짧은 역사다.

p.34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일들이 뉴스에 나온다. 저자의 말대로 무서운 영화나 범죄영화에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일상에서 펼쳐지고 있다. 자기 몸에 자기가 상처를 입히거나, 다른 사람의 생명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고 충격을 받고 있다. 저자는 이또한 애착의 문제라고 본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점은 교도소에서 어머니가 된 여성들은 비행이나 범죄 등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반면에 보호시설에 입소한 아이들의 어머니는 불운했지만, 범죄 이력이나 행동 상의 문제가 없었다.

p.58

교도소는 엄마가 있고, 보호시설에는 엄마가 없다. 이 두 상황에 대한 조사를 했더니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있더라도 엄마 손에서 자란 아이들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발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한다. 많은 것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곁에 누군가가 있는가? 그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애착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건 성인이 되어 독립을 하게 되면 친구가 될 수 있겠다.

'아이가 찾으면 반응한다.' 라는 안정된 응답성이 애착을 안정적으로 자라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다만 100% 완벽하게 응답할 필요는 없다. 지나칠 정도로 완벽하게 반응하면 오히려 해가 되는 사례도 있다. 가장 좋은 형태는 '적당한 응답'이었다.

p.76

부모가 아이에게 안전지대의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빈곤이나 환경적 악영향에서도 안정된 애착이 아이를 지킬 수 있다고 한다. 부자라고 모든 자식이 다 잘 되는 것도 아니고 가난하다고 해서 모든 자식이 다 잘 안 되는 것도 아니라는 건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적절한 애착은 어떤 상황에서도 여러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시작을 거슬러 가보면 사실 부모들도 몇 년 전에는 아이였다. 이들의 과제는 자기 부모가 해결하지 못한 채로 남긴 것이다.

p.223

불안한 애착을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는, 케이스 별로 다 다르겠지만 부모의 해결되지 못한 무언가를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거나 부모가 냉담한 스타일이거나 부모가 기대를 과도하게 하고 있는 경우 모두 불안정한 애착이라고 본다.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부모에게 하더라도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이럴 경우 아이는 갑작스러운 부모의 변화에 좋아하지만 머지않아 부모가 바뀌지 않았다는 것에 낙담하고 관계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한다. 결국 부모가 얼마나 진심으로 자신의 문제에 마주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애착이 불안정한 사람은 정신화가 약해서 상대의 말을 상대의 의도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 자기가 상처받기도 하고, 조심성 없이 상대의 기분을 거스르거나 과잉반응해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p.234

이 내용을 읽으면서 나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나 또한 저렇지 않은가? 우리는 모두 완벽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의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내 말에 다른 사람이 상처를 받는다. 나의 애착은 어떤 상태인가? 나는 아이에게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하며 어떤 행동을 보여주고 있을까? 말로는 사랑한다고 하면서 바빠서 행동으로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진 않은가? 아이들은 어른보다 상처 받기가 쉽다. 그리고 상대방과 그 상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가 힘들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들은대로 본대로 믿는다. 이런 의미에서 부모의 역할은 정말 중요하다. 아이의 기본적인 기질도 있지만 그 기질 역시 부모에게서 나온 게 아닐까, 양육을 하면서 형성되는 모든 것 또한 부모의 모습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기쁨을 느끼는 체계가 약하다 보니 키우거나 돌보는 일은 자기의 자유를 제한하고 고통을 강요하는 고역일 수밖에 없다. 애착 체계가 풍부한 사람에게는 상상하지도 못한 현실이다.

p.240

하기싫은 일을 하는 건 모든 사람에게 고역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대체로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아이와의 애착과 모성애를 강요할 수 있을까? 물론 자신이 없으면 자식을 낳지 말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인가..... 그리고 100% 완벽하게 부모를 준비하는 사람도 없고, 100% 완벽하게 준비를 했다고 생각하더라도 현실에 들어가면 아닌 경우도 있다.

애착이란 관계를 뜻한다. 내가 좋을 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가 없다. 이럴 땐 내가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 된다. 하지만 내가 좋지 않을 때 나는 누구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가? 손을 내밀어 본 적이 있는가? 손을 내밀었을 때 도움이 받은 기억이 있는가? 그 시작은 바로 부모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인정하기 싫지만 그렇다. 오늘도 이 책을 보고 힘을 내본다. 핸드폰을 놓고 아이에게 가자, 아이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귀를 기울이자, 아이가 부르면 적절하게 응답해보자.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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