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 쉽게 얻은 사람은 모르는 일의 기쁨에 관하여
김경호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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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자에 대해서는 모른다. 앵커가 책을 썼다고? 앵커는 말도 잘하는데 책도 잘 쓰나? 싶어 읽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목이 좋았다.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이라..... 나는 제목과 같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오히려 한 번에 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쪽이었다. 왜 이해를 못하는가? 왜 일처리가 안 되는가? 내 말을 듣고 있긴 한건가? 그런데 요즘은 나 또한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면 난 일을 하기 전에 생각과 고민을 엄청하는데 이걸 다른 사람이 보면 뭐 하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인생 전반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잘 담겨져 있다. 결론은 한 번에 되지 않는다는 건 저자에게 큰 경쟁력이었다고 한다. 무엇을 하더라도 한 번에 통과되지 않는 삶, 한 번 더 고민할 수 있고, 한 번 더 준비할 수 있고, 한 번 더 숙성시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에 딱딱 되는 사람들이 부럽지 않았겠는가? 나는 왜 매번 이러는지에 대해서 슬프지 않았겠는가? 지나고 보니 이렇다는 내용이 공감이 가면서도 이 또한 저자의 긍적적인 마인드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직장 생활도 크게 다른지 않다. 상사들은 항상 일 잘하는 사람을 데려가려고 하지만 가장 아끼는 사람이 꼭 그 사람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직장 생활도 결국 인간관계이고, 인간관계는 이성보다 감정의 영역에 속해 있다. 그러다 보니 평소 일할 때는 일 잘하는 사람을 찾지만, 결정적으로 중요한 순간 선택하는 사람은 가장 아끼는 사람이다.

p.37

최근 성과금이 나왔는데, 작년 1년 동안의 업무를 평가해 주는 돈인데 작년 1년 열심히 일하고 그만 둔 사람에게 0원을 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나간 사람이니까, 앞으로 일을 시킬 사람이 중요해서? 그런데 작년 노력한 것에 대한 성과금이잖아? 그래, 원래 성과금은 기준이 없다. 불만을 표현해도 증거를 제시하기 어렵다. 결국 성과금은 웃음값인데..... 갑자기 그 친구의 웃음이 생각이 났다. 그럼 상사가 가장 아끼는 사람은 누구일까? 저자는 같이 있으면 즐거운 사람,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라고 한다. 일을 잘하는 건 기본 요건이란다. 일단 난 못하겠다. 웃고 싶을 때 웃고 싶다. 즐거울 때 즐겁고 싶다. 밀려드는 업무량에 치여 억지로 웃을 순 없다. 왜 윗사람을 아랫사람이 평가하는 제도는 없을까?

세상은 변하고 있다. 지금 세상에서 살아남는 자는 '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소통할 줄 알고,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다. 세상은 점점 '내 말을 잘 하는 사람'보다 '남의 말을 들을 줄 아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p.202

남자와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은 힘의 시기가 아니라고 한다. 소통과 공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말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양성성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한다. 지금은 아빠가 요리를 하고 엄마가 고장난 기계를 고치는, 아빠가 아이의 머리를 묶어주고 엄마가 아이와 공놀이를 하는..... 성별의 차이를 인정하지만, 성별의 차이를 떠나 내 아이가 독립적이고,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일생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잘 풀어나간다. 대부분이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함이 없었다. 내가 나를 믿어주는 것, 살면서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별 게 아닌 것 같아도 의미를 찾아가는 힘이 요즘 젊은 청년들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나 때만 해도 대학교 졸업하면 취업은 당연히 된다고 생각했고, 취업이 안 되는 친구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 번에 되지 않는 청년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이런 시대에 자신을 믿어주고 어른이 필요하다. 나를 믿고 싶은 사람, 누군가를 믿어주고 싶은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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