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 애착장애
오카다 다카시 지음, 이정은 옮김 / 메이트북스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애착장애는 어떻게 내 삶을 위협하는가? 애착장애라는 단어는 약간 생소하다. 분리불안, 애착 이런 단어는 대중화가 되었는데, 애착도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관심을 끌었다.

책을 몇장 넘기지 않아 이런 내용이 나온다.

다 큰 어른들에게 자기 긍정감을 가지라고 뻔뻔하게 말하는 전문가가 있다. 이는 한창 자랄 나이에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키가 덜 자란 사람에게 키를 더 키우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p.20

이 말에 동의한다. 불가능하다는 말이 아니다. 강요하지 말라는 말이다.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 사랑을 줄 수 있는가?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 사랑을 주지 못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다. 그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다. 그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왔다.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어릴 적 트라우마는 매우 중요하며 그건 양육자와의 애착에서 시작하는 것이 맞다. 사실 나도 엄마이기 때문에 모든 걸 양육자에게 덮어 씌우는 프레임이 부담스럽다. 하지만 아이를 키워보니 부모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이렇게 정신과 병동이나 영화 속에서 일어날 법했던 현상들이 그로부터 20-30년 사이에 점차 일반가정이며 학교에서 일상적인 광경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경계성 인격장애'라고 부르는 상태의 짧은 역사다.

p.34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일들이 뉴스에 나온다. 저자의 말대로 무서운 영화나 범죄영화에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일상에서 펼쳐지고 있다. 자기 몸에 자기가 상처를 입히거나, 다른 사람의 생명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고 충격을 받고 있다. 저자는 이또한 애착의 문제라고 본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점은 교도소에서 어머니가 된 여성들은 비행이나 범죄 등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반면에 보호시설에 입소한 아이들의 어머니는 불운했지만, 범죄 이력이나 행동 상의 문제가 없었다.

p.58

교도소는 엄마가 있고, 보호시설에는 엄마가 없다. 이 두 상황에 대한 조사를 했더니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있더라도 엄마 손에서 자란 아이들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발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한다. 많은 것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곁에 누군가가 있는가? 그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애착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건 성인이 되어 독립을 하게 되면 친구가 될 수 있겠다.

'아이가 찾으면 반응한다.' 라는 안정된 응답성이 애착을 안정적으로 자라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다만 100% 완벽하게 응답할 필요는 없다. 지나칠 정도로 완벽하게 반응하면 오히려 해가 되는 사례도 있다. 가장 좋은 형태는 '적당한 응답'이었다.

p.76

부모가 아이에게 안전지대의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빈곤이나 환경적 악영향에서도 안정된 애착이 아이를 지킬 수 있다고 한다. 부자라고 모든 자식이 다 잘 되는 것도 아니고 가난하다고 해서 모든 자식이 다 잘 안 되는 것도 아니라는 건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적절한 애착은 어떤 상황에서도 여러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시작을 거슬러 가보면 사실 부모들도 몇 년 전에는 아이였다. 이들의 과제는 자기 부모가 해결하지 못한 채로 남긴 것이다.

p.223

불안한 애착을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는, 케이스 별로 다 다르겠지만 부모의 해결되지 못한 무언가를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거나 부모가 냉담한 스타일이거나 부모가 기대를 과도하게 하고 있는 경우 모두 불안정한 애착이라고 본다.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부모에게 하더라도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이럴 경우 아이는 갑작스러운 부모의 변화에 좋아하지만 머지않아 부모가 바뀌지 않았다는 것에 낙담하고 관계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한다. 결국 부모가 얼마나 진심으로 자신의 문제에 마주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애착이 불안정한 사람은 정신화가 약해서 상대의 말을 상대의 의도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 자기가 상처받기도 하고, 조심성 없이 상대의 기분을 거스르거나 과잉반응해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p.234

이 내용을 읽으면서 나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나 또한 저렇지 않은가? 우리는 모두 완벽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의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내 말에 다른 사람이 상처를 받는다. 나의 애착은 어떤 상태인가? 나는 아이에게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하며 어떤 행동을 보여주고 있을까? 말로는 사랑한다고 하면서 바빠서 행동으로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진 않은가? 아이들은 어른보다 상처 받기가 쉽다. 그리고 상대방과 그 상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가 힘들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들은대로 본대로 믿는다. 이런 의미에서 부모의 역할은 정말 중요하다. 아이의 기본적인 기질도 있지만 그 기질 역시 부모에게서 나온 게 아닐까, 양육을 하면서 형성되는 모든 것 또한 부모의 모습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기쁨을 느끼는 체계가 약하다 보니 키우거나 돌보는 일은 자기의 자유를 제한하고 고통을 강요하는 고역일 수밖에 없다. 애착 체계가 풍부한 사람에게는 상상하지도 못한 현실이다.

p.240

하기싫은 일을 하는 건 모든 사람에게 고역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대체로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아이와의 애착과 모성애를 강요할 수 있을까? 물론 자신이 없으면 자식을 낳지 말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인가..... 그리고 100% 완벽하게 부모를 준비하는 사람도 없고, 100% 완벽하게 준비를 했다고 생각하더라도 현실에 들어가면 아닌 경우도 있다.

애착이란 관계를 뜻한다. 내가 좋을 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가 없다. 이럴 땐 내가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 된다. 하지만 내가 좋지 않을 때 나는 누구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가? 손을 내밀어 본 적이 있는가? 손을 내밀었을 때 도움이 받은 기억이 있는가? 그 시작은 바로 부모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인정하기 싫지만 그렇다. 오늘도 이 책을 보고 힘을 내본다. 핸드폰을 놓고 아이에게 가자, 아이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귀를 기울이자, 아이가 부르면 적절하게 응답해보자. 라고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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