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 인생의 중간항로에서 만나는 융 심리학
제임스 홀리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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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가 마흔이다. 마흔 뭐 별 거 있나 했는데, 문뜩 내가 지금까지 뭐하며 살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게 마흔통인가?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만났다. 제목이 딱 내 마음이었다.

 

책은 어렵다. 정신건강 쪽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내가 봐도 집중을 해서 읽어야 했다. 어려운 책 일수록 배울게 많다고 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아마도 '중간항로'일거다. 중간항로는 의미있는 삶으로 가는 여정의 시작인 나이 마흔을 의미한다. 이 책의 구성은 중간항로 이전과 중간항로 이후로 나뉜다.

 

중간항로 이전은 우리가 태어나 살아오면서 외부에서 받았던 영향에 대한 이야기다. 가장 큰 영향은 부모의 영향이다. 긍정적인 경험이든 부정적인 경험이든 우리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자라게 되는데, 해결되지 않은 내면의 아이가 우리를 계속 붙잡는다.

 

중간항로에 도착하면 내면의 아이를 해결하지도 못한 채 결혼생활, 부모역할, 돈을 버는 일에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배우자가 나를 구원해줄 거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지만 나의 무언가를 대신해 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배우자는 그저 배우자일 뿐이다. 남편에게 의존성이 강한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우린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조건없는 사랑으로 비유한다. 하지만 우린 조건있는 사랑으로 자식을 키운다. 나와 자식을 동일시하고 독립성을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개인적으로 반성해야 하는 일이다.

 

일은 직업과 소명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중요하며, 그 균형은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회의에 빠질 때 그 혼란을 줄여줄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중간항로를 어떻게 지나가야 하는가? 정답은 홀로서기를 해야한다. 누구도 나를 대신해서 내 삶을 책임져줄 수 없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누구 때문에 나의 인생이 망가지는 일은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다. 진정한 나를 찾아야 하고, 개성화 작업을 통해 온전한 나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내 기분은 어떤가?"

"내가 원하는 건 무엇인가?"

"나의 소명은 무엇인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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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언제나 우리의 친구 레인보우 시리즈 3
사라 페르난데스.소니아 로익 지음, 최서윤 옮김, 정수영 감수 / 놀이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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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잘 짜인 제대로 된 숲 설명서"


아이에게 자연친화적인 책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예쁜 숲을 많이 물려주고 싶었는데 여러 가지로 쉽지 않았다. 아이가 크면서 숲은 점점 더 없어지겠지. 그래도 숲이 있어야 하는, 숲을 지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아이가 알았으면 한다.


글은 이론적이고 그림은 감성적이다. 이론이라고 해서 어려운 내용인 건 아니지만 이 책이 의도하는 바를 파악하려면 독자가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이면 좋겠다. 독자에게 말을 걸어주는 대화체로 되어 있어 다정하다.


처음은 숲이 나온다. 숲의 전체도 숲의 부분도 설명해주며 숲이 예쁘다는 걸 여러 내용으로 친절하게 알려준다. 중간에는 위험에 빠진 숲, 불이야!를 통해 현재 숲이 어떤 상황인지 아이들이 겁먹지 않을 정도의 수준으로 알려준다. 그리고 나선 숲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으로 마무리한다.


숲 없이는 우리 모두 살 수 없다는 걸 이제 알았지? 하면서 말이다.


아이는 계절별로 변화하는 숲의 모습을 알게 되었고, 나무도 여러 종류가 있고, 잎도 여러 모양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모든 건 땅에서 시작되며 큰 나무도 하나의 씨앗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무의 나이는 나이테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숲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우연히도 아이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꿈꾸는 공원'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데, 본인을 그리고 숲 지킴이로 표시를 해 놓았다. 이 책을 읽은 효과일까? 봄이 왔다. 숲도 다시 초록초록 예뻐지겠지? 이번 봄에는 아이와 숲을 자주 가서 가까이에서 숲을 마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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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하는 나날들 - 조현병에 맞서 마음의 현을 맞추는 어느 소설가의 기록
에즈메이 웨이준 왕 지음, 이유진 옮김 / 북트리거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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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정신병에 관심이 많다. 관련 일을 하고 있기도 하고, 실제 정신과 진단을 받은 사람들의 삶은 해결책이 없어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정신과 진단은 조현병, 조울증, 조현정동장애, 반복성우울장애 등 중증정신질환을 말한다) 그리고 중요한 건 사람을, 증상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정신과 진단을 받은 당사자가 쓴 책은 너무 귀하다.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잘 살고 있다는 내용을 원하진 않는다. 다만 내가 원하는 건 당사자가 느끼는 조현병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너무나 훌륭하다.


사건과 사고, 강제입원에 대한 이슈, 증상의 잦은 재발, 가족의 힘듦, 결혼과 출산 그리고 양육, 진단과 치료, 약물의 문제, 불행한 예후, 자살 등 조현병과 관련된 중요한 이슈를 자신의 경험으로 풀어낸다.


저자는 본인을 '고기능'이라고 말한다. 예일대를 입학한, 종종 직업을 가지고 있는, 자신의 병에 대해 통찰을 할 수 있는...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썼을 것이다. 보통은 사고의 문제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이야기하거나 기록하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슬프게도 '고기능' 이라고 다 예후가 좋은 건 아니다.


저자는 조울증 증상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밤에 두세 시간 이상 자지 않거나 혹은 아예 자지 않은 채 일주일을 보냈고, 하나의 생각이 곧바로 다른 생각으로 널을 뛰었고, 수업 중에 문법이 하나도 맞지 않는 무의미한 말들을 휘갈겨 썼으며, 크로스 캠퍼스에서 주먹으로 나무를 때렸다. 그러다 조증이 물러간 후에는 움직이지도 않고 우울감에 젖어서 자살할 생각에 빠졌다.'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당사자의 편도 비당사자의 편도 아니다. 나는 이렇게 살고 있고, 이렇게 노력하고 있으며, 어떨 땐 무너지기도 하고, 죽고싶기도 하지만 어떨 땐 이겨내보고자 이것저것 해보기도 한다고.


어떤 사람은 이 책을 읽으면 정신병은 무섭구나 생각할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정신병 있는 사람은 힘들겠구나 생각할수도 있다. 전자든 후자든 분명한 사실은 우린 다함께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함께 살아야 한다는거다.


희망도 해결책도 없는 불분명한 삶은 정신병이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고, 우리 모두는 저자처럼 불완전하게 살아간다. 굴복하기도 하고 받아들이기도 하고 꿈틀해보기도 하는 저자의 삶이 내 모습 같아 보이는 건 착각은 아닐 거다.


저자의 삶보단 내 삶이 그나마 낫다는 이기적이고 뻔한 위로가 아닌 내 삶도 저자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서로에게 진실한 위로가 전해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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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싶다 -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은 직장인 심리학
최정우 지음 / 센시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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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싶다는 제목에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은 직장인 심리학이라고 표지에 써 있다. 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싶다.....제목처럼 될 순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연차로는 14년차다. 이 정도면 회사생활의 고수가 되어야 하는데 회사생활은 매일이 끝판왕 깨기다. 윗사람은 누가누가 더 이상한가, 아랫사람은 누가누가 더 일을 못하나로 경쟁하고 있다.

이 책의 모토는 모든 걸 다 잘할 수 없고, 모든 사람에게 예쁨을 받을 수 없고, 나는 좀 살아야겠다.....가 아닐까?

한 챕터가 끝나고 나오는 파란 메모에 써 있는 내용이 참으로 주옥같다. 고된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에게 나오는 혹은 고된 직장생활을 들어준 사람에게 나오는 찐 조언 같다고 할까?

내가 가장 공감이 가는 내용은 가장 마지막 챕터에 일을 잘하니 일이 자꾸 늘어나네? 프로 일잘러의 고민이라는 챕터였다. 요즘 내가 꽂혀 있는 부분이다. 일은 잘할수록 늘어나고 못할수록 줄어든다. 어쨌든 일은 되어야만 하니까..... 일을 못하는 척을 해볼까? 그럼 나에게 시키는 일이 확실히 줄어들텐데..... 그러자니 이미 난 내 능력을 많이 보여주고 말았다. 이직하면 한 번 써 먹어 봐야지.

이 챕터에서 저자의 조언은 지금 내게 맡겨지는 일을 잘해내고는 있지만, 지금과는 다른 업무에 도전하고 싶어. 진정한 프로 일잘러라면 질적으로 성장해야 해. 맞는 말이다. 양적 성장은 이제 그만해야한다.

회사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가볍게 읽기에 좋다. 회사에서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황들이라 공감도도 높다. 물론 답이 없는 상황도 있다. 그럴 땐 퇴사가 답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끝까지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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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싶다 -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은 직장인 심리학
최정우 지음 / 센시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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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싶다는 제목에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은 직장인 심리학이라고 표지에 써 있다. 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싶다.....제목처럼 될 순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연차로는 14년차다. 이 정도면 회사생활의 고수가 되어야 하는데 회사생활은 매일이 끝판왕 깨기다. 윗사람은 누가누가 더 이상한가, 아랫사람은 누가누가 더 일을 못하나로 경쟁하고 있다.

이 책의 모토는 모든 걸 다 잘할 수 없고, 모든 사람에게 예쁨을 받을 수 없고, 나는 좀 살아야겠다.....가 아닐까?

한 챕터가 끝나고 나오는 파란 메모에 써 있는 내용이 참으로 주옥같다. 고된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에게 나오는 혹은 고된 직장생활을 들어준 사람에게 나오는 찐 조언 같다고 할까?

내가 가장 공감이 가는 내용은 가장 마지막 챕터에 일을 잘하니 일이 자꾸 늘어나네? 프로 일잘러의 고민이라는 챕터였다. 요즘 내가 꽂혀 있는 부분이다. 일은 잘할수록 늘어나고 못할수록 줄어든다. 어쨌든 일은 되어야만 하니까..... 일을 못하는 척을 해볼까? 그럼 나에게 시키는 일이 확실히 줄어들텐데..... 그러자니 이미 난 내 능력을 많이 보여주고 말았다. 이직하면 한 번 써 먹어 봐야지.

이 챕터에서 저자의 조언은 지금 내게 맡겨지는 일을 잘해내고는 있지만, 지금과는 다른 업무에 도전하고 싶어. 진정한 프로 일잘러라면 질적으로 성장해야 해. 맞는 말이다. 양적 성장은 이제 그만해야한다.

회사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가볍게 읽기에 좋다. 회사에서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황들이라 공감도도 높다. 물론 답이 없는 상황도 있다. 그럴 땐 퇴사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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