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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 <파우스트>에서 <당신들의 천국>까지, 철학, 세기의 문학을 읽다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문사철이라고 했다.
문학, 역사, 철학
나에게 문학과 역사가 접근하기 쉬운 분야라고 한다면 철학은 누구나가 다 그렇듯이
나 역시 지루하고 왠지 별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분야임이 분명하다.
탁석산씨의 '한국의 정체성'과 '한국의 주체성'을 읽다가 미쳐버리기 직전까지 도달하고 나서
다시는 철학과 관련한 책은 보지 않으리라 결심했을 정도였으니까 미루어 짐작할만하다.
물론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세상사 많은 일들이 철학을 담고 있다고 봐야한다.
영화 '밀양'을 보면서 용서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쇼생크 탈출'을 보면서 인간에게 자유란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되면서 그 선택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가를 곰곰히 따져보면
그것은 나의 내면에 잠재되어있는 가치관일 것이며 그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 철학일 것이다.
그러면서 다시 읽게 된 철학책이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이다.
고전이며 필독서임이 분명한 문학소설과 그 속에 담겨있는 인간사의 여러면을
찬찬히 읊어주는 책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 사회와 사회, 일상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파우스트, 데미안, 오셀로, 변신, 구토, 고도를 기다리며, 페스트, 광장, 당신들의 천국
멋진 신세계, 1984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등 13권의 소설을 가지고서
자기체념, 자기실현, 성장, 만남, 가정, 일상, 권태, 반항,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인간공학, 사회공학, 회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목차를 보고 있자면 좀 따분한 책들임에 분명하지만 이미 오래전에 읽었던 책들이 대부분이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따라가다보면 책장은 절로 넘어간다.
철학과 담론이 사라진 한국사회라고들 말한다.
요근래 이슈되고 있는 여러사건들을 보면 철학이 부족한 사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연쇄살인범의 얼굴 공개를 하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이야기는 하루이틀사이에 끝나버렸다.
범죄자의 인권은 어디까지 지켜줘야 하는가하는 이야기만으로 몇날며칠을 이야기해도 부족할텐데 말이다.
사형제폐지에 대한 기사도 잠시 나왔다 사라졌다.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의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은 전사회적인 논쟁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어디에서도 이야기들어볼 수 없다.
모두다 가십거리로 치부되고 있다.
[책으로 만나는 세상]이 [직장인 성공시대](?)로 개편된 것에 대해서 그 어떤 논쟁도 벌어지지 않았다.
항의와 아쉬움은 많이 존재했으나 '책만세'가 왜 계속 유지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담론은 없었다.
사회가 경박스러워져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지만 어찌해 볼 수 없는 것은 더욱 슬프다.
같은 저자의 [영화관 옆 철학카페]도 있으나 아는 영화가 몇개 없어서 패스^^
김용석님의 [철학정원]와 이왕주님의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를 같이 추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