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회 추억
신영복 지음, 조병은 영역, 김세현 그림 / 돌베개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존경하는 신영복선생님의 책이다.

존경하는 또 한분의 선생님은 리영희 선생님이시다.

리영희 선생님의 글이 '사실'에 바탕을 두고 논리와 이성으로 글을 전개하신다고 하면

신영복선생님의 글은 내면 깊숙히 다져놓은 사람에 대한 따스한 정으로 말씀을 하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리영희선생님의 글은 사회과학적인 차가운 냄새가, 신영복선생님의 글에서는 인문과학의 따스한 향이 느껴진다.

 

대부분 아니 신영복 선생님의 모든 책이 감옥에서던지 아니면 그 이후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반면에

이 책은 선생님께서 감옥에 들어가시기 전의 추억을 말씀하신다.

 

사실 이 책이 출판되었을 때의 생각은 개밥바라기별처럼 성장소설이 아닐까 하고 뒷전으로 미루어놓았는데

며칠전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하고 땅을 쳤다.

그렇게 좋아하는 선생님의 책인데 눈에 뭐가 씌웠는지 왜 미루어놓았을까?

 

신영복선생님의 젊은 시절의 이야기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처음처럼'등이 모두 감옥에서 나오신 이후에

쓰신 글이고 또 그 이후의 생각들을 말씀하신 것이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젊으셨을때는 어떻게 생활하셨을까하고 궁금했던 적도 많았다.

 

이 책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1998년 증보판에 실려있다고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1993년판이라서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던거다.

 

선생님께서 통혁당 사건으로 수감되시기 2~3년전부터 알게 된 몇몇의 어린이들과의

약속과 만남, 생활을 담담히 서술해놓았는데 읽으면서 참 따뜻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이 책의 또 좋은 점은 영어로 옮겨놓았다는 점이다.

같은 대학의 조병은 교수님께서 직접 영어로 옮겨놓으셨는데

그래서 한문장 한문장 영어를 해석해가면서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세번째로 좋은 점은 그림이다.

김세현이라는 분이 그림을 그리셨는데 그림이 어찌나 따스한지 마음까지도 따뜻해진다.

 

그래서 제일 위 책 소개에서 영역자와 그림을 그리신 분까지 소개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백미는 바로 CD이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출간 20주년 기념으로 오디오북을 만드셨나본데

첨부되어있는 CD에 16편의 글을 1~13편은 성우분께서, 그리고 14~16편은 선생님께서 직접 낭독해주셨다.

이건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던 보너스^^

 

읽어보시라.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끼시게 될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육체적 나이는 예순넷, 그렇지만 정신의 나이는 마흔일곱

그렇다. 그는 십칠년 전의 교통사고로 인하여 그 이후의 기억을 잃어버렸다.

그 뿐이 아니다. 그는 지금 기억이 팔십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모 시트콤에 나왔던 단기기억상실증일게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어제 있었던 일을 하나도 기억못한다.

그래서 그 남자의 옷에는 기억을 되살리기 위한 메모지로 가득하다.

 

여기 한 여자가 있다.

그녀의 나이는 스물여덟, 그리고 미혼모이다.

그녀는 파출부를 한다.

그녀에게 맡겨진 일은 오래전 기억을 잃어버렸고 지금은 80분밖에 기억못하는 노인이다.

그녀가 아침에 처음으로 하는 일은 노인에게 자신이 어제도 왔었던 파출부였음을 다시 기억시켜주는 것이다.

 

여기 한 아이가 있다.

아이의 나이는 열살이며 미혼모인 엄마와 둘이서 살고 있다.

아이는 어느날 기억상실이지만 기억을 잃어버리기 전에는 수학박사였던 노인을 만나게 된다.

 

또 한명의 여자가 있다.

그녀의 나이는 정확하게 나와있지는 않다.

미망인이며 기억을 잃어버린 예순네살인 시동생을 데리고 있다.

그녀와 시동생은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는 연인사이였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그녀는 시동생을 사랑하는 것 같다.

 

이 네 사람이 얽혔다.

기억을 잃어버린 박사에게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수학지식뿐이다.

하지만 박사는 수학의 여러가지 지식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 소설은 참 따뜻하다.

수학공식이 여럿 등장하지만 어렵지 않다.

수학공식을 통해서 사람사이의 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수학은 냉정하고 철저하다.

약간의 빈틈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알고보면 수학에게는 따뜻한 면이 숨어있다.

우리가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사람들도 마찬가지 일게다.

차가워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어딘가 한 구석에는 따뜻한 면이 숨어있을게다.

그것을 찾아내는 순간 그 사람은 지금까지의 사람과는 다른 사람이 된다.

 

자^^이제 찾아보자.

내 한테는 어떤 따뜻한 면이 숨어있을까

 

사족.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책을 먼저 읽고 난 다음에 보게 되는 영화는

실망만을 안겨주었는데 이 영화는 어떨까요 ㅎ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신 - 21세기를 사는 지혜 인터뷰 특강 시리즈 5
김용철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겨레신문사에서 5년째 진행하고 있는 인터뷰특강 시리즈 2008년입니다.

그동안 [21세기를 바꾸는 교양],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 [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 [21세기에는 지켜야 할 자존심]이

진행되었었고 2008년에는 "배신"이라는 제목으로 특강이 진행되었군요

 

지방에 살면서 서울사람이 아닌 것에 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데

이런 프로그램만 보면 서울로 이사가고 싶은 마음이 하늘을 치솟곤 합니다.

 

2008년에는

김용철 - 삼성의 배신, 나의 배신

정혜신 - 배신의 정신분석

진중권 - 대중의 배신, 논객의 배신

정재승 - 배신의 딜레마, 배신의 과학

정태인 - 이명박 경제의 배신

조국 - 교수와 법률가의 배신

 

이렇게 여섯분께서 특강을 해주셨네요.

직접 강당에 앉아있지는 않았지만 열강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살면서 배신을 당해보지 않았던 사람은 없었을테지요.

하지만 배신을 해본적은 얼마나 있을까요?

나는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상대방이 배신을 당했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겠지요

 

작년부터 지금까지 뉴스만 보면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많은 분들이 있더군요

저는 배신당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애당초 기대한 것이 없었기에 당연히 그럴 줄 알았지요 ㅠㅠ

기대가 크면 배신감도 큰 법이라고 강사 중 한분이 그러시는군요.

 

더 이상 배신당하지 않으려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 <파우스트>에서 <당신들의 천국>까지, 철학, 세기의 문학을 읽다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사철이라고 했다.

문학, 역사, 철학

나에게 문학과 역사가 접근하기 쉬운 분야라고 한다면 철학은 누구나가 다 그렇듯이

나 역시 지루하고 왠지 별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분야임이 분명하다.

탁석산씨의 '한국의 정체성'과 '한국의 주체성'을 읽다가 미쳐버리기 직전까지 도달하고 나서

다시는 철학과 관련한 책은 보지 않으리라 결심했을 정도였으니까 미루어 짐작할만하다.

 

물론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세상사 많은 일들이 철학을 담고 있다고 봐야한다.

영화 '밀양'을 보면서 용서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쇼생크 탈출'을 보면서 인간에게 자유란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되면서 그 선택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가를 곰곰히 따져보면

그것은 나의 내면에 잠재되어있는 가치관일 것이며 그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 철학일 것이다.

 

그러면서 다시 읽게 된 철학책이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이다.

고전이며 필독서임이 분명한 문학소설과 그 속에 담겨있는 인간사의 여러면을

찬찬히 읊어주는 책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 사회와 사회, 일상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파우스트, 데미안, 오셀로, 변신, 구토, 고도를 기다리며, 페스트, 광장, 당신들의 천국

멋진 신세계, 1984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등 13권의 소설을 가지고서

자기체념, 자기실현, 성장, 만남, 가정, 일상, 권태, 반항,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인간공학, 사회공학, 회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목차를 보고 있자면 좀 따분한 책들임에 분명하지만 이미 오래전에 읽었던 책들이 대부분이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따라가다보면 책장은 절로 넘어간다.

 

철학과 담론이 사라진 한국사회라고들 말한다.

요근래 이슈되고 있는 여러사건들을 보면 철학이 부족한 사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연쇄살인범의 얼굴 공개를 하여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이야기는 하루이틀사이에 끝나버렸다.

범죄자의 인권은 어디까지 지켜줘야 하는가하는 이야기만으로 몇날며칠을 이야기해도 부족할텐데 말이다.

사형제폐지에 대한 기사도 잠시 나왔다 사라졌다.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의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은 전사회적인 논쟁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어디에서도 이야기들어볼 수 없다.

모두다 가십거리로 치부되고 있다.

 

[책으로 만나는 세상]이  [직장인 성공시대](?)로 개편된 것에 대해서 그 어떤 논쟁도 벌어지지 않았다.

항의와 아쉬움은 많이 존재했으나 '책만세'가 왜 계속 유지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담론은 없었다.

사회가 경박스러워져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지만 어찌해 볼 수 없는 것은 더욱 슬프다.

 

같은 저자의 [영화관 옆 철학카페]도 있으나 아는 영화가 몇개 없어서 패스^^

김용석님의 [철학정원]와 이왕주님의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를 같이 추천해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미의 이름 세트 - 상.하권
열린책들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제가 한번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경우가 잘 없는데

어쩌다 장미의 이름은 두번 읽게 되었네요.

오래전에 읽었던 책은 개정되기 전의 책(하드커버였죠)이었구요

어느 대학교수님께서 지적하신 360여군데의 오류를 이윤기씨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이탈리아 원본을 번역한 것이 아니고 영어본을 번역함으로 인하여 가졌던 오류들) 고쳐서 다시 개정하신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항상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 중에 하나는 정말 배워야 할 것들이 많구나 하는 것입니다만

장미의 이름을 읽으면서도 역시나 배움에 대한 갈망은 어쩔 수가 없네요.

중세유럽의 역사나 기독교내부의 논쟁의 역사, 이단논쟁, 교황과 황제의 대립등

세상에는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이미 영화로 만들어졌기때문에 알고 계신분들이 많겠지만

책 내용을 이야기한다면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쇄살인사건과 이를 해결하려는 수도사의 활약이 큰 흐름입니다.

하지만 살인사건은 이야기를 끌고나가고자 하는 도구일 뿐이구요

정작 말하고자 하는 것은

기독교내부에서 벌어졌던 여러가지 논쟁들

특히 성직자가 재산을 가져야 하는 것인가, 가져서는 안 될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이부분은 원칙과 관련한 부분이라서 정말 치열한 논쟁이 됩니다.

청빈논쟁을 둘러싸고 세속의 권력인 황제와 신의 대리권력인 교황의 대립

즉 성직자는 재산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주장하는 황제측의 성직자들과

성직자도 재산을 가질 수 있다는 교황측의 성직자들

그리고 그 대립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여러 이단논쟁들

그리고 또 한 축으로 웃음에 관한 논쟁이 있습니다.

성직자는 경건하고 엄숙해야 하는가, 아니면 웃음을 가질수도 있는가 하는 논쟁이 벌어집니다.

역시나 성경이나 예수님의 행적에 대한 해석의 차이에서 오는 서로간의 차이입니다.

 

제가 배움이 깊어서 이런 역사속의 논쟁에 많은 지식이 있었다면

훨씬 더 쉽고 재미나게 읽었을테지만 그렇지 못하다보니

주석을 읽고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되더라구요.

 

추리소설이면서 또한편으로는 철학소설이더라구요.

이윤기씨가 아니면 누가 이 책을 번역할 수 있었겠냐하는 생각도 많이 드네요.

영화로 보신분들은 책을 꼭 다시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