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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세트 - 상.하권
열린책들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제가 한번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경우가 잘 없는데
어쩌다 장미의 이름은 두번 읽게 되었네요.
오래전에 읽었던 책은 개정되기 전의 책(하드커버였죠)이었구요
어느 대학교수님께서 지적하신 360여군데의 오류를 이윤기씨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이탈리아 원본을 번역한 것이 아니고 영어본을 번역함으로 인하여 가졌던 오류들) 고쳐서 다시 개정하신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항상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 중에 하나는 정말 배워야 할 것들이 많구나 하는 것입니다만
장미의 이름을 읽으면서도 역시나 배움에 대한 갈망은 어쩔 수가 없네요.
중세유럽의 역사나 기독교내부의 논쟁의 역사, 이단논쟁, 교황과 황제의 대립등
세상에는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이미 영화로 만들어졌기때문에 알고 계신분들이 많겠지만
책 내용을 이야기한다면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쇄살인사건과 이를 해결하려는 수도사의 활약이 큰 흐름입니다.
하지만 살인사건은 이야기를 끌고나가고자 하는 도구일 뿐이구요
정작 말하고자 하는 것은
기독교내부에서 벌어졌던 여러가지 논쟁들
특히 성직자가 재산을 가져야 하는 것인가, 가져서는 안 될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이부분은 원칙과 관련한 부분이라서 정말 치열한 논쟁이 됩니다.
청빈논쟁을 둘러싸고 세속의 권력인 황제와 신의 대리권력인 교황의 대립
즉 성직자는 재산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주장하는 황제측의 성직자들과
성직자도 재산을 가질 수 있다는 교황측의 성직자들
그리고 그 대립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여러 이단논쟁들
그리고 또 한 축으로 웃음에 관한 논쟁이 있습니다.
성직자는 경건하고 엄숙해야 하는가, 아니면 웃음을 가질수도 있는가 하는 논쟁이 벌어집니다.
역시나 성경이나 예수님의 행적에 대한 해석의 차이에서 오는 서로간의 차이입니다.
제가 배움이 깊어서 이런 역사속의 논쟁에 많은 지식이 있었다면
훨씬 더 쉽고 재미나게 읽었을테지만 그렇지 못하다보니
주석을 읽고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되더라구요.
추리소설이면서 또한편으로는 철학소설이더라구요.
이윤기씨가 아니면 누가 이 책을 번역할 수 있었겠냐하는 생각도 많이 드네요.
영화로 보신분들은 책을 꼭 다시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