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채널 × 반려, 혼자가 아닙니다만 EBS 지식채널e 시리즈
지식채널ⓔ 제작팀 지음 / EBS BOOKS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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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의 새로운 책

지식채널의 책은 잊지않고 꼬박꼬박 챙겨봅니다.

지난번에 올렸던 차이나는 클래스와 함께 컬렉션하는 책이기도 하지요.

벌써 19권이나 되군요.

대부분은 초판 1쇄이구요, 두세권만 초판 2쇄본입니다. 초판 2쇄본은 항상 아쉬움을 남기는 군요.

이번 책의 제목은 반려, 혼자가 아닙니다만 이다.

반려 하니까 바로 떠오르는 단어는 반려견, 반려묘이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반려자가 가장 먼저 생각났어야 하는게 아닌가 한다.

반려자라는 단어보다 반려견 반려묘를 먼저 떠올리다니 많이 변했다.

이 책은 반려동물에 대한 책이 아니라 사람이 함께 하는 모든 것에 대한 내용이다.

반려동물부터 시작해서 반려식물, 반려악기등을 지나 반려자, 가족까지 나아가서

지금 시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있다.

시각장애인과 함께 하는 안내견의 생애.

치매노인들의 치료에 도움이 될까하고 데려다 놓은 고양이들로 인해

노인들이 기억을 되찾는다는 내용.

두번째 챕터는 인간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동물들의 이야기

언어가 인간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몸짓, 자세, 움직임, 소리들로

소통하고 싶어나는 언어가 있다는 이야기.

고양이의 입장에서 살펴본 인간들의 삶.

소리가 나는 장난감으로 눈을 뜨고 일어나 씻고 밖으로 나가는 인간들

어둠이 내리면 집으로 돌아와 아무데나 벌렁 누워 밖에서 구해온 먹이를 먹고

멍하니 한곳만 바라보다 잠에 드는 인간들.

항상 검은 물을 마시고 앞발을 책상위에 놓고 움직이지 않다가 가끔 옥상에 올라가

앞발을 쭉쭉 뻗는 동작을 하는 인간들.

잠들기 전에 네발로 서서 몸을 이리저리 비틀다 편안히 잠드는 고양이의 시각으로 본 인간들의 삶.

밝은 빛과 함께 공존하는 어두움.

하루에 357마리, 1년에 13만 401마리가 주인을 잃고 버려진다.

그 중 13퍼센트는 원래 주인을 만나고 27.6%는 새로운 가족을 만나지만 23.9%는 자연사

그리고 20.2%는 안락사를 당한다.

반려동물 장례를 들어본 적 있나요?

저의 아버지 산소에 가는 길에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있더라구요?

아~이제 저런 곳도 생기구나 하고 놀랬는데 더 놀라운 것은 반려동물 장례용품 사업도 생겼답니다.

동물만이 반려일까요?

반려식물도 있습니다.

건물위에 정원이 올라간 옥상정원, 담벼락에 정원을 들인 수직정원 등 건물안에 다양한 형태의 정원이 생겨났습니다.

“식물을 키우기 전에는 완전히 엉망으로 살았어요. 겁이 나고, 망설이고, 밤새 울기도 했어요.

식물을 키우면서 그런 삶을 그만둬야했다고 생각했죠.” -EBS<임이랑의 식물수다>진행자-

또 다른 반려를 볼까요.

비질 한 번에 시 한구절을 쓰는 환경미화원, 밥 한술 떠 드리며 한 문장을 쓰는 요양보호사, 브레이크 한 번에 글 한 줄의 버스기사.

다양한 방법으로 삶이 담긴 시를 쓰고 읽고 듣고 그리는 경험을 통해 시와 예술을 진정한 반려로 받아들이고 위로받는 사람들.

악기 하나는 다룰 줄 알아야 한다던 엄마 손에 이끌려 억지로 배웠던 피아노, 바이올린.

이제서야 어머님 말씀이 틀린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다.

연간 근로시간 평균 1,908시간 OECD3위. 우리에게 필요했던 것은 악기가 아니라 퇴근 후 악기 하나쯤 다룰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어느새 악기는 취미를 넘어 일상의 탈출구이자 평생의 동반자로 반려악기로 변화하고 있다.

잠을 깨기 위해서, 습관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집중력을 위해, 맛있어서.

커피를 마시는 이유 중 습관적으로가 2위를 차지했다.

츤도쿠 : 읽다라는 뜻의 도쿠(讀(독)와 쌓아두다라는 츤데가 합쳐진 단어.

책 모으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 장서가라고도 하며 비블리오마니아(bibliomania)라고 한다.

책을 사서 읽지 않고 쌓아둔다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 때문에 서점이 망하지 않고 유지가 되고 있다는 것은 아니러니다.

소설가 김영하는 “읽을 책을 사는게 아니라 산 책 중에서 골라 읽는거에요.”라고 말했다.

어린 아이들의 반려는 무엇일까요?

바로 장난감이죠.

하지만 장난감은 아이들과 그리 오래 시간을 보내지 않지요. 아이들에게 버려진 장난감은 어떻게 될까요?

장난감 수리 연구소. 6명의 장난감 박사님들께서 전국에서 도착하는 고장난 장난감을 고쳐서 돌려보내줍니다. 교장, 교사, 비행기 정비사, 해군원사들 이분들의 전직은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모두 할아버지라는 것.

책의 절반은 이제 사람인 반려자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사랑하는 사람 반려자.

쇼팽과 조르주 상드.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와 부인 잔 에뷔테른

화가 김환기와 아내 김향안.

화기 이중섭과 아내 마사코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한 여러가지 시선들

“경제적 어려움으로 혼인하지 못한 백성들에게 돈 500푼과 포목 두끗을 지원한 후 그 결과를 보고하라” 1791년 2월 정조임금이 한성부에 내린 어명.

혼기가 꽉 찬 미혼남녀 281명을 혼인시키려는 프로젝트.

그렇지만

“우리 계약 결혼할까요?”

프랑스 실존주의 사상가인 장 폴 사르트르와 작가이자 여성해방운동가인 시몬 드 보부아르.

성적으로 문란하고 부도적하다, 가족제도를 파괴하는 폭거 라는 비난과 손가락질을 감수하며 2년마다 게약을 갱신하며 50년간 이어진 그들의 관계.

혼자 하는 결혼, 솔로고미(sologomy)

두 사람 이상을 동시에 사랑하는 다자간 사랑 폴리아모리(polyamory)

가족이라는 이름의 지옥이라는 제목의 챕터

베이비박스에 얽힌 이야기.

베이비박스는 출생신고를 할 수 없는 아기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출생신고롤 못하면 병원비, 보육비 등을 지원받지 못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입양가정을 만날 수 없습니다. 입양은 출생신고가 된 아이들만 가능하기 때문이죠.

베이비박스는 아동유기가 아닙니다. 절망적이지만 사랑이 넘치는 엄마들에게 아기를 살리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찾아낸 가장 안전한 공간 베이비박스입니다.

부부이야기

부부는 살면서 서로 닮아간다. 진짜일까요?

입양가정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

입양은 특별하다는 시선을 버려주세요.

좋은 일 하시네요 라는 말 말고 그냥 행복하시겠네요, 축하합니다 면 충분합니다.

진정한 친구

우정의 종류 세가지.

효용성을 추구하는 우정 : 학교, 직장 등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다 친구가 된 우정.

하지만 서로 득될 일이 없어지면 슬그머니 관계가 멀어진다.

즐거움을 추구하는 우정 : 취미생활이나 관심사를 함께 나누다 친구가 된 우정.

하지만 한명이라도 관심사가 바뀌면 끝나는 관계.

선(善)을 추구하는 우정 : 순수하게 좋은 사람, 곁에 두고 심은 사람이라 생각해서 친구가 된 우정

아리스토텔레스가 오래 전 규정해놓은 우정.

인터넷에서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이 진짜 친구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 볼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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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 철학자 강신주 생각과 말들 EBS 인생문답
강신주.지승호 지음 / EBS 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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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인터뷰어(질문자는 인터뷰어, 질문을 받는 사람은 인터뷰이)인 지승호씨께서

강신주작가와 함께 책을 내었다.

그동안 지승호씨의 책을 여러권 읽었는데 <아, 신해철!>, <영화, 감독을 말하다>, <아!대한민국, 저들의 공화국>,

<금지를 금지하라>, <7인 7색>, <공범들의 도시>, <신해철의 쾌변독설>,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감독, 열정을 말하다>등을 읽고 그리고 갖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인터뷰어라고 타칭 거론되고 있다.

도서관에서 이런 저런 책을 뒤적거리다가 오래전에 강신주씨와 지승호씨가 인터뷰를 한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 책이 2013년에 출판되었으니 거의 10년만에 다시 한번 서로 대화를 나눈셈이다.

내가 이 책을 구입하게 된 배경에는 지승호씨를 좋아한다는 것도 있지만 요즘 강신주라는 사람에게 꽂혀있기 때문이다.

강신주라는 이름을 알게 된 것은 몇년전부터 TV에 자주 등장하시면서 장자도 강의하시고 또 여러 생활속의 철학을 이야기하셔서

존재자체는 알고 있었는데 요근래에 유튜브에서 불교철학을 강의하신 것을 보게 되면서 완전 반하게 되었다.


그런데 책장을 뒤지다 보니 책장에 강신주선생의 책이 여러권 있었다.

<철학이 필요한 시간>,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등 이미 나는 강신주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 책들을 읽었을 때는 저자인 강신주라는 사람의 존재감은 없었고 그냥 책의 내용만이 나에게 필요한 때였다.

이제 와서 보니 내가 오래전부터 강신주를 사랑했구나 싶었다.

어쨌던 지승호씨와 강신주씨는 근 10년만에 다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책을 펴냈다.

10년동안 이들은 얼마만큼 변했을까?

낮 1시부터 밤 10시까지 여덟번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나누었던 내용을 지승호씨가 잘 풀어내었다.

이런 책은 책의 내용을 구절구절 요약해서 쓰는 것은 온당치 않다.

읽는 이들이 스스로 읽고 느껴야 한다.

다만 이런 내용들일꺼다 라는 정도는 알 수 있게 목차중의 일부분만 소개하는 것으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 '나'는 수많은 인연의 결과물이다.

* 텍스트와 콘텍스트 사이에서

* 혼자 먹는 밥, 나눠 먹는 밥

* 펜데믹은 다시 온다, 자본을 통제하지 않으면

* 사치품에서 필수품으로

* 나이 듦, 꼰대 그리고 신제품

*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 '강남좌파', '좋은 지주', '따뜻한 자본주의'

* 생계문제 빠진 인권은 의미없다

* 철학하는 즐거움, 철학 하는 괴로움

사족

요즘 영상을 보면 강신주 선생의 건강이 무척 좋지않아 보입니다만 본인께서 책을 과하게 쓰시느라 그렇다고 하시고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시지만 걱정은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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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사계절 만화가 열전 13
이창현 지음, 유희 그림 / 사계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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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서관을 자주 간다.

평소에 관심이 있는 책 목록을 작성해 두었다가 도서관에 가서 실물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내 예상과 맞으면 구매목록에 올려두고 전혀 아니다 싶으면 목록에서 삭제한다.

또는 구매하기는 좀 애매하다 싶으면 도서관에서 대출 해서 읽는다.

어제도 도서관에서 뒹굴뒹굴 시간을 보내다(도서관은 생각보다 시간 보낼 수 있는 꺼리가 많다)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웹툰 코너에 갔다 발견했다.


나도 책을 좋아하고(책을 좋아하니 도서관에 있었겠지) 독서모임도 하고 있으니 눈길이 갔다.

책을 펼치고 순식간에 낄낄 거리며 읽었다.

이런 B급 감성 정말 좋다.

간략하게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서로의 사생활이나 이름, 직업은 모른 채 별명으로만 서로를 칭하고, 책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 나가는 선생, 사자(살케04의 팬), 고슬링, (슈크림의) 슈, 미확인 중년 동물 예티(아마도 히말라야 설인?)가 기존 멤버이다. 그리고 여기에 조폭에 잠입해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 경찰(무간도의 오마주?)과 자기개발서만 읽다 들어와 줄곧 추방당하는 노마드, 컴퓨터공학과 대학원생으로 D. H. 로렌스를 동경하는 소설가 지망생 로렌스가 새롭게 회원으로 들어오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첫 시작부터가 재미난다.

노마드가 독서모임에 처음 나와 자기 소개를 하는데 자기 개발서를 좋아한다는 말을 하는 순간 바로 모임에서 쫓겨난다.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독서모임에서 자기개발서라니......이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아~자기개발서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세상에 나쁜 책이 어디있나? 나쁜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나와 맞지 않는 책이 있을 뿐이다.

자기개발서도 분명 필요한 사람들이 있고, 그렇기에 지금도 서점의 베스트셀러코너에 가면 자기개발서가 한자리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책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인문학에 심취해있다면 자기개발서는 쓰레기일 뿐이다.

그렇게 노마드는 쫓겨난다. 하지만 노마드는 꾸준히 가입을 시도한다.

그럼 이 책에서 추천하는 독서비법을 한번 보자.

저자 소개에 TMI가 많은 건 피한다.(이동진 작가는 책 표지에 저자의 사진이 있으면 무조건 피한다고도 했다)

‘저자 소개’보다 ‘역자 소개’가 긴 책은 재고의 여지 없이 무시한다.

목차 확인이 중요하다. 번역서의 경우 책 제목이랑 목차는 원서와 대조해 본다.

‘꼼꼼한 서문 읽기’로 ‘본문 읽기’를 대신할 수도 있다. 서문에 장별로 어떤 내용을 다뤘는지 압축적으로 제시한 책은 실패 확률이 적다.(그렇다. 서문만 읽어도 책 한편을 다 읽었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완독에 집착하지 마라. 끝까지 다 읽으려다 아예 책을 멀리하게 될 수도 있다.(지금은 완독할 수 없지만 언젠가 나의 의식이 성장하고 발전한 이후에는 완독할 수도 있다)

독서 중독자들은 베스트셀러에 냉담하다. 어쩌다 읽은 책이 훗날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조차 불명예로 여길 정도(나도 베스트셀러에 냉담하기는 한데 내가 읽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왠지 나의 안목이 뛰어난 것 같아서 뿌듯하다)

독서 중독자들은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어 나간다(‘동시병행 독서법’). 단, 분야를 겹쳐 읽지 말 것.(나도 여러권을 동시에 읽는 경우가 많다. 차에서 시간 날 때 읽는 책, 책상에서 읽는 책, 침대에 누워서 읽는 책등 시간과 장소에 따라 읽는 책이 다르다)

한편 책을 보다보면 작가가 숨겨놓은 또는 패러디한 장치에 감탄하게 되기도 하고 내가 모르거나 몰랐던 것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책과 세계』(강유원),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피에르 바야르), 『독서의 역사』(알베르토 망구엘) 등도 나오고 슈테판 츠바이크의『에라스무스 평전』,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최승자의 시 등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로렌스가 발표하는 소설 <욕망의 동토>는 D. H. 로렌스의 소설 문장을 패러디한 것이라고 하는데 내가 읽은 책이 아니라 어떻게 비슷한지는 모르겠다. <냉동과 해동 사이>는 『냉정과 열정 사이』의 패러디이다. 경찰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스토리는 영화 <무간도>를 패러디했으며, 청기사파, 다리파로 나뉘는 범죄조직은 독일 현대미술의 유파 이름이다. 카메오처럼 출연하는 전작 <에이스 하이>와 <빅토리아처럼 감아차라>의 캐릭터들도 재미있다.

책을 좋아하고 본인이 독서중독자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읽어보라고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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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말 김어준 Part 1
김어준 외 지음 / 팟빵북스(PODBBANGBOOKS)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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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김어준이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된 것은 90년대 후반쯤이다.

딴지일보라는 기상천외한 것을 만들어 낸 이상한 괴짜같은 사람이었다.

명랑이라는 코드로 세상을 약간 삐뚤하게 보는 하지만 낄낄거리게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B급 감성이라고 해야 할까? 그동안 기존의 여러 매체나 사람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시각을 보여주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김어준이라는 사람을 알고 난 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이 사람이 나꼼수라는 팟케스트 방송을 들고나왔다.

얼마나 파급력이 컸는지 기존 정치판의 인물들이 이런 건 없어져야 한다고 기를 쓰고 억지를 부렸던 그런 방송이었다.

나꼼수는 언론이 아니다 등등.

하지만 이미 세상은 변해가고 있었고 기성 언론에 실망하던 많은 사람들은 나꼼수에 열광했다.

그동안 우리가 알던 언론과 미디어는 티브이나 신문매체를 이용하는 것이었지 그 외에는 알지도 몰랐었다.

팟캐스트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던 그때 김어준은 팟캐스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사람들에게 전했던 것이다.

이제는 팟캐스트는 너무 흔해져버렸고 유튜브에서도 개인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졌다.

나꼼수를 그렇게 비판하던 많은 정치인들도 대부분 유튜브에서 개인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방송국에서도

자체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유튜브뿐 아니라 각종 SNS를 통해서도 대중과 소통할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럴 때 김어준은 또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월말 김어준이라는 새로운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한 것이다.

보통 잡지라고 하면 주간, 월간 계간 뭐 이런 이름이 붙기 마련인데 월말이라니....역시 김어준 답다.

김어준 본인의 표현으로는 깊이있는 지식보다는 남들보다 약간 정말 쪼~끔만 깊이있는 지식을 알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매달 말쯤에 방송이 올라오니 유료로 청취하시면 된다.

김어준 하면 정치판의 언저리에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월말 김어준은 정치와는 전혀 상관없는 영역을 다루고 있다.

철학이라던지, 미학, 명품시계, 만년필, 음악, 고전문학, 미술,과학, 탐험가 등등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기존의 방송에서 보지 못했던 그 분야의 전문가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낄낄거리며 듣다보면 한시간은 그냥 순삭이다.

여기에 출연했던 사람들은 기존의 방송에서는 전혀 보지못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나도 내가 아는 인물은 조윤범 한명뿐이었다.

뭐 어쨌던 너무 유익하고 재미있는 방송인데 그 방송을 엮어서 책으로 출판했다고 해서 당장 구입해서 읽었다.

방송을 그대로 녹취해서 출판을 했다보니 읽다가보면 방송에서 들었던 그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책에서도 느껴져서

읽다가 혼자서 피식하곤 했다.

이번 책이 part1이니 아마도 2권 3권도 계속 출판되리라 예상된다.

책소개를 하려고 하니 책 소개라기 보다는 출연진 소개라고 하는게 맞겠다.

철학 : 박구용교수(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칸트와 헤겔, 니체의 철학을 맛깔나게 설명해주셨다.

과학 : 박문호교수

감각과 느낌은 어떻게 다른가?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은 어껗게 진화를 해온것인가/

미술 : 노성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과 인체비례 두 그림을 새로운 지식과 시각으로 무장하게 해주셨다.

음악 : 조윤범

모짜르트와 차이코프스키

고전 : 유광수(연세대학교 교수)

구운몽을 완전 새로운 시각에서 읽어주시고 최척전이라는 처음 듣는 우리고전 소설도 알려주십니다.

김어준이라는 사람에 대한 선입관과 편견을 벗어버리고 꼭 읽어보세요.

정말 재미있고 깊이가 있습니다.

참고로 유튜브에서 월말 김어준을 검색하시면 그동안 업로드 되었던 방송 중 일부분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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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 편지 왔습니다, 조선에서!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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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왜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좋습니다.

지금의 현재도 먼 훗날에는 역사이겠지만 과거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역사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역사를 접하는 방법은 대부분 역사교과서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역사교과서와 위인전이 대부분이지요.

물론 요즘은 정보를 접하는 방법이 많아서 다른 곳에서도 많이 보고는 합니다.

그래서 벌거벗은 세계사나 벌거벗은 한국사 같은 티브이 프로그램도 만들어졌겠죠.

사실 벌거벗은 한국사는 좀 실망이 큽니다.

저 정도는 사극드라마만 좀 열심히 봤다면 다 아는 내용이죠.

그래서 저는 통사 위주의 역사보다는 좀더 세밀한 역사를 좋아합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대단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 있었는지가 궁금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저의 궁금증을 많이 해소해주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조선의 사람들이 서로 주고 받았던 편지들이 소개되었습니다.

부부간에 , 부모와 자식간에, 연인들이 주고 받았던 편지들이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더 조선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여기에 소개된 것이 전부를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교과서나 사극에서 접하는 역사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가령 부인이 남편에게 보낸 편지에는 노비가 말을 듣지 않아 속상하다는 내용이라던지

어떤 노비는 소작료를 제대로 내지 않고 배째라 라고 버티어서 할 수 없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노비는 상전에게 꼼짝도 못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공부를 열심히 안 한다고 꾸짖는 편지에서는 과거나 현재나 똑같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죠.

사람 사는게 다 거기거 거기인가보다 라고 생각됩니다.

지방관으로 발령받은 자식이 모친에게 힘들어서 못해먹겠다는 내용으로 편지를 보낸 것을 보면

흔히 삼정문란으로 대표되는 조선 후기의 시대상에서 고을의 수령들도 말 못할 고충이 많구나 느껴집니다.

조금만 가혹하게 하면 민란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며 고을백성의 눈치를 살핀다는 내용을 보면

가혹한 가렴주구는 남의 나라 일인 것만 같습니다.

양반집이 다 넉넉한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네요.

자식이 과거를 보러갔는데 돈이 모자라 이곳저곳에서 빌려야 하는 일도 다반사구요

이렇게 저렇게 겨우겨우 가사를 꾸려나가는 집 안주인의 고충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런 가문이 몰락한 양반이 아니라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명문가라는게 더욱 재미가 있습니다.

기생을 사모하여 연서를 보낸 사람과 그 고백을 모멸차게 거절하는 기생의 답장도 재미가 있어요.

저자는 딴지일보에 역사, 사회, 정치, 문화등의 조잡한 글을 올리다 여기까지 왔다고 하네요.

책은 독자들이 읽기 쉽게 한문이나 중세국어로 되어 있는 원문을 현대어로 옮겨 적어놓았어요.

조선사람들의 편지는 세가지 형태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첫째가 개인문집, 두번째가 가문에서 전해져 온 편지들, 세번째가 무덤에서 발굴된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은진송씨 가문 간찰', '현풍곽씨언간'등이 있지요.

다산 정약용선생께서 자식과 부인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책으로 출판되어

베스트셀러이기도 합니다.

'안동 의성김씨 천전파 종택 간찰' '대전 안동권씨 유회당가 한글 간찰', '안동 고성이씨 팔회당 종택 간찰'등

명문가에는 조상님의 편지를 잘 보관하고 있었던가 봅니다.

그 덕분에 이렇게 옛사람들의 삶을 엿볼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네요.

모든 가문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렇다 보니 이 저자의 다음책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도 무척이나 궁금해졌어요.

ps. 이 책을 읽다보니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서 펴낸 [실용서로 읽는 조선]이라는 책에서 편지 쓰는 법에 대한 내용이 생각나서 덧붙여봅니다.

제가 어릴때 학교에서 배웠던 편지쓰기의 순서는 받는사람, 첫인사, 쓸내용, 끝인사, 날짜였던 것 같은데

편지쓰기의 형식이 요즘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보더군요.

조선시대에는 편지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형식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했나봅니다.

하긴 예송논쟁 까지 벌일 정도이니 예의는 아주 중요했겠죠.

하지만 예에 맞춰 편지를 쓰는게 학식이 높은 양반들도 어려웠나봅니다.

그래서 [간식유편]이라는 편지쓰기 메뉴얼집이 발간되었네요.

간식유편이 어떤 책인가는 떼어놓고 책에 있는 편지쓰는 법만 살펴볼게요.

편지에는 왕서식(往書式)과 답서식(答書式) 두 종류가 있구요.

글이 너무 길어지니 왕서식만 보겠습니다.

왕서식은 간활류 -> 첨양류 -> 즉일류 -> 시령류 -> 복유류 -> 기거류 -> 흔희류 -> 자서용 -> 소품류(혹은 입사류) -> 임서류 -> 보중류 -> 결미류 -> 기량류 로 이루어 집니다.

(1) 간활류 :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에 소식이 소원했다는 문구를 표현한다.

(2) 첨양류 : 상대방을 몹시 그리워하고 사모하는 심정을 표현한다.

(3) 즉일류 : 편지를 보내는 시점을 표현한다.

(4) 시령류 : 1월부터 12월까지의 절기를 말한다.

(5) 복유류 : 보내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처음 편지를 보내기에 상대방의 안부가 어던지 모르므로 상대방에개 묻건데 라는 문구를 쓴다.

(6) 기거류 : 받는 사람의 안후를 묻는 말을 표현한다.

(7) 흔희류 : 보내는 이가 상대방이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과 그리워하는 심정을 표현한다.

(1)부터 (7)까지는 받는 사람과 관련된 부분이다.

(8) 자서용 : 보내는 사람이 자신의 안부를 전하는 대목이다.

(9) 소품류 또는 입사류 : 앞의 내용을 구만두고 화제를 돌리거나 편지를 쓰게된 본격적인 사연으로 들어가는 부분이다.

(10) 임서류 : 사연을 매듭짓고 자신이 쓴 편지를 보면서 한 번 더 상대방에 대한 그리운 마음이 든다는 표현을 한다.

(11) 보중류 : 상대방에게 건강하게 잘 지내라고 인사드리는 대목이다.

(12) 결미류 : 요즘 표현으로 이만 줄인다 는 뜻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13) 기량류 : 자신이 쓴 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잘 살펴달라는 표현을 쓰는 곳이다.

답서식은 왕서식에서 욕승류(뜻밖에 상대방이 보내 준 편지를 받았다는 표현), 심지류(상대방이 보내준 편지를 통해서 이미 상대방의 안부를 들어 알고 있다는 표현), 인편류(상대방에게 가는 인편이 있어서 몇 글자 써서 부친다는 표현)정도만 다르다고 합니다.

예로 실려있는 편지 한통을 보겠습니다.

<뜻밖에 만나 뵌 것이 이미 여러 날 흘렀습니다. 우러러 사모하는 마음이 날이 갈수록 깊어집니다. 근래 추위가 점점 누그러져 완연한 봄이 되었습니다. 요즘 건강은 편안하십니까? 그리워하는 마음 가눌 길이 없습니다. 아무개는 염려 덕분에 근근이 지내고 있어서 달리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이에 평소 사랑해주심을 믿고 감히 아무개 일로 아룁니다. 편지에 임해서 죄송한 마음 지극합니다. 항상 더욱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나머지는 다 갖추지 않겠습니다.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모월 모일 아무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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