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전 TV프로그램 중에서 테마극장인가 하는게 있었다.

‘그래, 결심했어’라는 대사로 유명한데 어느 상황에서 두가지 선택지를 주고 각각의 선택에 따라서 어떻게 진행될 건지를 재미있게 보여준 코믹극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 프로그램이 생각인 난 것은 우리네 인생은 TV처럼 다시 되돌아가 리셋 할 수 없어 한번 결정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알고리즘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양귀자 작가의 ‘모순’을 다시 읽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20대에 읽었던 이 책을 40대에 읽으니 전혀 새로운 책이라는 리뷰를 남기기도 하네요.

저도 이 흐름에 동참해서 읽었습니다.

줄거기를 간략하게 요약해볼게요.

주인공 안진진에게는 쌍둥이인 어머니와 이모가 있습니다.

4월 1일 만우절에 태어난 두 사람은 결혼과 함께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갑니다.

어머니는 술만 마시면 폭력을 행사하고 가정을 책임지지 않는 남편과 삼류 양아치인 아들, 그리고 주인공 안진진을 시장에서 양말 행상을 하며 키우고 있습니다.

이모는 유명한 건축사무소 소장인 남편을 만나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모부는 기념일이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도 하고 부인에게 꽃도 선물하는 좋은 남편입니다.

아들과 딸도 공부도 속썩이지 않고 공부도 잘해 미국에 유학을 가 있습니다.

나, 안진진은 지금 두명의 남자를 두고 결혼 대상자로 저울질을 하고 있습니다.

나영규는 모든 삶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남자입니다.

데이트코스를 미리 검색하고 준비하고 예약하고 시간에 맞춰 딱딱 진행시켜야 하는 사람입니다. 안진진은 이 사람에게는 자신의 삶을

허심탄회하고 다 털어놓을 수 있습니다.

김장우는 낭만적인 사람입니다.

야생화를 찍으러 다니는 김장우는 연애가 서툴고 안진진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입니다.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고 있으며 안진진에게 야생화 사진을 보여주면 설명을 주절주절 하죠.

김장우에게는 본인을 돌봐줬던 형이 있는데 형이 운영하던 여행사가 상황이 너무 어렵습니다.

안진진은 김장우에게는 자기 가족들의 치부를 드러내지 못합니다.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적당히 평탄한 삶을 살며 누구와 결혼을 해야 할 지 고민하는 안진진에게

이모의 자살소식이 전해지며 생각이 깊어지게 됩니다.

이후 어찌 어찌 진행이 되는데 스포일러라 여기까지만(출판 30여년이 된 책이라도 결말은 보여주지 말아야겠죠)하겠습니다.

책을 읽으며 어디선가 읽었던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인생은 지속적 슬픔속에서 간헐적 행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라는 문장을 이모와 어머니에게 대비시켜보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어머니는 지속적 슬픔과 간헐적 행복으로 사는 사람이 맞아보입니다.

이모는 반대로 지속적 행복과 간헐적 슬픔인 인생같아 보이네요.

그런데 역으로 보아도 말이 되는 것 같아요.

어머니는 지속적 행복과 간헐적 슬픔이고

이모는 지속적 슬픔과 간헐적 행복이라고 판단합니다.

오히려 두분 다 지속적 슬픔이라고 해도 될 것 같네요.

인생은 그런 것 같아요.

끊임없이 행복한 삶이 있나요?

슬픔만 이어지는 나날이 있을 수가 있나요?

안진진은 이모의 죽음앞에서 어머니와 이모의 삶을 비교해봅니다.

안진진의 가장 현실적인 선택을 합니다.

우리도 아마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

인생은 B(BIRTH)와 D(DEATH)사이의 C(CHOICE)이다 라는 말이 있죠.

매순간 순간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버스를 탈까 지하철을 탈까 등등

최선을 고민하지만 선택은 차선인 경우도 많겠죠.

그래서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자 모순의 지속인지도 모르겠어요.

도깨비 라는 드라마의 명대사가 생각이 납니다.

"너의 삶은 너의 선택만이 정답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보러 가다
가와우치 아리오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쩌다보니 전시를 보러 미술관과 박물관을 자주 다닙니다.

첫 시작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취미가 되었어요.

아직 작품을 보는 안목은 없지만 꾸준히 보다 보면 나아지지 않을까하고 있습니다.

미술 음악 관련 책도 많이 읽어보고 현장에도 가봅니다.

어쩌다 이 책을 읽게 되었네요.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본다니 선뜻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는데 본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요?

이 책은 저자가 전맹인 친구와 또 다른 여러 친구들과 함께 전시를 보러 다니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갖고 있는 편견을 이야기하는 내용입니다.

시라토리씨는 어렸을때는 어느정도까지는 빛을 느낄 수 있었지만 점점 완전히 모든 것을 볼 수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시라토리씨는 다른 이들이 작품을 보고 설명하고 대화나누는 것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합니다.

전맹인 사람에게 작품을 설명해준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생각을 해보았어요.

예를 들면 집을 이야기할 때 지붕은 세모이구요, 창문은 네모입니다 라고 할때 세모와 네모를 어떻게 설명할까 하면

직접 모양을 만져보게 하면 어느정도는 이해시킬 수 있겠죠.

그런데 노란색 빨간색은 도저히 알려줄 방법이 없어요.

노란색은 개나리 병아리 색이에요 라고도 못하겠죠. 왜나하면 전맹인은 개나리 병아리도 모르니까요.

기껏해봐야 노란색은 따뜻한 색이고 빨간색은 뜨거운 색이라는 등의 느낌을 전하는 방법 정도겠죠.

어쨌던 시라토리씨는 다른 이들이 작품을 두고 대화하는 것을 들으며 자신만의 감상을 합니다.

그러고보면 하나의 작품을 두고도 사람들마다 받아들이는게 다를 수 있으니 여러 감상이 있겠죠.

그런면이 재미있겠다 싶어요.

책을 읽다보니 한편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내가 전시를 본 건 제대로 본 것이 맞는 건지 의문이 들었어요.

작품을 보고 제목을 확인하고 도록이나 도슨트의 해설을 듣거나 작품설명을 읽는게 대부분이죠.

이 작품은 작가가 누구며 인상파니 낭만파니 어쩌니 하면서 작품을 지식의 측면에서 받아들인 건 아닌가 하네요.

작품을 보고 나만의 느낌을 머리속에 잘 갈무리하면 되는데 굳이 지식으로 이해했다는 생각을 이제서야 합니다.

책을 읽고나니 누군가에게 이야기해주기 위해 작품을 보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좋은 감상법이네요.

단순히 사실만이 아닌 느낌을 잘 전달할려면 좀더 자세하고 꼼꼼하게 들여다보아야겠어요.

너무 수박겉핥기 식으로 보고 지나왔던 건 아닌가 합니다.

돌이켜보면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면서 오늘 내가 무엇을 보고 나온거지?라는 의문이 들었던 날이 많았네요.

보기는 한것인가, 이제는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저에게 하는 것이 이 책을 읽은 가장 큰 소득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1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달전에 [암흑의 핵심]을 읽었습니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알려진 소설인데

아프리카가 콩고가 벨기에의 식민지였을때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를 읽게 되었냐면 저자인 '치누아 아체베'가

'암흑의 핵심'을 자신이 배에 타고 있던 백인이라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강가의

흑인이었더라 라고 평론한 글을 읽으면서 아~이 책을 꼭 읽어보아야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외국문학을 접하면 대부분 영미문학 또는 서양 백인 위주의 문학, 아시아로 오면 중국과 일본 문학이

대부분이라 이 외의 나라들의 문학도 접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찾기가 어렵더라구요.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아시아에서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문학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도서관에서도

찾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이래저래 해매다가 손에 걸려들었습니다.

아프리카 식민지 상황을 백인의 시선이 아닌 내부자 원주민의 체험으로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같은 식민지 상황을 겪은 우리나라와 비교해봐도 줄거리는 크게 특별나지 않습니다.

1장은 이보족이라는 동네에서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어떤 문화와 생활양식을 갖고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동체문화가 살아있다던지 남성우위의 문화, 농사를 짓기에 농번기와 농한기의 모습, 마을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때

모두가 모여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등이 보여지는데 한민족의 문화와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조상신에게 제사나 기원을 드린다던지 마을에서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 원로들이 모여 재판을 논의한다던지

결혼식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같이 일손을 도와준다던지 하는 것은 우리네 공동체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주인공이 오콩코는 어떤 본인의 실수로 인해 7년간 마을을 떠나야 하는 유배형을 처벌받습니다.

7년간의 유배생활이 2장에서 진행되는데 이 시기동안 백인들이 조금씩 지역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선교사가 먼저와서 교회를 짓고 전도를 하는데 주민들 사이에서 조금씩 이탈자가 생기기 시작하고

마을의 문화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7년의 유배를 마치고 마을로 돌아왔지만 마을도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백인들에게 저항해보고자 했으나 예전처럼 마을간의 전쟁으로 해결을 할 수는 없습니다.

백인들은 무력으로 진압하고 법과 재판이라는 제도를 이용하여 원주민들을 억압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주인공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책을 읽으면서 유럽제국주의가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삼을때 어떻게 했을지가 눈에 들어오고

우리가 일본에게 식민지가 되었을 때 일본이 어떻게 했는지 비교도 되고는 했습니다.

다행이 우리는 단일민족이라 아프리카 처럼 부족간의 갈등이 없어 일제의 갈라치기 지배방식이

그렇게 먹혀들지는 않았지만 아프리카는 그렇지 않았나봅니다.

외국문학을 읽으면서 항상 느끼는게 그 나라 역사와 문화의 배경지식이 있으면 훨씬 더 깊이있게 읽을 수 있겠다는

것이어서 이번에는 챗GPT를 이용해서 나이지리아의 역사와 문화를 좀 공부했는데 덧붙여보겠습니다.

1. 작가: 치누아 아체베 (Chinua Achebe)

나이지리아 출신, 현대 아프리카 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인물로

영문학 교육을 받은 후, 서구 중심의 문학에서 느낀 아프리카의 왜곡된 이미지에 반발했는데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는 그 저항의 시발점인 책입니다.

2. 시대적 배경

19세기 말~20세기 초, 영국의 나이지리아 식민지화 과정이 시대적 배경입니다.

유럽 선교사들과 관리들이 이그보족 사회의 전통을 붕괴시켜가는 시점이 배경으로

이건 단순히 종교 전파나 경제 침탈이 아니라, 존재 방식 자체를 침식한 것입니다.

이그보족(Igbo) 문화는 공동체 중심 문화로 개인보다 가족과 씨족의 명예가 더 중요하고 남성성과 명예를 중시여깁니다.

애니미즘과 토테미즘 계열 신앙이 섞여 있어 여러 신과 조상 영혼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전문화가 남아있어 격언, 속담, 우화 등 말 자체가 힘 있는 행위입니다.

식민지배국 : 영국

기간 : 대략 1800년대 중반 ~ 1960년 독립

지배 방식 : 직접 통치 + 간접 통치 (지역마다 다름)

결과 : 인종, 종교, 민족, 언어 갈등이 구조적으로 남음 (지금도 후폭풍)

1. 식민화 이전 : 나이지리아는 통일된 국가가 아니고 수십 개의 민족과 언어, 자기 방식의 정치·경제 체계를 가진 독립적인 공동체들

예를 들면

북부 : 하우사-풀라니 왕국, 이슬람 기반

서부 : 요루바족, 도시국가와 왕정

동부 : 이그보족, 탈중앙적, 씨족 중심의 수평적 사회

이 상태에서 영국(여기도 영국이 잘못)이 하나의 국가로 묶어버림으로 지금까지도 민족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습니다.

2. 19세기 : 노예무역 → 경제 식민지화

초반엔 노예무역 중심 (유럽 + 일부 아프리카 세력 공동 작업)

1807년 영국의 노예무역 금지 이후 팜유·코코아·석유 등 자원 수탈 구조로 전환

이때부터 기독교 선교사, 영국 상인, 행정관들이 본격적으로 침투

→ 이게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배경

3. 1884-85년 : 베를린 회의 → 아프리카 분할

유럽 열강이 아프리카를 자기들끼리 나눠먹는데 나이지리아는 영국 소속 확정

4. 1914년 : 나이지리아 식민지 공식 통합

북부 + 남부 + 라고스 보호령 → 하나의 식민지로 ‘합병’하는데

문화도, 종교도, 제도도 전혀 다른 지역을 한데 묶어버립니다.

‘분할통치(divide and rule)’ 전략 : 민족·종교 갈등을 이용해서 통치하기 쉽게 만드는 기술이죠.

5. 간접통치 (Indirect Rule) – 북부 vs 동부 차별 전략

북부는 기존 이슬람 체계를 이용해 간접통치

남부/동부(이그보족 지역)는 직접통치, 선교사 중심 교육

이그보족은 서구식 교육과 관료 시스템에 더 빨리 편입되고 근대화는 빨랐지만, 전통 붕괴도 더 빨랐음

소설의 주인공인 Okonkwo가 붕괴하는 배경이 이 지점입니다.

6. 독립운동과 1960년 독립

1940~50년대 : 교육받은 엘리트 중심으로 독립운동

1960년 : 나이지리아 독립

하지만 그 이후에도 민족 분열, 부정부패, 군사 쿠데타, 내전(비아프라 전쟁) 등 식민 통치의 유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완전히 다른 공동체를 억지로 묶고, 서구 문명을 강제로 이식하면서 "문명화"라는 이름의 파괴가 일어난 거죠.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에서 선교사들, 행정관, 법정 제도,

개인 vs 공동체의 갈등, 이 모든 게 그 식민 시스템의 ‘현장 기록’이라고 보면 됩니다.

소설 마지막 문장이 재판관이 자신의 책 제목을 '니제르강 하류 원시종족의 평정'이라고 한데서 보여집니다.

배경을 다시 짚어보면 이그보족은 나이지리아 동남부에 주로 거주합니다.

영국 식민지 시기부터 서구 교육과 행정 시스템에 가장 먼저 편입되면서

교육 수준 높고, 관료·상업계에 진출 많이 합니다.

이것이 다른 민족(특히 북부 하우사-풀라니족) 사이에서 “특권층”으로 보이면서 장차 나이지리아 독립 이후 민족적 긴장과 갈등의 불씨가 되죠.

1차 이그보족 학살 (1966년 북부 지역)

1966년 1월 : 일부 이그보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킴, 총리 포함 고위급 인사들을 암살합니다.

주로 북부 하우사족 지도자들이 타깃이었는데 쿠데타 이후 이그보족 전체의 음모라는 프레임이 생겨버립니다.

그해 7월, 하우사족 중심의 반쿠데타 발생해서 군 내부의 피바람이 불고 그리고 그해 9월부터 10월까지,

북부 지역에서 이그보족 민간인을 향한 무차별 학살이 벌어집니다.

수천 명~최대 3만 명까지 이그보족이 조직적으로 학살당하고 여성과 아이 포함, 길거리에서 맞아 죽고, 불태워지고, 강간당하는데

경찰이나 군인도 방관하거나 가담했다고 합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걸 ‘민중의 분노’라고 했지만, 실제론 민병대 수준의 계획된 보복이었고, 국가가 이를 막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극의 확장 – 비아프라 전쟁

학살을 계기로 이그보족 중심의 동남부 지역이 분리 독립을 선언하고 비아프라 공화국 (Biafra)을 세웁니다.

나이지리아 중앙 정부는 이걸 인정하지 않고 전쟁 개시하는데 이를 비아프라 전쟁 (Nigerian Civil War)(1967~1970)이라 합니다.

약 100만~200만 명 사망, 대부분 기아와 질병으로 죽고 이그보족 지역은 완전히 고립·봉쇄됩니다.

어린아이들이 배가 부풀어 오른 기아 사진은 지금도 전쟁의 상징처럼 남아있고

1970년 비아프라공화국은 항복을 하고 이그보족은 패배, 정치적으로 완전히 고립됩니다.

이그보족은 여전히 나이지리아 정치·사회에서 소외감과 불신을 느껴 “Biafra 재독립”을 주장하는 운동도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대 들어서도 정부와 이그보 분리주의자들 간의 폭력 충돌이 계속 진행중입니다.

나이지리아 석유 분쟁

기름 때문에 사람이 죽고, 자연이 파괴되고, 국가가 썩어버린 이야기

  •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지고 석유는 국가 수입의 90% 이상 차지하고 있습니다.

  • 대부분의 석유는 남부 ‘니제르 삼각주(Niger Delta)’ 지역에서 나와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이익은 못 보고, 피해만 당하고 있습니다.

갈등의 핵심 요약

  1. 석유는 나오는데, 지역 주민들은 계속 가난

  2. 기름 유출, 환경 파괴로 강·땅·공기가 죽어가고 있고

  3. 정부와 다국적 석유 회사들은 돈만 챙기고 무책임

  4. 그러다보니 분노한 지역 주민들이 무장 반군이 돼어버림


🧨 주요 사건들 정리

1. 환경 파괴 – 쉘(Shell)이 핵심 플레이어

  • 석유 시추로 인해 **기름 유출, 가스 플레어(가스 태우기)**가 수십 년째 진행됨

  • 물고기 다 죽고, 농사 망하고, 마실 물도 오염됨

  • 대표적인 지역: 오곤일랜드 (Ogoni land)

2. **케넬 소로-위와 (Ken Saro-Wiwa)**와 오고니 운동

  • 오고니족의 시인 겸 활동가

  • 1990년대 초: “석유는 죽음이다” 외치며 평화운동 전개

  • 나이지리아 군사정부가 1995년 거짓 반역죄로 교수형 집행

  • → 전 세계가 충격받았고, 쉘은 지금까지도 책임 회피 중

3. 무장 반군의 등장 – MEND

  • 2000년대 들어, 분노한 지역 주민들이 **무장 반군(MEND)**을 조직

  • 석유 시설 공격, 납치, 정부군과 충돌

  • → 목표: 지역 주민에게 정당한 몫을 돌려달라

4. 정부의 대응은?

  • 일부 반군에게는 돈 주고 회유(사면정책)

  • 하지만 뿌리 문제(빈곤, 환경, 부패)는 전혀 해결되지 않음

  • 지금도 MEND에서 갈라진 ISWA, 해적 조직, 도적단까지 난립 중

💣 문제는 지금도 ‘진행 중’

  • 국제 석유 기업들은 여전히 활동 중

  •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기름 범벅인 물로 빨래하고, 고기잡이 하고 있어

  • 나이지리아 정치권은 석유 수익으로 극단적으로 부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실 비밀이라는 책은 책보다 영화를 먼저 만났습니다.

오래전 히로스에 로코의 광팬이었을 때 영화 비밀을 보았었죠.

그리고 비밀은 제 인생영화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색계, 쇼생크탈출과 함께 저의 인생영화입니다.

어쨌던 그러던 어느날 비밀이 원작 소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것도 제가 좋아하는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라고 말이죠.

용의자 X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라니....어쩐지 내용이 너무 좋더란 말이죠.

하지만 굳이 책을 읽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을 영화로 만들었을 때 원작을 훼손하는 경우가 많아

소설을 읽은 경우 그 작품이 영화화 되었을 때 보지 않는데 이번 경우는 반대죠.

이미 충분히 스포일러가 되어 있는 상황이라 소설을 읽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한번 읽어보자 싶어 책도 구입하고 읽었습니다.

자~이제부터 소설 내용을 이야기 할텐데 전체 줄거리를 다 말할 예정이라 스포일러가 걱정인 사람들은 여기서부터 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엄마인 나오코와 딸 모나미는 제사를 핑계로 엄마의 고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제사는 핑계고 사실은 스키장에 가기 위함이었죠.

가는 도중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으로 버스가 벼랑으로 추락을 하면서 모녀는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한편 남편이자 아버지인 헤이스케는 아내와 딸이 없는 집에서 평범한 아침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준비해 준 음식으로 아침을 먹으며 습관처럼 TV를 켜 프로야구와 스모경기 결과를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TV에서는 속보가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그게 자신과 관련된 뉴스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죠. 순간 잔해속에서 찾아낸 부상자 명단이 확인되고 그 중에 자신의 아내와 딸의 이름이 나오면서 모든 평온은 순식간에 박살이 났습니다.

병원을 찾아간 헤이스케에게는 중환자실에 있는 모녀가 있고 의사는 위험하다는 의견을 이야기 합니다. 순간 아내의 의료기기가 위험을 표시할 때 아내가 헤이스케를 불러 딸 모나미를 불러달라 합니다. 헤이스케가 모나미의 베드를 끌고 와 아내에게 보여주며 둘의 손을 맞잡아 주었을 때 아내 나오코는 죽음을 맞이 합니다.

아내는 죽고 절망에 빠졌을 때 딸 모나미가 의식을 찾습니다. 하지만 딸은 자신이 나오코라고 하며 주위에 알려지지 않게 헤이스케와 본인만이 알고 있을 사실들을 알려주며 본인이 나오코임을 증명하게 됩니다.

즉 딸 모나미의 몸에 나오코의 영혼이 스며든 있을 수 없는 일이 생긴거죠.

여차저차 나오코의 장례는 치러졌고, 헤이스케와 모나미인 나오코는 어떻게 해야할지 의논을 합니다.

결국 집에서는 나오코로, 바깥에서는 모나미로 살아가기로 하죠.

나오코는 모나미의 몸속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로 합니다.

사립학교로 진학하고 의대를 가기로 결심하죠.

의대에서 뇌과학을 전공해서 본인이 왜 그런지 연구하기를 원하며 그걸 위해서 열심히 공부에 매진합니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하죠.

어쨌던 모나미의 신체를 갖고 학교생활을 하기에 청소년기에 당연히 발생하는 이성교제 문제가 생깁니다.

모나미를 좋아하는 남학생이 생기고 모나미인 나오코가 이 상황에서 조금 대처를 미적거리는 순간 일은 커져버리고 헤이스케와 나오코는 이 문제를 놓고 큰 갈등을 겪습니다.

모나미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고 나에게도 새로운 삶을 즐길 권리가 있다는 나오코의 입장과 나오코에게는 그런 권리가 없다는 헤이스케의 생각은 너무나 큰 거리가 있습니다.

둘이 크게 싸운 후 어색한 시간만이 흘러갔습니다.

이때 헤이스케에게 다른 일이 생깁니다. 물론 이 일은 이 이야기의 처음부터 중간 중간 계속 진행된 일이지만 간단하게 하자면 사고를 낸 운전기사 이야기입니다.

운전기사가 왜 그렇게 힘들게 졸음운전을 한건지를 헤이스케는 계속 궁금증을 가졌었고 사실을 알기 위한 행동을 해왔는데 이 시기에 모든 일을 알게 됩니다.

중략하고 여기서 제가 생각하는 이 소설의 핵심단어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한 쪽을 선택해준다 라는 말이 나옵니다.

헤이스케는 이 말을 곱씹으며 실행에 옮깁니다. 나오코에게 그동안 힘들게 해서 미안했다고 사과하면서 더 이상은 나오코라고 부르지 않고 모나미라고만 부릅니다.

모나미라고 부른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나오코로 살지 말고 모나미로 살아가라고, 당신에게는 당신의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걸 말해주는 거죠.

나오코는 밤새 슬픔에 잠겨 흐느낍니다만 헤이스케는 오랜 숙제를 해결한 마냥 편안한 잠을 잡니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깬 헤이스케에게 나타난 사람은 나오코가 아닌 모나미였습니다. 나오코의 영혼이 사라진거죠. 몇 년의 공백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나미에게 헤이스케는 차근차근 설명해주지만 모나미는 극복하지 못합니다. 다시 잠들고 깨어나니 이번에는 다시 나오코가 돌아와 있습니다. 이렇게 나오코와 모나미가 번갈아 나오며 차츰 둘 사이의 간극은 좁혀집니다.

하지만 점점 나오코로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언젠가는 나오코가 사라지고 모나미만이 남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나오코가 완전히 사라지고 몇 년 후 모나미의 결혼식이 있는 날.

결혼식이 치러지기 몇시간 전 헤이스케는 나오코가 사라진 것이 아니고 나오코가 모나미와 나오코 둘을 연기하며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결혼식은 진행되고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자~이제 생각을 해봐야겠네요.

처음 모나미의 몸에 나오코의 영혼이 들었음을 알았을 때 헤이스케과 나오코는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후 나오코에게 모나미로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걸 이야기하며 그렇게 살아가도록 했는데 처음부터 그렇게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물론 딸의 몸에 아내가 들어간다는 상황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 그동안의 모든 지식과 경험이 무용지물이 되어 어떻게 판단할 수 없는 동안 시간은 흘러버리고 둘 사이에 갈등은 생기고 끝내는 처음부터 했어야 할 결심을 이제야 하게 되는 상황이 쉽지는 않았겠죠.

그리고 궁금한 점 한가지.

나오코는 모나미로서의 결혼반지를 처음 헤이스케과 맞추었던 그 가게에 가서 만들면서 헤이스케에게는 비밀로 할 것을 부탁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언젠가는 헤이스케가 알게 되리라 염두에 둔 행동은 아니었을까요?

책의 제목이 비밀인 이유를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코인 것을 헤이스케에게 비밀이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책을 읽으시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이 소설이 왜 추리소설인지는 당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두고 온 100가지 유실물 - 아날로그 시대의 일상과 낭만
패멀라 폴 지음, 이다혜 옮김 / 생각의힘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94년에 PC통신이라는 걸 처음으로 접했다.

초반에는 모뎀을 통한 전화선으로, 이후에는 랜카드를 이용해서 새로운 신세계에 들어섰다.

1997년에는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만나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경험하지 못했던 환상의 세계였다.

아직 교수님들이 PC통신과 인터넷이라는 세계를 잘 모를때 이 새로운 환경을 이용해서 리포트를 손쉽게 만들어서 제출을 하고는 했다.

그때는 전국의 대학생들이 작성한 리포트를 올려두는 보물창고가 있었고 아이디만 있으면 누구나 접속해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었다.

검색어 몇개로 여러 리포트를 내려받아서 짜집기를 통해서 한두시간이면 리포트 하나가 뚝딱이었다.

이전 같으면 도서관에서 여러권의 책과 자료를 뒤적거려서 손으로(한글 1.5, 2.0시대였다)작성하느라 며칠을 보내던 시기였다.

90년대 말에는 국내 여러 대학의 도서관에도 아이디도 없이 접속가능해서 석박사 논문을 다운받을 수 있었으니 양질의

자료를 구하기가 쉬웠던 시절이었다.

97년인가 그쯤에 처음으로 핸드폰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러 스마트폰 서비스가 된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세상이 된 이후 우리가 잃어버린 것과 잊어버린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돌아보는 책이다.

저자가 뉴욕타임즈 기자라서 미국 상품과 서비스 명칭이 많이 나오지만 맥락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어 읽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목차를 들여다보면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이 지루함이다.

사람들은 조금만(조금이라 함은 1분이내의 시간을 말한다) 짬이 생기면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본다.

예전에는 병원이나 은행 또는 식당에서 기다릴 때 동행인과 대화를 하거나 혼자라면 신문이나 잡지를 뒤적거리거나 혹은

멍하니 직원 또는 다른 고객들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지금은 다들 고개를 푹 숙이고 네모난 사각 상자에 눈을 고정하고 있다. 심지어 지금 보고 있는게 정말 중요한 내용인지는

크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그냥 말 그대로 시간을 죽이고 있다.

비슷한 결로 인내심도 사라졌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사람들은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있다.

이건 잃어버린 것인가, 잊어버린 것인가, 참지못하는 것인가?

두번째 chapter은 마침표다.

이 장을 읽고 나서 단톡방을 보니 마침표를 찍지않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너무나 많다.

장년을 구분하는 방법이····,^^,~으로 문장을 마무리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라고 하니 내 지인들은 전부다 중 장년이다.

나는 마침표를 꼭 찍는다.

카톡이라는 것이 생기고 문자메세지를 자주 보내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문장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나쁜 습관(?현상)이 생겼다.

습니다 라던가 ~요로 끝맺음을 하면 되는데 그게 너무 어색해진거였다.

블로그를 오래하면서 글을 자주 쓰는데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의도적으로 문장을 마무리하려고 노력한게 마침표를 꼭 찍게

되었다고 본다.

여러 사람 특히 어린 사람들 중에는 마침표가 딱딱하고 사무적으로 느낀다고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는 이들도 있다고 하니

바뀌는 세상에 적응해야 하는건지 고집을 지켜나가야 하는건지 고민되기는 한다.

100가지 중에서 이제 두가지를 말했을 뿐인데 하고 싶은 이야기는 너무 많은데 글쓰기가 너무 귀찮아졌다.

이것도 스마트폰을 오랫동안 사용했던 폐해중 한가지가 아닐까 한다.

긴 글을 읽지 못하고 쓰지 못하는 현상, 나 스스로도 이렇게 느끼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뭐가 문제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사회의 변화라서 적응을 해나가야 하는 것인지 걱정한다.

길잃기, 고독, 손편지, 부재중전화, 종이신문, 집중력, 글씨체, 설명서, 사진앨범 등 실물이 존재하는 것이든 추상적인 것이든

이제 우리 주위에서 보기 어려운 것들이다.

번역가의 말처럼 아날로그 시대가 좋았다거나 지금의 시대가 문제가 있다던가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가끔은 저 손바닥만한 세상에서 눈을 들어 진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거다.

블로그와 유튜브로 여행을 하고 구글맵으로 도시 골목을 돌아댕기는 것도 좋지만 현실 세계에서 그 시간 그 때 그 현장에서

느끼는 공기와 냄새, 사람들의 어깨 부딪힘이 더 좋을 때도 있다.

오래전에 읽었던 문구로 마무리를 할려고 보니 씨엔블루에서 같은 제목의 신곡을 발표했구나

'그리운 건 그대인가 그때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