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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답게 산다는 것
안대회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2월
평점 :
[푸른역사]출판사의 책을 여러권 가지고 있는데
그 중 몇권은 사실 좀 기대에 못 미치는 것들이 있다
'도'라던지 아님 '풍수'라던지 그런 것에 좀 지나치게 쏠려있는 듯한 내용의 책들이 있어서 좀 실망이었는데
이번 "안대회"교수님의 책은 정말 기대에 부응하는 책이었다.
조선시대 많은 선비들 중에서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선비들 말고
그 외의 선비들의 고민과 생각 그리고 글과 생활에 대한 책이다
인생과 내면, 취미와 열정, 글과 영혼, 공부와 서책
네 부분으로 나뉘어 여러 선비들의 행적을 써주고 있다.
특히 4부의 공부와 서책은 지금까지의 나의 독서습관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부분이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줄을 친다거나 또는 메모를 한다거나 하지 않았다
그냥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쭈~욱 읽어내려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 후 머리속에 기억으로 남는 것은 내가 건지는 것이고
머리속 지우개가 지워버린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게 나의 독서습관이다
어찌보면 지나치게 '두뇌의 뛰어남 또는 암기력'을 믿는게 아닌가 할때도 있다.
그것은 책을 읽는 자세에서 비롯된 습관일 수도 있다.
침대에서 등에 베개를 넣고 비스듬히 누워서 책을 읽다보니 메모를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게 하는 자세로 책을 읽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옛 선인들의 독서와 공부습관을 보면서
이제는 따로이 메모도 하고 책을 꼼꼼히 그리고 몇번씩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것이 책을 쓴 저자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겠지만
내가 책을 읽고난 후 그 책에 대한 예의를 가지는 것이기도 할 것이니까...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소개된 독서방법 몇가지만 옮기고 마무리를 해보자
[글을 송독(외우면서 읽고) 사유(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글을 송독하면 나의 지식을 풍부히 쌓게 만들고, 그 의미를 사유하면 내가 습득한 지식을 견고하게 만든다.
송독하되 사유하지 않으면 잃어버리게 되고, 사유하되 송독하지 않으면 지식이 고갈된다]
[글을 배우는 세상 사람은 여러차례 글을 읽지 않으면 외울 수없고,
능숙하게 외우지 않으면 그 맛을 터득할 수 없으며
깊이있게 생각하지 않으면 깨우칠 수 없고, 널리 보지 않으면 취할만한 소재가 없다]
[기사(記事) 자기에게 필요한 중요한 사건의 대강을 기록해둔다
찬언(纂言) 내 마음에 드는 글이 있으면 한 구절이든 두 구절이든 따로 기록해둔다
음의(音義) 알기 어려운 어휘를 분류해 써놓는다
문필(文筆) 외워두면 좋을 문장을 따로 기록해둔다
범례(凡例) 옛 작가사 쓴 독특한 문투를 사례별로 기록해둔다
제서관섭인용(諸書關涉引用) 많은 작품들의 상관관계를 따져보고 그 본문을 적어둔다
취칙(取則) 인생과 사회생활에 쓸모 있을 옛사람의 행위가운데 본받고 싶은 것을 따로 기록해둔다
시재(詩材) 시를 쓸 때 이용할 일화나 말을 분류하여 기록해 둔다.
지론(持論) 선배의 주장과 논리에 불만스러운 것이 있으면 자신의 견해를 첨가해 둔다
궐문(闕文) 내가 모르는 어휘나 옛일들을 모두 따로 기록해 둔다 ]
[입신하는 것은 힘써 배우는 것을 앞세우고, 배우는 것은 책을 읽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다
이제 효경과 논어, 맹자 등 육경을 가져다 글자의 수를 헤아려 보았다.
효경은 1903자, 논어는 1만1750자, 맹자는 3만 685자, 주역은 2만 4107자, 서전은 2만 5700자,
시전은 3만 9234자, 예기는 9만 9010자, 주례는 4만 5806자, 춘추좌전은 19만 6845자였다.
날마다 300자씩 외운다면 4년 반이면 다 마칠 수 있다. 조금 우둔한 사람이라서 반으로 줄여 외운다 해도 9년이면 다 외울 수 있다.
나머지 책을 그 유형에 따라 놀이면 된다. 비록 분량이 방대한 책이라도 그저 날마다 쌓아나가는 노력만 한다면 하지 못할 것이
무에 있겠는가? 속담에 실을 모아 실타래가 되고, 한 치 한 치 더해 몇자의 피륙을 이룬하고 했다. 한 치 한 자 완성하기를
그치지 않으면 결국에는 한 길 한 필 옷감을 이룬다고 했다.
이 말이 작은 것을 말했지만 큰 것을 비유하고 있으니 너희들은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본래 기억하고 암송하는 기송을 중요하게 여기지는 않지만, 초학자로서는 기송을 버리면 더욱이 기델대가 없다.
그러모르 매일 배운 것을 먼저 정확하게 암송하되 음독에 착오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뒤에 비로소 서산(책의 산)을 세우고, 한 번 읽고 나서는 한 번 암송한다.
그 다음에 한 번 보고, 보고 난 다음에는 다시 읽어 모두 3,40번 되풀이하고나서 그만둔다.
한권이나 반권을 다 배웠을 때는 전에 배운 것 까지 포함해서 먼저 읽고,
그 다음에는 암송하고 보되, 각각 서너너덧 번 되풀이하고 그친다.
글을 읽을 때는 소리높여 읽어서는 안된다. 소리가 높으면 기운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눈을 건성으로 돌려서도 안된다. 눈을 돌리면 마음이 달아나기 때문이다.
몸을 흔들어서도 안된다. 정신이 흩어지기 때문이다.
글을 암송할 때 틀려서는 안되고, 중복해서도 안된다.
너무 빨라서도 안되는데 너무 빠르면 조급하고 사나워서 맛이 짧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느려서도 안되는데 너무 느리면 늘어지고 방탕해져서 생각이 들뜨기 때문이다.
책을 볼 때는 문장을 마음속으로 암송하면서 뜻을 곰곰히 생각하여 찾되, 주석을 참조하고 마음을 가라앉혀 궁구한다
한갓 책에 눈을 붙이기만 하고 마음을 두지 않으면 아무 이득이 없다.
위에 말한 세 조목은 나누어 말하면 다르게 보이나,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하여 체득하기를 요구한 점에서는 같다.
모름지기 몸을 거두어 단정히 앉고, 눈을 책을 똑바로 보며, 귀는 거두어 들이고, 수족은 함부로 놀리지 말며
정신을 모아 책에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을 따라 쉼없이 해나가면 뜻과 맛이 말로 새로워져 저절로무궁한 묘미가 생기게 된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실전에 필요한 14가지 독서법'으로 끝을 낼까합니다.
1 책을 사는데 돈을 아끼지 말라
2 같은 테마의 책을 여러권 찾아 읽어라
3 책을 선택할 때 실패할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4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은 무리해서 읽지 말라
5 읽다가 중단하기로 결심한 책이라도 일단 마지막 쪽까지 한 장 한장 넘겨보라, 의의의 발견을 할지도 모른다
6 속독법을 몸에 익혀라
7 책을 읽는 도중에 메모하지 말라
8 남의 의견이나 북가이드 같은 것에 현혹되지 말라
9 주석을 빠뜨리지 말고 읽어라
10 내용이 의심스러운 것은 끊임없이 의심하라
11 번역서는 오역이나 나쁜 번역이 생각이상으로 많다
12 대학에서 얻은 지식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여하튼 젊을 때 많이 읽어라
13 새로운 정보는 꼼꼼히 체크하라
쓰고 보니 14개가 안되네요. 왜 그렇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