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종가의 색목인들 셜록, 조선을 추리하다 1
표창원.손선영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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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종가의 색목인들(셜록, 조선을 추리하다 1)

한동안 너무 딱딱하거나 따분한 책들만 읽었더니 머리가 과부하를 호소해서

잠시 순환시키려 고른 책입니다.

게다가 작가가 표창원이라니(물론 추리작가 손선영씨와 협업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프로파일러(최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일 유명한 것은 맞죠),

게다가 지금은 현직 국회의원.

이 스펙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선택받고도 남을만한 책이겠죠.

생각해보니 국민학교(그래요, 나 국민학교 졸업한 남자에요)4학년쯤인가 [기암성]이라는

추리소설에서 루팡을 만난 후 추리소설은 한동안 나의 전부였었네요.

루팡에서 시작해서 홈즈로 건너가고 애드가 알랜 포우와 애거서 크리스티를 섭렵하면서

중독에서 헤어나왔던 것 같아요.

요근래는 일본 추리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라 하죠. 요즘 히가시노 게이고가 너무 다작을 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해보고는 합니다.

책 이야기를 해볼게요.

등장인물

이와선 : 사상의학으로 유명한 이제마의 딸로 등장합니다. 본인도 서자였던 이제마는 딸이

재능은 뛰어나나 조선이라는 시대에서 딸이 능력을 펼 수 없음을 안타까워 하여 외국으로 유학을 보냅니다. 이와선은 미국에서 간호사가 되어 중국을 거쳐 조선으로 돌아옵니다.

와선이라는 이름으로 보았을 때 작가들은 아마도 홈즈의 친구이자 의사인 왓슨박사를 염두에 두고 만든 캐릭터라고 생각됩니다.

알렌 : 조선 후기 갑신정변 때 다쳤던 민영익을 치료해서 명성황후의 신임을 얻었던 그 알랜 맞습니다. 책에서는 제중원의 책임자이자 공사로 나오는데 어디 공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셜록 홈즈 : 한자이름 설록 흠주(洩錄 欽注) 영국의 런던 베이커가 221B에 살고 있던 그 유명한 탐정 셜록 홈즈입니다. 실제 코넌 도일의 작품을 보면 1891년[마지막 사건]과 1894년[빈집의 모험]사이에 3년의 공백이 있습니다. 보통은 모리어티 사건 때문에 몸을 숨겼다고 하는데 한국의 두 작가들이 그 공백을 가져왔습니다.

보통 이런 류의 작품을 패스티시라고 합니다. 패스티시란 기존의 작품을 차용하거나 모방하는 기법을 말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홈즈 패스티시와 패러디 리스트가 2천편이 넘는다고 합니다.

내직로 : 한성부 부윤이라는 관직을 가진 관리. 한양에서의 살인사건 해결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관리. 원작에서 보자면 런던 경시청 경감 정도로 보면 무방할 듯 합니다.

마롱휘 : 청나라 상해의 어둠을 장악한 남자. 와선을 짝사랑하며 살인자를 쫓아 상해에서 조선까지 찾아옵니다.

이 정도 등장인물 만으로도 책은 충분히 몰입을 강요하네요.

상해에서 조선으로 오는 배에서 한 남자가 위독합니다. 그는 아편과 대마초에 중독이 되어 생명이 경각에 달려있죠. 이 남자를 와선이 살려냅니다. 외국인이다 보니 알렌이 담당하게 되고 그 즈음에 조선에서는 서양인 여성들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환자인 남자가 셜록 홈즈임을 알게 된 알렌은 홈즈에게 사건을 부탁하고 그래서 홈즈와 와선은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이후의 줄거리는 스포이니 과감하게 생략하겠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추리소설이다 보니 꽤 몰입하여 읽었습니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읽었다는 상투적인 표현을 써 봅니다.

그리고 책의 내용상 마무리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천지연이라는 등장인물이 중간부터 언급되지 아니 하였고, 주홍이라는 인물 또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살인자의 죽음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묘하게 여지를 남겨놓았습니다.

시체는 발견되었으나 부패하여 본인인지 확인되지 않는다 라는 내용이 있지요.

부제가 셜록, 조선을 추리하다1 이니 그리고 책의 말미에 홈즈가 3년동안 조선에서 14건의 사건을 해결했다라는 내용이 나오니 아마 시리즈는 계속 되리라 생각이 됩니다만 작가 중 한명인 표창원씨가 현직 국회의원이다보니 언제쯤 후속편이 나올지는 사실 기약못한다는 편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빨리 나왔으면 좋겠네요. 저의 COLLECTION 또 하나 추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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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의 운동화
김숨 지음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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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93학번이다.

93년은 전대협으로 대표되던 학생운동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할 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다니던 과는 학생운동이 한창이었다.

입학을 하고 보니 92학번과 91학번, 그리고 복학한 89들이 넘쳐나는 시기였다.

2학기가 되니 88, 87, 86학번들이 과를 채웠다.

과방이나 술자리는 항상 시국에 대한 토론의 자리였다.

그러다보니 87년은 한참이나 먼(내가 중2인가 그랬을꺼다) 년도이지만 맨날 듣는 이야기이다보니 멀지도 않은 시절이 되었고, 이한열이라는 이름은 박종철과 함께 가까운 이름이다.

그러니 이 이야기는 나에게 낯선 이야기가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경험한 것 같은 이야기이다.

이한열의 운동화 복원 이야기

처음에 가졌던 의문은 왜 이한열이 아니고 L이였을까였다.

굳이 익명으로 숨겨야 할 인물이 아니거니와 오히려 이한열이라고 해야 관심을 더 받고 마케팅의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 궁금증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야 해소가 되었다.

이 책은 87 6월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87 6월 민주항쟁에 대한 내용을 책에서 한번도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고, 오히려 언급하는 것을 꺼려했다.

87 6월의 역사적 의의라던가 현재적 의미 등등을 이야기한다는 자체가 식상하거니와 또 언급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라면 나 역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그렇다고 저자가 완전히 버려둔 건 아니다.

오히려 저자는 87 6월을 너무나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뜬금없이 86학번 사내의 메일이 등장한다.

너의 운동화였고 나의 운동화인 우리 모두의 운동화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라는 86학번 사내의 질문은 운동화로 상징되는 87년의 시대정신을 묻고 있는 거다.

그때는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3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라고 묻고 있다.

지난 시절을 잊지말아라고, 운동화를 복원하듯이 시대정신을 복원하자라고 말하고 있다.

기다리고 지켜보는 시간이 길지만 그래도 기억해내고 되살려내려는 마음을 버리지 말아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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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전쟁 - 우리말 우리글 5천년 쟁투사
김흥식 지음 / 서해문집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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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황산벌”을 보면 고구려, 신라, 백제가 모여 회담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각자 자기 나라 사투리로 말을 하는 장면을 코믹하게 그려놓았는데 그걸 보면서 진짜 궁금증이 생겼었다.

진짜 저 시대에 신라와 백제는 서로 말이 통했을까? 지금의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인데 약간 심한 사투리를 제외하면 아무런 어려움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한데 저 시대에는 어떠했을까 하는 궁금증이다. 거기다 말은 그렇다고 치고 문자는 어떠했을까 하는 궁금증.

그 궁금증이 이 책 “한글전쟁”을 읽게 만들었다.

어짜피 삼국시대에 우리의 문자는 없었으니 당연히 문자는 한자가 대신을 했을테지만 말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고유의 신라어, 고구려어, 백제어가 있었다.

오늘날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신라어로는 지역명칭이 많은데 완산주, 삽양주, 사벌주 등이 그렇다.

백제나 고구려의 말은 매우 낯설다.

금물노군, 이진매현, 파부리현, 사열이현, 갑화양곡현등이 그렇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한자어가 도입이 되면서 우리 언어생활에 많은 부분을 한자어가 차지하고 있다.

나당전쟁 이후 우리민족의 언어생활에도 약간의 변화가 생긴다. 고유의 문자나 표기방법을 사용하고자 한 것인데 이두나 향찰등이 그렇다.

국사책에서 배웠던 임신서기석은 서기문식 표기법이다.

한자에는 없지만 우리말에는 있는 조사를 표현하기 위해 생긴 것이 향찰이다.

은 는 이 가 을 를 에 등이다.

향찰의 연구는 신라 향가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대단히 이해하기가 어려워 학자들마다 약간씩의 견해를 달리한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 민족은 한자를 대신할 고유의 문자나 표기방식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였는데 그 최대의 결과물이 바로 한글 즉 훈민정음이다.

한글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창제자가 누구인지 확실한 문자이다.

하지만 우리가 배웠던 대로 창제당시 반대가 심했다.

흔히 사대주의자라고 알려진 최만리의 상소가 바로 대표적이라 하겠다.

한글을 창제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정말 어리석은 백성들이 제 뜻을 알리고자 함에 있어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함이었을까? 저자는 그 물음에 약간의 의문을 표한다.

첫 번째는 극단적인 혼란을 겪고 있는 한자발음을 명확히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즉 한자를 발음하기 위한 발음기호로써의 문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두 번째는 한자음을 기록한 책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기 위해 한글을 창제했다는 것이다.

어쨌던 한글은 여러 부침을 겪으며 지금까지 우리민족의 문자로 남아있다.

연산군때 없으질 뻔 하다가 살아남은 점은 그렇다고 치고

한글의 가장 큰 논란이자 위기는 아마도 한자병용일 것이다.

지금도 한자병용이나 한글전용이냐, 학교에서 한자수업을 하는 것이 옳으냐 아니냐로 논란과 토론이 진행중이지만 실상 더 큰 위기가 왔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바로 영어의 침략이다.

지금 우리말에서 영어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으며 사교육의 많은 부분도 영어에 치중되어 있고 영어를 모르고서는 출세를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TV에서 영어학원이나 토익시험과 관련한 광고는 이미 많이 나오고 있고 방송에서의 영어는 이제 그 도를 넘어서고 있다.

영어를 못하면 뒤처지는 사람으로 비쳐지고 있으며 영어를 섞어 쓰면 뭔가 있어보이는 가보다.

예를 들어보자.

요리법 또는 조리법이라는 우리말(이것도 한자어이지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레시피라는 단어를 쓴다. 레시피라고 하면 왠지 더 있어보이는가보다.

요리사 주방장이라고 해도 되는데 굳이 셰프라고 하고 고급스러워보이면 럭셔리라고 한다.

럭셔리라고 하면 사치스럽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있는데 이제는 오히려 고급스럽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게 된 것이다.

바리스타, 로펌, 클리닉, 라운지, 마트, 케어, 힐링, 멘탈등도 마찬가지다.

상품의 제품명은 대부분 영어이고 전자제품을 샀을 때 사용설명서를 보면 죄다 영어라서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어린이들이 자주 본다는 만화를 보면 더욱 심각하다.

고릴라 래빗 석대의 버스터 로봇들이 컴바인 오퍼레이션. 필살기 트랜션 플래시로 적을 무찌른다. 도대체 무슨 말이냐.

자동차를 보자, 신규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 일체형 듀얼 머플러, 하이그로시 변속기 노브 우드 그레인 스티어링 휠, 스웨이드 내장.....

도대체 뭐하자는 것이냐.

한때는 영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유행일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예 대놓고 당당하게 영어를 그대로 쓰고 있다.

저자는 한글을 지켜내기 위하여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첫째는 조어력의 확보다.

computer 그렇다 컴퓨터다. 그런데 컴퓨터를 우리말로 바꿀 수 있을까

컴퓨터라고 한글로 쓰면 이건 그냥 영어를 읽기 위한 발음기호 그 이상 아무것도 아니다.

또 하나는 번역의 활성화이다.

번역을 할 때 우리말로 잘 번역하는 것이 한글을 풍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책에서 나온 예를 들어보겠다.

She looked at them with a wishful smile

“여자는 아쉬운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로 해석이 되는데 이것을 “여자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아쉽게 웃었다”라고 한다는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아무 차이도 없는 것 같지만 어순 그대로 해석하느냐, 우리어법에 맞게 쓰느냐의 차이다. 당연히 의사소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 사투리를 살려보자는 의견도 제시한다.

우선 사투리와 방언의 차이를 보자

사투리 : 어느 한 지방에서만 쓰는 표준어가 아닌 말

방언 : 한 언어에서 사용지역 또는 사회계층에 따라 분화된 말을 체계

그렇다면 표준말은 무엇인가. 그냥 현대 서울사투리라고 보면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풍부한 어휘를 살려서 많이 써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보통을 훨씬 넘는 정도”라는 의미의 부사로 “너무”라는 단어가 있다.

그런데 너무를 대신할 수 있는 우리말을 찾아보자.

무척, 매우, 아주, 대단히, 굉장히, 훨씬, 엄청, 참으로, 정말로, 상당히, 꽤 등이 있다.

당신도 놀랬는가? 나도 놀랬다.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다양하게 표현할 수가 있구나.

그래서 작가들이 국어사전을 옆에 끼고 찾아보면서 다양한 어휘를 구사할려고 하는구나.

우리말의 대단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고등학교 때 국어선생님께서 말씀하신게 기억이 난다.

글을 쓸때 같은 어휘를 반복해서 사용하지 말라고, 의미는 같은 단어를 사용해야 좋은 글이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사전을 끼고 동어의나 반대어를 자주 보라고 하셨는데 이제야 그 말이 이해가 된다.

자 이제 또다른 천년이 시작된지 벌써 15년째다.

한글을 창제에서부터 그랬지만 끊임없이 다른 언어문자와의 전쟁을 치러왔고 지금도 치열하게 치르고 있다.

우리의 자랑스런 민족유산 한글.

지켜고 보전,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나와 당신, 우리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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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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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지인으로부터 위화라는 중국작가가 글을 꽤 재미나게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와중에 하정우씨가 허삼관매혈기라는 영화를 만들고 주연을 했다는데 그 허삼관매혈기가 위화의 작품이라는 거다.

사실 허삼관매혈기는 몇 년전에 이야기를 들었고 베스트셀러였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딱히 읽고 싶지는 않았었다.

무슨 내용인지는 몰랐는데 왠지 제목에서 “혈의 누”의 냄새가 나서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고는 기억에서 멀어져갔다.

그러다 위화라는 이름과 함께 허삼관매혈기가 나에게로 왔고, 이야기는 생각보다는 훨씬 더 재미있었다.

중국의 생활문화와 문화혁명에 대한 이해가 있었으면 조금 더 깊이있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허삼관이라는 그냥 그런저런 딱히 뭐 내세울 것 없는 남자가 있다.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났고 피를 팔면 꽤 큰돈을 만질 수 있다는 이야기에 피를 판 돈으로 그 여자와 결혼을 한다.

살다가 큰 돈이 필요하게 되면 가끔 피를 팔아가며 그럭저럭 살아간다.

그냥저냥 아들 셋 낳고 살아가다 큰 아들이 자신의 아들이 아닌 것을 알게 된다.

장남의 친부가 누구인지도 알지만 친부는 자신의 아들임을 거부하고 자신이 키우게 된다.

문화혁명의 와중에 큰 아들이 큰 병에 걸리게 되고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피를 팔아가며 병원을 찾아간다.

헌혈을 해보신 분들은 알고 있겠지만 한번 헌혈을 하면 2달인가 꽤 오랜 기간동안 헌혈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허삼관은 며칠사이에 수차례 병원을 옮겨가며 피를 팔고 자신의 아들이 아닌 아들의 치료를 도운다.

먼 시간이 지난 후 허삼관은 옛 생각에 사로잡혀 피를 팔아보고자 하나 이미 늙어버린 자신의 피는 더 이상 필요없다는 말에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나 자신의 아내가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중국의 문화가 한 동네에서 친자를 놓고 왈가왈부하고 서로 알고도 모른체 살아가는가보다.

아마 우리나라였으면 둘 중 한 가정은 마을을 떠났어야 할 것이다.

허삼관매혈기를 읽으며 떠올린 작가의 작품이 있다.

김정현 작가의 “아버지”와 “고향사진관”이다.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던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일생을 바친 우리 시대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족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오히려 외면받으면서도 아버지로써 가장으로써의 역할에 충실했던 우리네 아버지.

보지는 않았지만 영화 “국제시장”도 그런 내용이 아니었을까.

우리네 아버지들은 다 그러셨나보다. 우리네만 아니라 전 세계 아버지들은 다 그러신가보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하실수 있는 분이시다.

무뚝뚝하고 정을 표현하시지도 못하시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분.

내가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일요일 하루종일 소파를 침대삼아 누워 잘 때 였다.

아~아버지가 이래서 일요일 나하고 놀아주지 않고 하루종일 주무셨구나.

이러지 않으시면 다음주 일주일이 무지 힘들구나.

그 이후부터 아버지의 삶에 대해 조금씩 돌아보고 이해를 하였다.

나는 아직 아버지가 아니다.

될지 안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이해는 하고 있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허삼관매혈기”.

곁다리지만 역시나 영화는 글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허삼관매혈기 영화를 보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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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9급 관원들 - 하찮으나 존엄한 너머의 역사책 6
김인호 지음 / 너머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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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에나 미천한 직업이 존재했다.

하물며 차별이 법으로 존재했던 조선시대에는 더욱이 심했을 터이다.

이 책은 가장 밑바닥의 직업과 인물에 대한 책이다.

제목은 조선의 9급관원들이지만 실제로는 하층민에 대한 책이다.

통사, 소유, 구사, 마의, 산원, 중금, 숙수, 의녀, 금루관, 착호갑사, 간첩, 목자

염간, 조졸, 비구니, 광대, 점쟁이, 유수와 걸인, 오작인과 망나니, 거골장

몇몇은 들어봤던 명칭이고 대부분은 나의 기억에 전혀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했던 일을 보면 아~하게 된다.

역사의 기록에서 그다지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

역사가 왕이나 영웅들의 이야기에 많은 치중을 하다보니 이런 사람들의 기록에는 소홀하다.

하지만 이런 기록을 찾아보면 그 시대의 생활상을 알 수 있으니 오히려 재미가 있다.

하나씩 찾아보자.

 

통사가 통역사인 것은 명칭으로 보아 알만하다.

지금은 최고의 전문직으로 대접받고 있지만 조선초기까지는 그러지 않았나보다.

물론 조선후기에는 역관이라는 명칭으로 그리고 대외무역으로 부를 쌓았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조선초기에는 기피직업이었다.

그나마 중국(명, 청)의 통사는 대접을 받았지만 여진, 왜의 통사는 통사중에서도 피하고자 하는 분야였으니 이유는 알만하다.

소유와 구사는 좀 비슷하지만 다르기도 하다.

소유는 관청의 말단으로 하는 일은 서류정리부터 각종 허드렛일까지, 하인이라 보면 되겠다.

구사는 나라에서 관리에게 내려주는 하인으로 직급마다 인원이 달랐다한다.

흔히 사극에서 보는 “영상대감 나가신다, 길 비켜라”하는 인물이 구사다.

구사는 그 주인이 잘못을 하면 대신 처벌받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양반관리를 처벌할 수는 없으니 그 하인을 처벌하는 것인데 이게 양반에게도 치욕으로 여겨졌으니 체면을 중시하는 조선사회에서는 나름 중죄이기도 하다.

마의는 조승우가 나왔던 드라마에서도 소개되었지만 어쨌던 하층직업이다.

산원은 관청에서 숫자계산하는 직업. 그 능력이 지금으로 쳐도 왠만한 고등학교 수학 이상의 능력을 보유한 사람이 많았다 한다.

중금은 사극에서 나오는 “국왕전하 납시오”하고 외치는 이를 말한다.

16세이하의 소년을 뽑아썼다고 하는데 그 이후에는 근위병이 되거나 했다고 한다.

숙수와 의녀는 드라마 대장금에서 보았을 것이고

금루관은 시간을 통보하는 일이다.

자격루나 해시계등을 지켜보며 매 때마다 곳곳에 알려주는 일인데 시간을 어기면 큰 벌을 받았다 한다.

지금처럼 시계가 흔한 시대가 아니니 꽤 중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염간은 소금을 만다는 사람이다. 지금처럼 바닷물을 끌여들여 증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바닷물을 끓여만드는 저염방식(이게 우리의 전통 소금만다는 방식이다)으로 노동의 강도가 엄청세어 각종 노역을 면제받았다고 한다.

조졸은 조운선을 운반하는 뱃사공이다. 나라가 세금으로 걷어들인 쌀을 운반하는 조운선이니 꽤 대접을 받았을 것 같지만 하는 일과는 상관없이 가장 하층민이다.

오작인은 지금으로 치면 시체검시관이다.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관리가 검시를 하러 나가겠지만 양반체면에 시체를 직접 만지지는 못했을테니 대신 해주는 전문직이 필요했을 것이다.

거골장은 백정이다. 뼈를 바르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농업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소가 무척이나 중요했을테네 거골장의 신세도 무척이나 어려웠을 것이다.

다양한 직업이 존재하고 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라고 말들하지만 은연중에 귀천을 구별하고 있다.

얼마전 모임에서 한분이 자기가 알고 있는 초등학생이 나중에 커서 맥도날드에서 감자나 튀길것이라고 했다는 이야기에 그 아이가 참 한심하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가 그런 소리를 한다면 화를 낼 것이다.

그런데 나는 다른 생각을 한다.

감자를 튀기면 왜 안돼냐? 그 아이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다.

너 참 소중한 일을 하려고 하는구나.

그렇다. 누군가는 감자를 튀겨야 하고 길거리를 청소하고, 똥을 치워야 한다.

3D업종에 종사하면 뭔가 공부를 못했거나 하는 눈으로 쳐다본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나 이미 본인의 머릿속에는 이런 선입관과 편견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 아이에게 너는 참 의미 있는 일을 하려고 하는구나 한마디가 그 아이에게 또다른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주었을 수도 있다.

이 책의 부제가 ‘하찮으나 존엄한’이다.

하찮으나 존엄한 일을 하는 사람들.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이후에도 있을 것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거두자. 똑같은 사람들이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대신해주는 아주 고마운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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