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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종가의 색목인들 ㅣ 셜록, 조선을 추리하다 1
표창원.손선영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6년 7월
평점 :
운종가의 색목인들(셜록, 조선을 추리하다 1)
한동안 너무 딱딱하거나 따분한 책들만 읽었더니 머리가 과부하를 호소해서
잠시 순환시키려 고른 책입니다.
게다가 작가가 표창원이라니(물론 추리작가 손선영씨와 협업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프로파일러(최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일 유명한 것은 맞죠),
게다가 지금은 현직 국회의원.
이 스펙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선택받고도 남을만한 책이겠죠.
생각해보니 국민학교(그래요, 나 국민학교 졸업한 남자에요)4학년쯤인가 [기암성]이라는
추리소설에서 루팡을 만난 후 추리소설은 한동안 나의 전부였었네요.
루팡에서 시작해서 홈즈로 건너가고 애드가 알랜 포우와 애거서 크리스티를 섭렵하면서
중독에서 헤어나왔던 것 같아요.
요근래는 일본 추리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라 하죠. 요즘 히가시노 게이고가 너무 다작을 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해보고는 합니다.
책 이야기를 해볼게요.
등장인물
이와선 : 사상의학으로 유명한 이제마의 딸로 등장합니다. 본인도 서자였던 이제마는 딸이
재능은 뛰어나나 조선이라는 시대에서 딸이 능력을 펼 수 없음을 안타까워 하여 외국으로 유학을 보냅니다. 이와선은 미국에서 간호사가 되어 중국을 거쳐 조선으로 돌아옵니다.
와선이라는 이름으로 보았을 때 작가들은 아마도 홈즈의 친구이자 의사인 왓슨박사를 염두에 두고 만든 캐릭터라고 생각됩니다.
알렌 : 조선 후기 갑신정변 때 다쳤던 민영익을 치료해서 명성황후의 신임을 얻었던 그 알랜 맞습니다. 책에서는 제중원의 책임자이자 공사로 나오는데 어디 공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셜록 홈즈 : 한자이름 설록 흠주(洩錄 欽注) 영국의 런던 베이커가 221B에 살고 있던 그 유명한 탐정 셜록 홈즈입니다. 실제 코넌 도일의 작품을 보면 1891년[마지막 사건]과 1894년[빈집의 모험]사이에 3년의 공백이 있습니다. 보통은 모리어티 사건 때문에 몸을 숨겼다고 하는데 한국의 두 작가들이 그 공백을 가져왔습니다.
보통 이런 류의 작품을 패스티시라고 합니다. 패스티시란 기존의 작품을 차용하거나 모방하는 기법을 말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홈즈 패스티시와 패러디 리스트가 2천편이 넘는다고 합니다.
내직로 : 한성부 부윤이라는 관직을 가진 관리. 한양에서의 살인사건 해결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관리. 원작에서 보자면 런던 경시청 경감 정도로 보면 무방할 듯 합니다.
마롱휘 : 청나라 상해의 어둠을 장악한 남자. 와선을 짝사랑하며 살인자를 쫓아 상해에서 조선까지 찾아옵니다.
이 정도 등장인물 만으로도 책은 충분히 몰입을 강요하네요.
상해에서 조선으로 오는 배에서 한 남자가 위독합니다. 그는 아편과 대마초에 중독이 되어 생명이 경각에 달려있죠. 이 남자를 와선이 살려냅니다. 외국인이다 보니 알렌이 담당하게 되고 그 즈음에 조선에서는 서양인 여성들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환자인 남자가 셜록 홈즈임을 알게 된 알렌은 홈즈에게 사건을 부탁하고 그래서 홈즈와 와선은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이후의 줄거리는 스포이니 과감하게 생략하겠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추리소설이다 보니 꽤 몰입하여 읽었습니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읽었다는 상투적인 표현을 써 봅니다.
그리고 책의 내용상 마무리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천지연이라는 등장인물이 중간부터 언급되지 아니 하였고, 주홍이라는 인물 또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살인자의 죽음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묘하게 여지를 남겨놓았습니다.
시체는 발견되었으나 부패하여 본인인지 확인되지 않는다 라는 내용이 있지요.
부제가 셜록, 조선을 추리하다1 이니 그리고 책의 말미에 홈즈가 3년동안 조선에서 14건의 사건을 해결했다라는 내용이 나오니 아마 시리즈는 계속 되리라 생각이 됩니다만 작가 중 한명인 표창원씨가 현직 국회의원이다보니 언제쯤 후속편이 나올지는 사실 기약못한다는 편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빨리 나왔으면 좋겠네요. 저의 COLLECTION 또 하나 추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