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 역시 난 단편 체질은 아닌가보다. 나의 에쿠니 가오리 1순위는 역시나 <반짝반짝 빛나는>이고, <호텔 선인장>도 좋았지만... 그 나머지는 글쎄...  <낙하하는 저녁>은 내 취향이 아니었고, <냉정과 열정사이>는 이상하게 안 읽혀서 읽다 말다 읽다 말다 팽개쳐둔 얼마 안되는 책 중 하나이고... <울 준비가 되어있다>는 감정이 잡힐만 하면 끝나버리는(^^;) 그런 뭔가 허전한 느낌이랄까...

아다시피 <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단편집인데, 개중 마음을 울렸던 것은 - 그래서 나중에도 이 책의 제목을 잊지는 않게 만들어줄만한 것은 - <전진, 또는 전진이라고 여겨지는 것>. 잊지않기 위해 적어본다.

반년 전에 매력적인 남자를 만났다. 남자는 야요이의 동료로, 한 살 아래였다. 둘이서 몇 번 식사를 같이 했고, 술을 마셨다. 그뿐이었다. 만나면 즐거웠다. 어린 시절 얘기, 사귀었던 남자와 여자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해서는 안 되는 윟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에게 부정을 저지르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이제, 이렇게 둘이 만나는 거 그만두자."

"뜻밖이네요. 물론 상관은 없어요. 선배한테 흑심 같은 거 품고 있지 않으니까."

그때를 생각하면 야요이는 지금도 불쾌한 슬픔에 젖는다. 남자가 그런 말을 해서가 아니라, 그런 말을 들은 자신에게 화가 나서이다.

하지만 실은, 벌써 오래 전부터 삐걱거렸던 것이다. 늘 뻔한 말다툼과 그 후의 화해.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지금 야요이는, 슬픈 것은 말다툼이 아니라 화해라는 것을 안다.

괜찮아, 이겨낼 수 있겠지 뭐.

등받이에 머리를 기대고 천장을 바라보면서 생각한다. 지금까지도 그래 왔잖아. 전진, 또는 전진이라 여기고.

 

내가 읽은 한차현의 첫 책이다. 허벅지 고기 만두라... 실상 제목이 내용과 그닥 잘 어울린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제목은 꼭 허접한 연애소설같다 -.-;), 책 자체는 만족. 짬뽕스럽다거나 쌩뚱맞은 잡종 스토리라고도 부를 수 있겠지만, 독특하다. 이 책은 읽은 누군가와 얘기를 좀 해보고 싶다. 그리고 빨리 영광전당포와 여름씨를 읽어봐야겠다.

 

ㅋㅋㅋ 어이없게도 눈과마음 소설을 주말에 읽었다! 그것도 450쪽대의 대빵 두꺼운 놈으로. 이유는 주말에 어찌어찌 하다가;;; 토요일에 내 조카보러(새언니가 아이를 낳았다. 만세~) 병원들렀다가 어버이날이라고 시댁에 갔다. 그리고선 오빠가 아주버님집에서 퍼져버리는 바람에... 가져간 <왼쪽 손목이 시릴 때>를 읽고나니 할 일이 없었다. 컴터가 고장나서 인터넷도 안되고, TV에도 재밌는 거 하나 안하더라. 어쩌겠어... 옛날 내가 왕창 얻어다준(울 형님은 로맨스소설 매니아다) 눈과마음 소설이라도 읽을 밖에. 읽은 소감? 뭘바래~

그 외...

달과 샌달: 요시나가 후미의 책. 예스엔 있던데 알라딘엔 없군... 역시나 계속 뻗어버린 오빠 때문에, 일요일 오후 늦게 아주버님네 식구들과 실로암에 갔다가 본 책.

레지던트 이블: 이것도! 역시 실로암에서 본 영화. 중간부터 끝까지 반 정도 봤는데 재미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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