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에 따르면 변종 게이바의 영업행태는 여느 호빠와 다르지 않았다. 선수들이 룸에 들어오면 손님들이 파트너를 선택해 밤새 술을 마시면서 스킨십을 하고, 때로는 2차를 나가는 것. 여성이 고객인 호빠와 달리 변종 게이바는 손님이 남성이라는게 차이날 뿐이다. 특히 변종 게이바는 남성 동성애자들에게 만남의 자리를 제공하는 일반적인 게이바와도 행태가 다르다.
김 씨는 "손님들은 낮에는 일반인들과 똑같이 행동하다가 게이바에 와서는 성적 취향이 완전히 돌변하는 동성애적인 남성들"이라고 말했다.
접대부로 테이블에 들어가는 이 씨에 따르면 손님들의 모습은 순간 순간 변한다. 다리를 쫙 벌리고 터프한 남자들처럼 앉아 있던 손님들은 파트너를 정하는 초이스의 순간, 다리를 꼬고 비스듬히 앉아서는 양손을 가슴에 X자로 겹쳐 새침한 태도로 변한다. 파트너가 정해져 동석하면 일행끼리는 '이년' '저년"언니'란 호칭을 사용하기도 하고, 선수의 손에 깍지를 끼고 강한 애정을 표시하기도 한다.
몇 차례 술잔이 돌고 나면 서로 스킨십의 강도가 높아지고, 선수들이 노래를 부르기 위해 무대에 나가면 곧바로 다가와 허리를 껴안고 목덜미를 애무하는 등 낯 뜨거운 장면이 연출된다. 선수들은 손님들이 좋아하는 T팬티를 입고, 페르몬 향수를 바른다.
술값은 고급 룸살롱이나 호스트바의 3분의 1수준. 임페리얼 한 병에 45만 원인데 과일 돈가스 마른안주가 딸려 나온다. 선수 1인당 팁도 5만 원이다.
"2차도 있느냐"는 질문에 김 씨는 "손님이 선수에게 필(Feel)이 꽂히면 무조건 나간다"면서 "2차는 팁이 적은 대신 대부분 특급호텔"이라고 말했다. 이 씨에 따르면 2차에서 가벼운 스킨십을 해주면 팁은 10만 원이다. 하지만 깊은 관계를 맺으면 팁의 액수가 달라진다. '진한 2차'의 평균 팁은 100만 원이고, 손님의 만족도에 따라서는 200만 원이 되기도 한다. 선수들이 남성의 역할을 하는데, 동성애적인 취향을 가진 남성들은 섹스 파트너를 쉽게 구하지 못해 깊은 관계의 팁이 상대적으로 비쌀 수 밖에 없다는 것.
손님들의 부류에 대해 김 씨는 "의사 변호사 자영업자 등 남부럽지 않은 직업을 가진 엘리트층이고, 아내와 자녀가 있는 기혼자가 많다"면서 "처음에는 자신도 놀랐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성적 취향이 완전히 다른데 괜찮느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역겹기도 하고 소름이 끼쳤다. 하지만 직업이라고 생각하니 참을 만하고 가끔씩은 마땅한 섹스파트너를 찾지 못해 힘들어 하는 손님들이 불쌍해 보인다"고 말했다.
▲ 변종 게이바의 선수들 / 접대부는 '호빠' 퇴역들
변종 게이바의 남자 접대부는 호빠(호스트바)에서 아가씨들을 상대했던 35살이 넘은 퇴역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호빠에서 선수의 생명은 대략 30세가 넘으면 끝난다.
흥청망청하던 씀씀이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은퇴한 후에도 유흥업소 주변을 맴돌다 마담들에게 스카웃되는 것. 변종 게이바의 마담 역시 호빠의 선수 출신들이다.
이들 '퇴계'에게 변종 게이바는 구세주 같은 일자리다. 특히 아가씨들과 달리 남성 동성애자들은 배가 좀 나오고 풍채가 있는 선수들을 좋아한다. 꽃미남 스타일보다는 오히려 평범한 남성이 동성애자들의 성적 취향에 맞는다는 것.
호빠 선수출신 A 씨(38)는 "아줌마들을 상대로 한 아빠방이라는 말을 듣고 왔다가 고객이 남자란 말을 듣고 무척 놀랐다"면서 "하지만 이 나이에 일할 데가 어디에 있겠느냐"고 말했다. 일부 업소는 벼룩시장 등에 '웨이터 구함, 나이 35~45세'라는 광고를 내 접대부를 모집하기도 한다.
선수들은 '밑바닥 인생'을 탈출하기 위해 돈많고 만만한 남성 동성애자가 파트너가 되면 치열한 작업을 전개한다. 파트너를 잘 만난 선수들은 월세 100만 원짜리 원룸의 1년 거주권을 얻기도 하고, 수시로 현금 지원을 받는다. A 씨는 "동료 중 한 명은 손님으로부터 5000만 원을 받았다"면서 "이 손님이 다른 남성을 만나는 것을 질투해 지금은 쉬고 있다"고 전했다.
[일간스포츠]